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사전투표, 정치적 의미 없어"/ 박영선 "사전투표 일정 공개, 정치행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11시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했다.(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에 나섰지만 아무런 정치적 발언도 내놓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찾았다. 윤 전 총장이 검찰을 떠난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현 정부 혹은 본인의 정치 행보에 관한 발언이 있을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윤 전 총장은 ‘왜 첫 공식일정이 사전투표인가’, ‘차기 대권 행보로 봐도 되나’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입을 닫았다. 반면 ‘부인이 아닌 부친을 모시고 온 이유’ 등을 묻는 질문에는 “아버님께서 기력이 전 같지 않으셔서 모시고 왔다”고 대답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약 5분 만에 투표를 마친 뒤 자리를 빠져나갔다.

이처럼 윤 전 총장이 정치적 언급을 삼간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각종 해석이 난무하는 상황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 발언에 대한 비판과 옹호가 잇따랐다.

한편에선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는 행위 자체일 뿐, 애초부터 아무런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았다는 진단도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투표 참여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 사전투표는)내가 보기에 커다랗게 정치적 의미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에서는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 자체를 ‘정치행위’로 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오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었다..

박 후보는 “(윤 전 총장이)사전투표를 하는 것은 맞으나, 그 일정을 기자들에게 알린다는 것은 정치적인 행동을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내부에서도 이 부분과 관련해서 비판 소리가 있다”면서 “공직자가 그동안 정치에 나설 것을 염두에 두고 행동을 했었느냐에 대한 비판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