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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의혹·공무원 피살사건…국정감사, 증인채택 무산

  •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
국정감사 시작은 했지만
추미애 의혹·공무원 피살사건…증인채택 무산


지난해 국정감사가 ‘조국 국감’이었다면 올해는 ‘추미애 국감’이 될 전망이다. 이번 국감은 추미애로 시작해 추미애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국감이 시작된 7일부터 여야는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추 장관 의혹은 국방위, 보건복지위, 법제사법위 등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서해상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도 국감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해수부 공무원의 형 이모씨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책 대결보다 기싸움만 하는 국감이 되지 않겠냐”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달리 초선의원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 초선이 전체 의원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참신한 이슈로 국감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작년엔 조국, 올해는 추미애
국방부에는 대형이슈가 몰려있다. 추 장관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과 아들 서 모 씨 등 10명을 증인으로 요청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거부했다. 단 한 명의 증인도 없이 국감이 시작되자 야당은 크게 반발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7일 국감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장관의 도덕성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증인을 아무도 채택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행정부 통제라는 국회의 본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겠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협조가 없으면 국감 증인 채택은 요원하다. 21대 국회의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독식한 상황에서 야당의 단독 진행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감 증인 출석 요구는 위원회 의결을 필요로 하는데 여대야소 정국에서 국민의힘은 무력한 상황이다. 이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당이 요구한 증인 전원이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아 채택되지 못했다"며 "다수의 힘이 야당의 감사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증인 채택에 반대하는 민주당은 추 장관 아들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근거로 내세운다. 무혐의로 결론 난 사건에 증인을 부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사는 아직 진행중이다. 당직사병이 추 장관 측을 고소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모씨의 '군 휴가연장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직사병 현모씨는 추 장관 측을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현모씨 측은 "현씨가 거짓말을 했다고 한 추 장관과 서모 씨 측 변호사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경찰청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北 피살사건 진실공방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북한은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워 온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선 피살된 공무원의 형 이모씨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농해수위 차원에서 실종된 공무원의 친형을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으나 합의되지 않아 유감”이라며 “친형은 앞서 외통위 국감 증인으로 나서겠다고 자청했으나 민주당은 국방위나 농해수위에서의 증언이 더 적절하다며 거부했다. 지금이라도 농해수위 국감 증인으로 모셔 유가족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도 “어제(6일) 형님 이씨가 국방부 장관을 만나려 했는데 거절당했다”며 “현 정부 사람들이 만나주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외통위에 이야기하겠다는 것인데, 국회까지 문을 닫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해경의) 조사 결과가 마무리된 후에 의견을 청취하더라도 무리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정황상 월북했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력 월북을 하려면 가까운 연평도에서 하면 되는데 38km 헤엄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반박했다.

구태의연한 정권심판론
증인 채택이란 사소한 문제로 정책 대결이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6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상대는 정쟁을 해도 우리는 정책으로, 상대가 공세를 취해도 우리는 민생으로 대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번 국감은 국난극복, 민생, 미래전환, 평화를 4대 중점으로 정했다"며 "21대 국회의 첫 국감이 허위와 폭로로 얼룩진 막장, 정쟁 국감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이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내세운 반면 국민의힘은 ‘정권심판론’을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는 "내일부터 20일간은 야당의 시간"이라며 "상임위 간사들이 중심이 돼서 국정 난맥상과 정부 실정을 국민에게 적나라하게 알려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의원은 “지난 4·15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으로 패배했는데 또다시 정권심판론으로 승부를 보려는 태도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추미애 의혹은 거론된지 한참 됐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식상하게 비춰질 것”이라며 “국민들이 야당을 평가절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반면 ‘국감 데뷔’를 앞두고 있는 초선의원에 대한 기대는 크다. 21대 국회의 초선의원은 155명으로 전체 의원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강 교수는 “선수가 높은 의원들이 정쟁에 나설 때 초선의원들이 상임위에서 다루지 않은 새로운 이슈, 생산적인 논제를 거론한다면 국민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라며 “새로운 국감 스타가 탄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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