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하는 조은희 서초구청장
“포용력과 단호함 갖춘 정책시장 되겠다”

지난달 30일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난 10년간 서울은 절름발이였다. 서울의 미래를 보는 큰 그림이 없었다”며 서울시 정책을 평가했다. 이날 서초구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조 구청장은 “서울은 세계적인, 매력있는 일류도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의 비전에 대해 조 구청장은 “25개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서울을 ‘글로벌 플랫폼 도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자신의 낮은 인지도에 대해선 “새로운 인물이라는 ‘프레쉬한 브랜드’가 오히려 강점”이라며 “정쟁이 아닌 정책으로 승부를 하다보면 역동적인 경선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일 SNS를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조 구청장은 ‘정책통’으로 알려져 있다. 조 구청장은 서울특별시청 여성가족정책관, 제13대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 등을 역임하며 정무적 감각을 키워왔다.

롤모델은 독일 메르켈 총리다. 조 구청장은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챙기는 포용력과 정치적 원칙을 지키는 단호함이 메르켈 총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여성가산점 제도를 반영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지금껏 여성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서울시장의 경우에는 성별과 무관하게 실력있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서초구청 제공

-여권에서 강남권 프레임을 씌울 가능성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는 곳은 중요치 않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정책을 구상하면서 서초구만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항상 서울시,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한 정책을 생각해왔다. 예를 들어, 서초구에는 ‘밝은 미래국’이 있다. 여기에서 진행하는 사업 중 ‘서리풀 쌤사업’이 있는데 아이들에게 출발의 기회를 공평하게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부모의 보살핌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세상에 내 편이 있다는 걸 가르쳐주고 싶다.

‘스마트 시니어사업’도 있다. 어느 날 커피숍에 갔는데 키오스크가 있었다. 아이스커피, 샌드위치를 주문하는데 굉장히 어려웠다. 뒤에 줄이 서 있어서 대충 눌렀다. 직접 겪어보니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나보다 더 키오스크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스마트 시니어사업을 추진해 교육과정과 교육용 키오스크를 개발했다.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를 다룰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섬세하게 구성했다. 디지털 소외계층을 없애기 위한 서초구 정책 중 하나다.

서리풀 쌤사업이나 스마트 시니어사업 모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말하는 ‘약자와의 동행’이라고 보면 된다. 이처럼 서초구에서 성공했던 정책을 서울시 정책에 반영할 생각이다."

-현재 서울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
"부동산 문제, 세금문제 또 전월세문제 등이다. 옛날에는 3~4인가구 중심으로 정책을 구성했다. 그런데 이제는 서울시의 60%가 1~2인가구다. 정책이 옛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구 규모가 다양해진 만큼 이에 맞게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1~4인 가구 등 다양한 가구 규모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시민의 ‘니즈’다."

-부동산 문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정부와 서울시는) 10년 가까이 주택 공급을 막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 서울시는 약 390개의 정비구역을 해제했다. 그 결과 25만 세대의 주택이 공급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매년 12~13만 가구가 정상적으로 공급돼야 주택 부족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부동산 가격 폭등이 나타날 수가 없다.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약 12만~13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면 정상으로 돌아오리라 본다. 해제된 정비구역은 주로 서남권, 동북권에 몰려있다. 주택 공급이 부족한 곳이 여기다. 사업성이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부동산은 흐름을 탄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사업성이 생기면 주택 공급이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 또 개별 재건축이 안되는 지역이 있다면 이를 미니뉴타운으로 바꿔서 활용할 수 있다."

-재개발에도 원칙이 있다면.
"‘쫓겨나지 않는 재개발’을 해야 한다. ‘착한 재개발’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재개발할 때 이주비를 주듯이 바우처를 줄 수도 있다. 그런데 복지차원에서 접근해야 될 사람들이 있다. 소득수준이 낮거나 부양가족이 없거나 직업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재개발 후 원주민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물론 민간 시장에 맡겨야 할 것도 있다. 이는 시장의 원리에 따르면 된다."

-유명 정치인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언더독’ 치고는 출발이 좋다고 생각한다. 일단 나는 정쟁적인 이미지가 없다. 정책으로 승부를 보면 된다. 나는 ‘일꾼’이다. 시민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들이 준비돼 있다. 새로운 인물이라는 ‘프레쉬한 브랜드’도 강점이다.‘변화,‘개혁’과 ‘신선함’이란 이미지가 있다. '낮은 지지율에서부터 차근차근 위로 올라갈 때 감동적인 후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국민의힘의 경선 과정은 굉장히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할 것이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