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원장의 ‘3자구도 필승론’을 행동으로 견제

김무성 전 국민의힘 의원/김무성 페이스북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무성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단체를 조직 중인 것으로 3일 전해졌다. 평소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패시 ‘필패론’을 거듭 강조했던 김 전 의원이 직접 단일화를 위한 조직 구성에 나선 것이다.

김 전 의원이 주도해 출범하게 될 단체명은 '정권교체를 위한 후보 단일화 국민행동'(국민행동)이다. 발기인은 300명 이상이며 보수단체 약 252개가 참여해 조직 구성을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단체 출범을 위한 준비는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국민행동 발기인의 한 인사는 “이번 주말에 준비를 마치고 빠르면 다음 주에 언론에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설 연휴를 감안해 연휴를 마친 직후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김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 불출마한 이후 ‘킹 메이커’를 자임하면서 외곽 모임을 통해 당내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지난해 6월 출범한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라는 포럼을 통해서다.

마포포럼은 창립 당시 전·현직 의원 46명이 참여해 전직 의원 수만 현재 6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낸 예비후보들이 잇달아 연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이 마포포럼에 이어 국민행동을 만들게 된 배경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김 전 의원은 마포포럼 행사에 나 전 의원 등을 초청한 자리에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대한 작심 발언을 던졌다.

그는 “우리 당이 벌써 오만에 빠졌다”면서 “우리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데, 착각에 빠져서 우리 당 대표 자격이 있는 사람이 3자 구도 필승론을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무 협상을 통해서 단일화에 대해 국민 앞에 서약해도 마지막에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며 "우리 당 후보가 나온 후에 (안 대표가) 단일화 안 하겠다고 하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김 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김 위원장이 안 대표와 관련해 “우리 당에 입당하든지, (아니면) 우리 후보를 뽑고 나서 3월 초에 얘기하자”며 안 대표의 단일화 실무 협상 제안을 거절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이에 따라 김 전 의원은 국민행동 출범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속도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