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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이번 대선은 개혁보수 차례"…“선의로 포장된 정부, 결국은 실패한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제주도 서울사무소에서 주간한국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창간 인터뷰 원희룡 제주도 지사
“이번 대선은 ‘개혁보수’의 차례”…“‘선의’로 포장된 정부 정책, 결국은 실패한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15일 대권 도전에 대해 “이번엔 개혁 보수의 차례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날 원 지사는 제주도청 서울본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시절에 시장보수, 안보보수를 자임했던 세력은 수권했지만 좋은 결과를 못 낳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총선 전과 비교해 더 안정적이고 단단한 느낌”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에이스 투수와 중심 타자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원 지사는 정치 입문 전부터 ‘공부 천재’로 명성을 떨쳤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그는 대입학력고사 수석, 사법시험 수석 등으로 ‘제주의 자랑’이라 불렸다.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던 중 1999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권유로 정치권에 발을 들이게 됐다. 서울 양천 갑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내리 3선을 했으며 한나라당 최고위원, 한나라당 사무총장,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37대에 이어 38대 제주지사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득표율 51.72%를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평가한다면.
“당의 의석수는 줄었지만 지지율은 꽤 올라갔다. 김종인 위원장 한 사람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말하는 건 좀 과하지만 김 위원장의 노력을 폄하할 필요는 없다. 당을 보면 기본기가 많이 안정돼 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수비가 탄탄해져서 어이없는 에러가 상당히 줄었고 공격 측면에서도 본헤드 플레이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야구 감독이라 치면 실제 승리를 이끌어내는 것은 투수와 타자다. 문제는 아직 에이스 투수와 중심 타자는 잘 안 보인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작전과 기술적 코칭이 있어도 그걸 구현하는 건 투수와 타자의 몫이다. 결론적으로 나를 포함해 이른바 대선주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고 본다.”

-4·15 총선에서 보수는 참패했다. 보수는 무엇을 보수해야 하나.
“보수는 시대에 맞게, 담대하게 혁신해야 한다. 시대적 과제가 절대적 빈곤 탈출일 때는 경제 성장이 중심 가치다. 사회적으로 독재나 권위주의가 문제일 때는 민주주의가 중심 과제다. 지금은 빈부격차가 크고 기회는 불공정하며 미래는 불안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공정한 경쟁, 약자 보호, 미래를 향한 혁신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보수는 현실에 맞는 대안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행할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진정으로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이른바 ‘합리적인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

또한 보수 세력간 협력과 견제가 필요하다. 참여정부 말부터 이명박 정부 초반까지 한나라당은 시장보수로 불리는 이명박, 안보보수로 불리는 박근혜, 나를 포함한 소장개혁파가 조화롭게 보수를 이끌었다. 2012년 박근혜 비대위 시절에도 소장개혁파와 친박이 힘을 합쳤다. 과거사를 성찰했고 자본주의의 혁신을 이야기했다. 복지 강화도 거론됐다.”

-현재 국민의힘은 변화에 개방적인가.
“지금 국민의힘은 획기적인 변화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당명도 바꾸고 새로운 정책도 내세웠다. 문제는 진정성 있는 실천이다. 국민들에게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보수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야당이 약하고 힘이 없으니까 힘을 보태달라’, ‘저들(집권세력)을 막기 위해서 힘을 합치자’라는 주장은 지양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잘 된 경우는 거의 없다.”

-시대에 맞는 대통령은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보는가.
“현실에 조응하고 변화를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 같은 특징은 ‘개혁 보수’ 세력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개혁 보수는 공동체, 질서, 개인의 자유와 안정을 중시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하지만 일부 보수 세력은 변화를 거부한다. 엄밀히 말해 이들은 보수가 아니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도 문화나 학술, 표현의 자유 등에는 폐쇄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번 2022년 대선은 개혁 보수의 차례가 아닌가 한다.”

-여권 대선 후보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들 중에도 두 사람을 지지하는 분들이 꽤 많다.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누가 더 무서운지 따져본다면 친문 강성 지지층 눈총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누를 수 있는 사람, 현 정부의 적폐에 대해 전면적 성찰과 반성을 할 수 있는 사람, 끝으로 새로운 비전을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라면 경쟁자로서 무서울 것 같다.”

-차기 대선 후보로서 자신만의 강점을 꼽는다면.
“지금 후보로 올라와 있는 10여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항목별 점수를 매길 수 있을 것이다. 총점으로 1등할 자신이 있다. 항목으로는 의회주의 등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리더십, 경제 식견, 정치적 역량, 도덕성, 위기 관리 능력, 글로벌 네트워크와 국제 감각, 사회 통합 등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갈라치기, 딱지 붙이기, 복수하기 등과 체질적으로 거리가 먼 사람이다. 다음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 중 하나는 ‘통합’일 것이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제주도 서울사무소에서 주간한국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한 이유는?
“반드시 안철수여야 한다고 주장한 게 아니다. 안 대표도 우리 당과 마찬가지로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나. 국민들을 위해 심지어 현 정부를 위해서라도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나. 그러면 힘을 합쳐야 한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합당을 고려하나?) 많은 분들, 많은 세력이 우리 당에 들어와서 힘도 합치고 경쟁하면 좋겠다. 그런데 그건 우리의 책임이다. 우리 당이 잘하고 국민들의 지지가 높으면 많은 분들이 모일 것이다.”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맞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
“그렇다. 윤 총장에 대한 폄훼가 아니다. 윤 총장은 올곧은 검찰, 권력에 굴하지 않는 모습으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나는 정치인이자 행정가다. 경제, 행정, 국제적 네트워크, 미래 비전 등에 대해 경험을 쌓았고 시행착오도 겪었고 또 준비를 하고 있다. 그게 자신 있다는 것이다.”

-현 정권의 가장 큰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국정을 수행하는 사람은 결국 결과로 평가받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정부는 수많은 문제점들에 대한 지적에 ‘선의’였다고 답한다. 예컨대 내가 반대했던 소득주도성장, 그게 악의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도를 내세우기 시작하면 토론, 수정도 불가능하다. 장관들에게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열심히 한다”, “방향은 맞다”고 대답해 버린다. 검찰 문제도 그렇다. 집권세력은 ‘우리는 개혁적이니까 장악해도 된다. 인사 거칠게 해도 된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조국 전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논란을 보면 ‘선의’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더 어려운 계층에게 두텁게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재원 한계가 있으니 결국 액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차선점을 찾아야 한다. 지금 실업급여를 통해서 평소에 받던 급여의 60%를 4개월~9개월 동안 받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직자는 실업급여 수령기간이 끝나면 그 돈마저 끊어지지 않나. 실업급여 받을 수 있는 기간을 한달이라도 늘려주는 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다. 회사에서 더 이상 매출이 없기 때문에 해고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용을 유지하고 있지 않나. 한시적 고용유지 지원금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시적 고용유지 지원금은 12월이면 다 끝난다. 뿐만 아니라 매출이 전혀 없는 자영업자, 노래방, 피씨방은 모두 문을 닫는 상황이다. 그들에게 n분의 1씩 10만원을 준다고 무슨 도움이 되겠나.

우리는 일터와 경제 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정된 재원을 최적으로 배분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맞춤형 최대한의 지원을 의미하는 거지, 돈을 적게 주려고 선별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자영업자에겐 영업에 해당하는 지원금을, 직장인에겐 직장 유지금을, 당장 한 두달 먹고 살 생계비마저 없는 사람들에게는 최저 생계비에 해당하는 지원금을 줘야 한다. 한정된 재정을 이들에게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을 n분의 1로 계산해 나눠주는 것은 소득, 일자리, 생활 데이터 등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공론이다. 상황에 맞게 최선으로 지원해야 지원금이 효과적으로 쓰일 것이다.”

-정부는 업종별, 연령별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제주도 건강보험 자료에서 데이터를 도출해내는 데 일주일도 안 걸렸다. 행정이 해야 할 일을 시간이 걸린다는 핑계로 재원을 공중에 뿌리겠다는 것은 비겁하다.”

-전 국민 독감 무료예방접종을 제안했다. 이유는?
“가을철 일교차가 커지면 독감이 유행한다. 문제는 의료 현장에 독감 환자와 코로나19환자가 뒤섞이게 되면 의료 현장의 혼선을 넘어 방역망까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의료 방역 체계를 보호하고 코로나19 재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는 독감 예방접종을 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하자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미 지난 8일부터 단계적으로 전 도민 대상 예방 접종을 조기에 완료할 계획이다.”

-민선 7기 제주도정의 후반기를 맞았다. 향후 역점 추진 정책과 사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나갈 것이다. 조만간 공개할 ‘제주안심코드’도 코로나19 시대를 넘어 이후까지 내다보는 방역정책의 일환이다. 제주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제주형 뉴딜 계획’을 설계 중이며 한국판 뉴딜과 연계해 확장해 나갈 것이다. 제주형 뉴딜 계획은 제주 전통 산업과 미래 성장동력간의 조화를 추구한다. 또한 미래 전략 산업들을 발굴·육성해 산업구조의 체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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