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내당 '청년의힘' 출범...청년 중심의 정치구조화 본격화

왼쪽부터 김재섭 국민의힘 비대위원, 황보승희 의원, 김병욱 의원/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청년들이 뭉쳤다. 지난 6일 국민의힘 청년들은 당내당 형태로 청년국민의힘(이하 청년의힘)를 출범시켰다. 중앙당 청년위원회를 비롯해 지역시도당 청년위, 한국대학생 포럼 등을 아우르는 청년 조직이다. 황보승희·김병욱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았고 김재섭 비대위원이 청년의힘 출범에 이바지했다. 그들에게 청년의힘의 역할과 현실 정치의 문제에 대해 물어봤다. 그들은 서슴없이 현안에 대해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황보승희 의원실에서 열렸다.


“선거로 기득권 세력 저지해야”
“공수처와 검찰개혁을 동일시해선 안돼”

-21대 국회가 열린 지 6개월이 지났다. 느낀 점이 있다면.
김병욱 의원(이하 김): 민주주의가 도태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왕정이나 독재보다 효율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한 템포 늦더라도 숙의 민주주의로 가는 게 옳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은 토론은 없고 일방적인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숙의 민주주의와 반대로 가고 있다. 민주주의 선진국은 요원하다. 다수의 일방적인 정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김재섭 위원(이하 재): 다수결에 따라 (정책, 법안 등을) 밀어붙이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독재 정권이 무너지는 것과 비슷하다. 역사상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은 사람은 없었다. 선거를 통해서 기득권 세력을 바꿔야한다고 본다.

-야당은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김: 국회의사당은 말하는 곳이다. 농성, 삭발 같은 정치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말로 싸우는 게 민주주의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2개월 정직이 내려졌다. 어떻게 보나.
황보승희 의원(이하 황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뤄졌다. 절차적 정당성도 없었다. 오히려 여권은 윤 총장에게 정치적 중립성이 없다며 자의적 해석으로 일관했다. 감찰위원회와 법원에서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징계위원회를 무리하게 열어 징계를 내렸다. 해임이나 다를 바가 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면 윤 총장을 수사 1호로 삼을 것이다.
재: 여권은 6가지 사유를 들어 윤 총장을 압박했다. 6가지 모두 의미가 없었다. 결국 마지막에는 정치적 중립성, 판사 사찰 두 가지를 핑계 삼아 징계 처분을 내렸다. 그런데 징계위에 소속된 사람들 역시 윤 총장을 비판하는 反(반)윤석열 집단이었다. 정치적 중립성이 없는 사람을 징계위에 앉힌 것이다.

-공수처에 대해선.
재: 공수처를 검찰 개혁과 동일시하는 것도 문제다. 공수처는 검찰 개혁의 일부분일 뿐이다. 검찰 개혁은 검찰에게 과중하게 부여된 권한을 나누자는 것이다. 공수처를 만드는 게 해답일 순 없다. 검찰 내에 개혁해야 할 것이 산재해 있는데 여권은 공수처에 초점을 맞추느라 바빴다. 마치 공수처 출범이 검찰 개혁의 요체인 것처럼 말했다. 장기 집권에 대한 욕심,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려는 속임수다. 국민들을 상대로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황보: 공수처를 만든다고 해서 검찰 개혁이 완성되는 게 아니다. 공수처 운영 측면에서 중립성과 정당성은 마땅히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여권은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기 위해 법을 개정했다. 공수처가 제대로 운영이 될지 상당히 우려가 된다. 또한 정권의 비리를 덮기 위해 또 하나의 기관을 만들었다고 본다.
김: 야당의 비토권을 핑계삼아 공수처의 중립성을 과시했다. 그런데 이제와서 비토권을 보장하지 않겠다고 한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혜영 기자

-그밖에 현안 중에서 가장 문제라 보는 것은?
황보: 백신 확보 문제다. 정권이 현실 인식을 못하는 것 같다.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백신을 확보한 나라들은 내년부터 백신을 접종할 것이다. 1월부터 백신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는 국가들이 많다. 우리는 글로벌 사회에서 패배한 거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 일을 등한시했다. 나중에는 백신을 맞은 나라들만의 교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들만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것이다. 이때 기업인들이 문제가 된다. 경제활동에서 우리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부동산 문제 솔루션은 뭐라고 보는가?
황보: 정책이 좀 다양해야 한다. 하나만 보고 달려가서는 안된다.
재: 부동산 같은 경우엔 LTV를 올리는 게 맞다고 본다. 아파트 하나를 건설하는 데 최소 5년에서 6년 정도가 필요하다. 물량을 늘려서 지금의 재택난을 해소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적어도 유자녀, 신혼부부에 한해서는 LTV를 전폭적으로 늘려야 한다. 그리고 여권이 제안한 호텔 원룸, 임대 주택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만 현재 당면한 시급한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혜영 기자

“정치는 시대정신을 예리하게 파악하는 것”
"다양한 의견을 조화롭게 다루는 것이 보수의 역할"

-국민의힘이 국민들로부터 외면 당한 이유는?
김: 탄핵 때문이다. 탄핵 이후 보수의 구심점이 사라졌다. 중도가 민주당 쪽으로 가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이를 복원하는 과정에 놓여 있다.
황보: 부패, 기득권 때문이다. 국민들은 우리가 기득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정치를 한다고 본다. 정유라, 최순실 사건이 공정의 문제를 꺼냈고 보수는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만연해진 것이다. 소수가 정권을 쥐락펴락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비호감이 된 것이다.

-해결 방법은 ?
재: 청년의힘은 마이너리그고 국민의힘이 메이저리그다.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게 청년의힘의 역할이다. 청년의힘이 비호감을 완전히 씻어낼 수는 없다. 메이저리그가 변화하도록 적게 나마 도울 수는 있다. 비호감에서 벗어나는 건 장기적인 문제다.
: 대권주자로 불릴 만한 리더가 우리당엔 없다. 이 당에서 정권을 찾아오겠다는 확실한 인물이 없다. 그런 사람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어떤 청년들이 필요할까.
김: 우선 정치 지도자를 키우는 정당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정치를 배우면서 커갈 인재가 필요하다. 엘리트도 물론 필요하다. 전문성 있는 청년들, 예를 들어 율사 출신, 의사 출신도 필요하다.
황보: 갈등을 조정하는 게 어느 순간 되지는 않는다. 정치를 배우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그래야 정당이 미래 지향적으로 변한다.

-국회에 청년 의원이 몇 퍼센트 있어야 한다고 보나.
김: 두자릿수
황보: 두자릿수
재: 우리당에서 못해도 20~30%다.


-청년의힘은 독일 영 유니온을 벤치마킹했다고 들었다.
재: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간 다음, 그곳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순환을 높게 평가했다. 청년의힘은 정치 참여를 통한 배움을 지향한다. 그리고 세대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우리당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 부분에 있어 독일이 잘하고 있다. 세대를 대변하는 집단들이 있다. 중진, 기성 정치인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집단이 있다.
황보: 청년 정치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정치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는 젊은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혜영 기자

-여러분들에게 정치란?
황보: 말과 글로 설득하는 것이다. 대화를 통해서 협상하고 타협하고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그러려면 기본적인 가치관이 정립된 사람들간의 토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정당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그런데 어떤 뜻을 같이하는지 이야기해 본적이 없다. 지켜야 할 가치가 없다.
재: 정치 자체를 정의한다면 어느 시대나 마주하는 시대정신이 있다. 사회 문제의 급소를 딱 잡아내는 게 정치라고 본다. 그걸 통해서 국민들의 생활을 바꾸는 게 정치의 역할이다. 시대에 대한 고민이 대중 설득력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말과 글로 설득하는 건 정치의 과정이다.
황보: 말과 글로 무엇을 할 것인가, 그게 중요하다. 청년들이 우리당에 와서 정치에 대해 고민하고 사고를 정립할 수 있도록 훈련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김: 젊은 세대들에게 먹거리를 주는 정치를 해야 한다. 이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보수의 가치는 무엇이며 이를 지킬 방법은?
황보: 보수는 변화를 회피하지 않는다. 그게 바로 수구다. 보수는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되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한다. 물론 속도의 차이는 있다. 보수는 균형감각이 있고 다양한 의견을 조화롭게 다루는 것이다. 사회적 균형을 위해서 힘쓰는 게 보수다.
: 청년들의 스펙트럼이 넓어져야 한다. 세계관도 좀 더 다양해야 한다.
재: 보수는 하나의 태도다. 보수는 사회변화에 대해서 예민한 태도를 갖추는 것이다. 오늘날 시대 정신은 불평등의 해소다. 불평등이 강화될수록 사회의 위기는 더 악화될 것이다. 보수는 불평등을 막기 위해 사회 복지 제도를 만들 의무가 있다. 급진적 변화를 막는 것도 보수의 몫이다.
김: 보수는 밥이다. 결국 국민들의 삶을 돌보는 게 보수다.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저출산 문제, 저성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