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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현 연세대 교수 칼럼]文대통령, ‘한국 2050 탄소중립’ 재확인

신안 해상풍력단지 방문해 그린뉴딜 강조하기도 산적한 관련 법안 처리는 여전히 불투명…탄소중립 실현 가능성 미지수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관련 계획들도 구체화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화상회의로 열린 ‘기후적응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2050 탄소중립’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Net-Zero) 상태를 만드는 것으로 단기간에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이다. 따라서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각 부문별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비전과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한국은 ‘파리 기후변화협약’의 대상국이기 때문에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뿐만 아니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세우고 작년 12월 30일 이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에 제출한 상태이다.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대비해서 2℃ 이내로 유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협약을 미국에 부당한 협정이라고 주장하면서 탈퇴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미국에서의 일자리 감소와 자국의 산업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해 그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뒤집고 파리 기후협정에 복귀하면서 전 세계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탄소중립과 관련돼 녹색산업으로의 전환 및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같은 정책들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강조하며 이른바 ‘그린뉴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린뉴딜의 5대 주요사업으로는 스마트 그린도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깨끗하고 안전한 물관리체계 구축 등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핵심과제로는 전기차, 수소차와 같은 친환경차의 보급 확대 및 충전소 인프라 확충과 태양광 및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내걸었다. 이외에 주목할 부분은 녹색기술개발과 녹색산업 혁신을 이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050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큰 틀의 비전은 비교적 잘 갖춰진 상태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세부적인 계획은 아직 미비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지난 2월 5일 문 대통령이 전남의 신안 해상풍력단지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신재생에너지 및 탄소중립을 강조하면서 정책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입법으로 뒷받침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콘텐츠는 없고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을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2050 탄소중립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탄소중립과 관련된 기술개발 및 확보가 필수적인데 아직 한국이 보유한 기술력이 이에 부응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 예로 전기차가 일부 보급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연비를 개선시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도 아직 완벽한 실용화 단계에는 접어들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한국의 전력수급여건을 고려할 때, 원자력 및 석탄화력 발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만큼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상태이다.

따라서 2050 탄소중립이 한국에서 달성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관련 기술확보를 위한 연구에 대해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를 위해서 관련 기업이나 연구소 등에 대한 금융 및 세제 지원을 늘려야 하며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미 세계적인 기업들은 이러한 탄소중립 기조를 선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RE100’은 기업의 에너지소비를 100%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캠페인으로 구글, 애플, 아마존, 스타벅스 등 해외 기업들이 이미 참여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SK그룹 등 일부 기업들이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가려 하고 있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점은 선진국의 경우 탄소국경세 등을 통해 탄소배출량이 많은 제품에 대해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시키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수출제품의 저탄소 생산전략을 수립하면서 대비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2050 탄소중립은 전 지구적이고 범국민적인 과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미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17개 중에도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포함되어 있는 만큼 탄소중립은 정파적 이해관계나 정권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추진돼야 하는 중요한 과제이자 목표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이 실현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 협의, 지방자치단체 등 현장과의 소통,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탄소중립 이행이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추진전략을 적극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조하현 연세대 교수 프로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한국 금융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연세대 상경대학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경제가 사회현상 뿐 아니라 정치적 흐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경제의 광범위한 영향력과 다채로운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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