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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여성 광역단체장 0명…'여성가점제' 필요성 논란

김진애·조은희는 “반대”…나경원은 “찬성”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연합
역대 여성 광역단체장 0명…
여성가점제 필요성 두고 여성 예비후보끼리 찬반 논쟁
김진애·조은희는 “반대”…나경원은 “찬성”



4·7 광역단체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성가점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성가점제는 공천 과정에서 선거 참여 및 당선 가능성이 낮은 여성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다. 공직선거법에 명시된 ‘여성 공천 할당제’의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여성가점제가 도입됐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번 선거에서 유독 여성가점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촉발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후보 경선에 여성가점제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두 여성 후보는 여성가점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더 나아가 다른 여성 후보들도 여성가점을 포기하길 촉구하고 나서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여성가점제에 앞서 여성할당제가 처음 도입된 것은 2000년. 그 해 ‘비례대표 30% 여성할당제’가 반영된 16대 총선에서 여성의원 비율은 5.9%였다. 15대 3.0%에 비해 2.9%포인트가 늘어났지만 비중은 여전히 낮았다. '비례대표 30% 여성할당제' 효과가 저조하자 국회는 '비례대표 50% 여성할당제'를 17대 총선에 반영했다. 그 결과 여성의원 비율은 13.0%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비례대표 50% 여성할당제도 큰 효과는 없었다. 여성의원 비율은 18대 국회 13.7%, 19대 국회 15.7%, 20대 국회 17%, 21대 국회 19%로 4년마다 약 2%포인트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여성할당제 대신 여성가점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힘을 받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당규에는 여성가점제가 명시돼 있다. 민주당의 경우 ‘전·현직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지역위원장인 여성후보자, 장애인후보자, 청년후보자는 본인이 얻은 득표수의 100분의 10을 가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규에 ‘경선에 참여한 정치신인, 여성, 청년 등의 후보자는 본인이 얻은 득표수(득표율을 포함한다)의 100분의 20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경선 가산점 부여에 대한 세부 범위와 방식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결로 정한다’고 명시했다.

양당은 이번 선거에도 당규에 따라 여성가점제를 반영하기로 했다. 그 결과 민주당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0% 가산점을 받게 됐고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이언주 전 의원은 예비경선에서 20%, 본경선에서 10%의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잡음이 거세게 일었다. 여성가점제를 반대하는 측이 이번 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들을 약자로 볼 수 없다는 논리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 조은희 서초구청장/연합
“인지도 높은 중견 여성정치인은 받을 필요 없다”
“유리천장 깨기 위해 여성가점제는 필요하다”


여기에 해당하는 여성 후보들은 박 전 장관과 나 전 의원, 이 전 의원 등이다. 세 명의 예비후보들은 정치권에서 중진급으로 분류된다. 박 전 장관과 나 전 의원은 4선의 중량감을 가진 중견 정치인이다. 이 전 의원은 2선이긴 하나 지난해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을 창당했다.

여성가점제 반대 측은 이들의 전국구 인지도를 고려하면 가산점을 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여성가점제는 국회, 지방의회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후보들에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서 “중진급 정치인에게 가점제를 적용하는 건 남성 역차별”이라고 했다.

여권에서 여성가점제를 반대하는 예비후보로는 열린민주당의 김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지역구 선거에서는 여성가산점 10%가 필요하다. 끈끈하고 세습적이고 관습적인 지역 정치 판도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성, 청년, 신인들의 경쟁력을 올려주는 가산점이 있어야 참신한 후보들이 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광역단체장 후보는 다르다. 경력이나 인지도에 있어 상당히 입증된 후보들이 도전하는 마당이 광역단체장 경선” 이라며 “여성가산점 적용으로 이겼다고 해도 그것이 본선 경쟁력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조 구청장이 여성가산점제를 비판하고 있다. 조 구청장은 “여성가산점제는 여성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유리천장을 깰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를 주자는 것으로 국회의원, 광역의원, 지방의원, 기초단체장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1000만 서울시민을 위한 서울시장 선거에 생물학적 여성에 대한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은 옹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여성가점제의 제도적 필요성을 강조하며 맞받아쳤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여성 가산점 10%를 받고 말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아직도 정치나 고위직에서는 여성의 비율이 낮고, 그렇다면 그 길을 열어주는 게 맞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구청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또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 "조 구청장은 여성우선 전략공천으로 공천을 받으신 분이고 한마디로 여성 우대를 받으신 분"이라고 말했다. 조 구청장이 2014년 여성우선지역 몫으로 구청장 후보 공천을 받은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1995년 이후 6차례의 선거를 거치면서 단 한번도 여성 광역단체장이 선출된 적은 없다. 이를 두고 한 캠프 관계자는 “광역단체장, 지역위원장, 당협위원장들이 대개 남성이고 이들의 네트워크 및 조직력은 상당하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기회 균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여성가점제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성가점제는 남성 정치인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는 역사적 배경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여성 정치인이 과반에 가깝지도 않은 상황에서 여성가점제를 없애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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