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에 도움 될지는 물음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정계 복귀를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계 진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황 전 대표도 사실상 정계 복귀를 시사하고 나서자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범야권의 ‘보수집결’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전 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겨울이 어김없이 물러나고 있다”며 “코로나사태나 문재인 정권의 폭주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요즘 일부 도적들이 주권을 찬탈하고 국민을 노예로 만들려 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국민공복의 굴종’, ‘국민의 경제적 궁핍’, ‘젊은이들의 미래포기’를 강요하며 대한민국을 좀먹는 무리들”이라고 현 정부를 힐난했다.

황 전 대표는 “그들은 찬탈한 권력을 지키기 위해 온갖 불법과 무도한 일을 벌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라로부터 큰 혜택을 받은 내가 이렇게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보잘 것 없는 힘이지만 무엇인가 해야 한다, 작은 힘이지만 보태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황 전 대표의 발언이 사실상 정계 복귀를 시사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윤 전 총장 사임에 따른 ‘반문(반문재인)연대’ 구성이 정치권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에 팔을 걷어붙이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황 전 대표의 정계 복귀가 야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전 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통해 중도 지지층을 흡수, 현 정부의 힘을 빼려는 보수야권 입장에서 황 전 대표는 그 효과를 희석시킬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두둔해온 황 전 대표를 바라보는 중도층의 시선은 곱지 못한 까닭에서다.

한편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과 황 전 대표를 묶어서 비교하는 평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노웅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의 사퇴는 한마디로 배신행위”라며 “결국 소모품으로 이용만 당하고 사라진 이회창 전 대표와 황교안 전 총리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황교안 대표는 대표 시절에 소위 말해서 콘텐츠라든가 이런 행동이 윤석열 총장과는 조금 많이 차이가 난다”며 “윤석열 총장 사퇴하면서 요소요소에 때와 장소에서 하는 그 콘텐츠, 내용, 말, 발언의 내용을 보면 훨씬 황교안 대표보다는 정치감각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