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차기 대선 지지율 1위…정계 진출 관해선 시각 엇갈려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YTN뉴스 갈무리)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집권여당의 견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등 야권은 그를 비호함과 동시에 여권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차기 대권후보 중 지지율 1위로 등극하면서 정치권의 태풍으로 존재감을 확연하게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을 향한 여권 관계자들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9일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견제구를 날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을 ‘정치 검사’라고 규정했다. 또한 윤 전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마저 ‘잠재적 피의자’로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하반기 이후 윤석열은 단지 ‘검찰주의자’ 검찰총장이 아니라 미래 권력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공무원인 윤 총장은 정치 참여를 부인하지 않았고, 대권 후보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공식 요청하지 않았다”면서 “언제나 자신을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언동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주의자를 넘어 정치 검사의 행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두 명의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윤 전 총장은 어느 시점에 문재인 대통령도 ‘잠재적 피의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되레 국민의힘에 악재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윤석열이 당분간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을 도토리로 만들다가 반기문처럼 사라지거나 제3지대 외곽에 머물며 안철수처럼 국민의힘을 괴롭히는 일”이라며 “윤석열의 정치권 등장이 국민의힘에게는 재앙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과의 만남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내 스스로는 윤 전 총장을 당장 만날 이유가 없다”며 “나중에 기회가 될 경우에 만나는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당 외곽에서도 윤 전 총장에 대한 강한 지지 발언들이 쏟아졌다. 정계 복귀설이 돌고 있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그렇다. 그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서 윤 전 총장을 옹호하며 여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황 전 대표는 “여권의 '정치검사 윤석열' 운운은 정말 뻔뻔한 주장”이라며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 운운을 누가 했나”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청와대, 추미애 법무부, 친조국 탈레반 의원들이 주도하는 민주당이 윤석열을 쫓아내 몰았다”면서 “윤 전 총장 사표에 ‘앓던 이 빠졌다’며 좋아하고, 후임자를 졸속으로 임명해 권력수사를 무력화시키려 한다면 반드시 더 큰 화를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와 원내외를 막론하고 윤 전 총장과 관련한 발언이 정치권에서 잇따르는 배경은 그의 존재감이 급속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퇴임 후 처음 발표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지난 5일 TBS 의뢰로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결과를 사흘 뒤인 지난 8일 발표했다.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이 32.4%의 지지율을 기록해 이재명 경기도지사(24.1%)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4.9%였다. 무소속의 홍준표 의원(7.6%), 정세균 국무총리(2.6%),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2.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한 달여 전인 지난 1월22일 실시한 KSOI의 같은 여론조사와 비교할 때 17.8%포인트 오른 수치다.

다만 그의 정계 진출을 바라보는 입장은 찬반이 팽팽히 맞서는 결과가 나왔다. 같은 날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에 대해 전체의 46.3%가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적절하다'고 응답한 비율도 48%에 달해 팽팽하게 의견이 갈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7%였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