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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국민의힘 지지율 왜 안 올라가나

`추미애’ `옵티머스’ 불구 야당 지지율 들쑥날쑥
강경.온건 보수로 분열…`코로나’시국도 영향
기본소득·공정경제만으로는 보수층 결집 한계
인물경쟁력은 바닥…`천막당사’같은 용단 필요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정치권이 지지율로 비상이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들이 정당을 평가하는 성적표이기도 하고 정치적 영향력이다.

여당은 지지율이 낮은 경우 정국 주도권을 가져가기 어렵다.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호응을 받으며 개혁 동력을 살려가고 정부와 협력해서 민생을 살펴 나가야 하는데 지지율이 낮으면 마음대로 되지 못한다.

정권을 잡지 못한 야당에게 지지율은 생명줄이다. 유권자인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선거 승리도 가능하고 정권 창출도 가능한 일이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50%가 넘는 수준이었다. 선거 승리 효과로 지지율이 껑충 뛰었다. 선거 전부터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면서 선거 결과는 예상 가능했다.

2년 전 지방선거 때도 지지율이 선거 결과에 결정적이었다. 남북 관계가 급진전 되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70%가 넘는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지방선거일은 극적으로 미국과 북한이 싱가포르에서 만난 바로 다음날 이었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분에 여당의 지방선거 압승이 현실이 되었다. 그러나 임기 4년 차인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총선 직후와 판이하게 다르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분석해 보았다.

총선 직후 60%대까지 치솟았던 문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는 40%대 중반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긍정 평가이지만 올라간 부정 평가는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50%대의 대통령 부정 평가는 국정 수행과 관련해 극단적으로 의견이 나누어지고 사회적 갈등이 깊다는 의미다[그림1].

지지층이 견고하게 임기 말까지 유지되면 다행이지만 임기 5년차에 지지층이 이탈하고 부정적 평가가 더 올라간다면 그만큼 국정 운영이 어려워진다.

여당의 지지율도 비상이다. 총선 승리로 180석에 가까운 많은 의석을 얻었지만 지지율은 조금씩 내림세다. 국민의힘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이지만 의석수에 어울리는 수치로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방역에 초점이 모아졌던 지난 8월 24~28일 조사에서 40.4%로 올라갔지만 10월 5~8일 조사에서 상승분을 반납하고 35.6%로 하락했다[그림2].
아주 최근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추석 연휴 직전에 검찰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자녀 의혹에 대해 무혐의와 불기소 발표를 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의혹은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국정 감사에서 야당은 계속 추 장관 의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국정 감사에서 여당은 야당이 제기하고 국민들의 궁금해 하는 논란에 대해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 공무원의 북한 피격 사망 사고에 대한 경위 파악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정부는 북한에 공동조사를 제안했지만 묵묵부답이다.

특히 여권 인사들과 연루설이 나오는 있는 라임과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는 여당에 부담이 되고 있다. 관련 인사들이 줄줄이 거명되고 있고 검찰은 수사 인력을 더 보강해 철저한 수사를 천명하고 나섰다. 아직은 의혹에 불과하지만 사실로 판명되면 여당과 대통령에게 치명적이다. 아주 최근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더 내려갔다.

  •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옵티머스 펀드 사기와 관련해 수백억원 투자를 결정했다가 징계를 받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간부가 억대 연봉이 지급되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며 인사기록을 공개하고 있다.연합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12~14일 실시한 조사(전국1506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5%P 응답률4.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거나 약간이라도 더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더불어민주당 31.3%, 국민의힘 30.2%로 나타났다. 여당은 각종 악재로 지지율이 내려갔고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얻어 조금 올라갔다. 지지율은 추세를 보는 것이므로 특정한 기간만 놓고 확정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10월은 여당에게 잔인한 달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가장 궁금한 질문은 국민의힘 지지율은 왜 추세적으로 상승하지 못하는 것일까. 대통령과 여당에 많은 악재가 일어나고 있다면 보수 야당은 지지율을 올릴 절호의 기회다. 그렇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속적인 상승은커녕 오르락내리락하는 현상을 연거푸 보이고 있다. 무슨 이유일까.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첫 번째 이유는 ‘이념’ 때문이다.

정당의 지지율을 구성하는 세 가지 변수는 이념, 정책, 인물이다. 보수 정당의 이념 결집은 우선 보수층 결집이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후 보수 기반은 붕괴되거나 분열되었다. 민주당 지지층은 ‘촛불민심’으로 견고하게 뭉쳤고 적폐청산을 전면에 내걸었다.

선거나 정치적인 승리를 위해서 보수나 진보 모두 기본적으로 자기 지지층 결집이 필요하다. 그런 이후에 중도층까지 끌어가면 영향력과 경쟁력은 더욱 커지게 된다. 2017년 대통령 선거, 2018년 지방선거 그리고 지난 총선까지 중도층은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었다. 중도층 견인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지지층 결집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보수층은 강성 보수, 온건 보수 등 정치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분열되어 있다. 총선을 앞두고 바른정당 세력과 자유한국당 세력이 통합했지만 여전히 ‘샤이 보수(정치적으로는 보수 성향이지만 보수 정당을 지지한다고 여론조사에서 밝히지 않는 계층)’는 존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념적으로 보수층이 응집하지 못하는 더 큰 배경은 코로나 국면이기 때문이다. 기독교 단체나 보수 단체에서 강하게 반정부(반문) 목소리를 내고 싶지만 장외 집회는 방역상 거의 차단되거나 통제되고 있다. 오히려 보수 단체의 집단 행동은 방역 수칙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인식되는 모양새다.

코로나 국면에서 국민 여론은 보수냐 진보냐보다 방역 안전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즉 종교 단체나 보수 조직이 정부 비판이나 여당 비난을 시도하더라도 보수 결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하여 지난 8일~10일 실시한 조사에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들의 집회, 종교 활동, 여행 등의 자제를 권고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불편하더라도 공공의 안전을 위해 정부의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85%로 압도적이었다. ‘공공의 안전을 이유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응답은 고작 14%였다.

전체 응답보다 더 주목하게 되는 계층은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이다. 보수층에서 ‘정부의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은 10명 중 7명이 넘었다. 이념만으로 결집되기 힘든 시기임을 의미한다. 게다가 국민의힘 지지층조차 ‘개인의 자유’보다 ‘정부의 방침’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그림3].

진보나 보수보다 우위에 있는 코로나 방역 국면에서 보수층 결집 자체가 힘든 지경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중도 외연을 강조했고 ‘5.18 사과’ 등 호남 공들이기를 했지만 지지층이 결집하지 못하는 이유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김종인의 ‘경제민주화’가 효과를 볼 수 있었던 배경은 보수층은 일찌감치 결집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2016년 총선에서 ‘김종인 매직’이 통했던 근본 이유은 진보층이 뭉쳐 있었던 상황에서 찾게 된다. 당시에도 많은 중도층은 국민의당을 선택했으므로 완전한 승리하고 말하긴 어렵지만 말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추세적으로 올라가지 않는 원인은 뭉치지 못하는 현재 국면의 ‘이념’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두 번째 이유는 ‘정책’에서 찾게 된다. 아무리 정책으로 국민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기가 힘들더라도 결국 정치 조직의 결정판인 정당은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2010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는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중반에 실시된 선거였다. 대통령 임기 중반에 실시되는 선거는 정권 심판 성격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정치적 기반이 강했다. 2008년 실시되었던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과반 승리를 했었기 때문이다.

보수 이념으로 보나 현직 대통령이 존재하는 인물 환경까지 감안한다면 여당이 패배할 치명적인 이유는 없었다. 여기에 박근혜라는 차기 유력한 대통령 후보까지 당내에 있었으므로 크게 불리할 것 없는 선거였다.

그러나 선거는 ‘무상급식’이라는 야당 공약의 독무대였다. 현직 서울시장이었던 오세훈 후보와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한명숙 후보는 간발의 차이였다. 당선자인 오세훈 시장은 새벽까지 가슴을 졸여야 하는 상태였다. 민주당 정책의 승리였다.

정당의 이념으로만 놓고 본다면 ‘무상급식’은 민주노동당과 더 일치하는 공약처럼 보인다. 그런데 민주당은 무상급식이라는 기발한 공약을 채택하면서 선거 승리를 맛보았다. 결국 이념이 아닌 ‘정책’으로 승부할 때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보수 정당이 표방가능한 정책의 뼈대는 ‘경제 성장’과 ‘대북 안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경제민주화 시즌2’ 성격인 기본 소득은 공감대는 있지만 ‘무상급식’ 같은 폭발력은 없다.

경제 성장이나 대북 안보와 관련된 간판 정책이라야 지지층 추가 결집이나 견인이 현실화된다. 특히 대북 안보는 이념적 정체성과 연결이 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현재 시점에서 대북 이슈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다.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강조한다.

  • 북한이 당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회색 양복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총을 든 사열대 앞을 지나며 오른손을 들어 경례하고 있다.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
우리 공무원이 지난달 북한에서 피격당해 사망하고 지난 6월에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건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대북 민심은 얼어붙어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대응에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대북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간판 정책은 잘 전달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냈다는 통지문에 대한 비판과 우리 군의 대응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 북한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나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우려에 상승하는 국민의힘 지지율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신원식 의원을 중심으로 정부의 대응에 대한 송곳 지적이 나오지만 그때뿐이다. 구체적인 간판 정책으로 제시되지 못한다면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언발에 오줌 누기 식이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과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북한을 적대와 경계의 대상으로 보는지, 화해와 협력의 대상으로 보는지’ 물어보았다. ‘적대와 경계’로 보는 시각이 47%, ‘화해와 협력’으로 보는 경우가 48%로 매우 팽팽했다.

중도층에서 북한을 인식하는 성격도 긍정과 부정으로 보는 비율이 거의 비슷했다. 진보층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북한을 ‘화해와 협력’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훨씬 더 많았고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은 정반대로 나타났다[그림4].

북한에 대한 인식 차이만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더 올라갈 개연성이 있다. 그렇지만 30%내외 지지율에 머물러 있고 면접원이 직접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기관의 조사 결과는 20%대인 경우가 나온다.

남북 관계와 외교 안보는 보수 정당의 핵심 정책 사안이다. 현실화되지는 못했지만 지난 정부에서 ‘통일 대박’ 카드를 꺼내든 직후 대통령 지지율에 긍정적으로 작동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지지층을 강도 높게 결집하는 중요한 배경에 정책 상징이 있다. 임기 전반기는 ‘적폐 청산’이었고 임기 중반과 후반기는 ‘검찰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강조하는 ‘기본 소득’과 ‘공정 경제’ 역시 정책 키워드가 된다. 그렇지만 보수층을 결집할 이슈는 되지 못한다. 자기 지지층은 응집되지 않았는데 중도층 확대를 논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국민의힘이 당명까지 바꾸었지만 추세적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중차대한 원인 중의 하나가 보수층을 뭉치게 할 간판 ‘정책’이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찾게 되는 요인은 ‘인물’이다. 아무리 경주용차가 기능이 뛰어나고 출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더라고 최종적으로 경주에 이기게 만드는 것은 운전자다. 보수 정당이 현재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탄핵’에서 찾을 수 있다. 대등한 정치 지형이 급격히 기울어진 뼈아픈 대목이다.

탄핵을 제외하고 또 하나 원인을 찾으라고 하면 사람이다. 많은 정치 분석 전문가들은 보수 경쟁력이 약해진 요인 중의 하나로 인물 경쟁력을 지적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재임시 뮐?운영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인재 등용만큼은 잘한 지도자로 꼽힌다. 지금도 국민의힘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김 전 대통령이 발탁한 인사가 많다. 굳이 연결하자면 김 전 대통령 이후 이명박과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집권한데 공헌한 인물들도 그 뿌리는 문민정부부터 시작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호남 공들이기’를 하는 시도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민주당은 동진 전략을 통해 영남권에 교두보를 많이 만들었지만 보수 정당은 전혀 아니었다. 기껏해야 이정현 전 의원이 고향 지역구에서 당선한 사례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사례였다.

보수 정당이 허우적거리는 사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부산, 울산, 경남 3곳의 광역단체장을 싹쓸이했다. 보수의 정신적 중심지로 평가받는 경북 안동시의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되었다. 인물이 없어도 너무 없다. 차기 대선 후보는 더욱 심각하다. 아직 대통령 선거가 1년 6개월여 남아 있지만 여권의 두 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권 구도를 주도하고 있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 물어 보았다.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가 똑같이 22%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홍준표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각각 4%로 뒤를 이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두 사람의 지지율만 더해도 44%다. 거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수 후보나 중도 후보로 분류되는 홍준표 의원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결과는 보수 지지층조차 보수 성향의 후보들에게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다. 보수층 응답자 중에서 직전 대선 후보였던 홍 의원에 대한 지지는 한자릿수에 그친다[그림5].

여권 후보에 아직 위협이 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율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고 안철수 대표는 다른 정당의 지도자다.

내년 4월 7일 실시되는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후보마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총선 패배를 극복하고 대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내년 보궐 선거 성적표는 매우 중요하다. 선거 경쟁력의 기본은 정당 지지율이다. 단순히 선거 후보만 가려내는 것이 아니라 보수 인물 경쟁력을 키울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2004년 초는 보수 정당에 혹독한 한 해였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의결에 대한 후폭풍으로 한나라당의 총선 전망은 아주 비관적이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180석 가까이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였다. 한나라당에 총선 전망은 비관일색이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는가. 차떼기 정당으로 낙인찍힌 정당의 당사를 버리고 천막당사로 고난의 길을 선택했다. 보수 텃밭인 영남권 중진들은 불출마 선언을 주저하지 앉았다. 반성과 쇄신을 기치로 내걸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열린우리당의 일방적인 압승으로 끝날 것 같았던 선거의 물꼬를 돌려놓았다. 열린우리당이 과반 정당이 되었지만 한나라당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 선거였다.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던 지지율을 서서히 끌어 올린 것이 결정적 기여를 했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 의원, 당직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 중앙당사에서 현판식을 하고 있다. 연합
정당 지지율의 3대 요소는 이념, 정책, 인물이다. 2004년 당시 호화 당사를 버리고 천막 당사로 향한 일은 보수층의 마음을 이념적으로 돌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용단에 지지층들이 결집했다. 지지율도 꿈틀거렸다. 정책은 구체적이지 않았지만 노무현 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견제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수 정당의 부패와 타락으로 실망한 영남권 민심은 지역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결단이 좋은 영향을 미쳤다.

지지율은 두 가지다. 하나는 다른 정당의 실책과 비리로 반사 이익을 얻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체 경쟁력을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자체 발광 지지율이다. 반사 이익 지지율은 변동성이 크다. 대통령과 여당이 어느 순간 헛발질을 하는 경우에나 기대 가능한 지지율이다. 정당의 경쟁력은 반사 이익에서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에 확보된다. 국민의힘 비대위가 지지율에 목말라 단시안적으로 대응을 한다면 성과는 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밖에 되지 않는다. ‘빨리’가 아니라 ‘제대로’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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