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경선을 앞두고 ‘빅3’ 후보들의 캠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캠프 인사 인선을 마친 상태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광재 의원과의 단일화 과정이 남아 있다. 이 전 대표는 당내 지지기반이 약하고 외연확장이 어렵다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 지사는 본인 측근 세력보다 외부에서 인재를 수혈하는 캠프 인선을 선보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친문’, ‘탕평’ 강조한 이낙연 캠프…PK로 외연 확장 이 전 대표의 선거캠프 면면은 지난해 단행한 당 대표 비서실 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좌장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설훈(5선) 의원이 맡았다. 캠프에 참여한 현역의원은 4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전 대표의 비서실 인선은 ‘탕평’과 ‘친문(친문재인)’으로 요약됐다. 계파색이 옅은 이 전 대표는 친문 세력을 영입해 당내 지지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출신지인 호남 대신 부산·경남 출신 의원들을 발탁해 외연을 넓혔다.

이번 선거 캠프도 마찬가지다. 기존 당 대표실 인사들 다수가 선거 캠프로 흡수된 탓이다. 당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한 박광온 의원과 수석대변인이었던 최인호 의원은 각각 선거 캠프 총괄본부장과 종합상황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비서실장으로 활동했던 오영훈 의원과 정무실장이었던 김영배 의원도 각각 캠프 수석대변인, 상임부위원장으로 발탁됐다. 또 당에서 전략기획본부장으로 활동한 정태호 의원은 이번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으로 활약하게 됐다.

이 전 대표는 친문 세력을 선거 캠프 요직에 임명하는 등 비문(비문재인)계로 분류된 이 지사의 견제에 나섰다. 박 총괄본부장과 최 종합상황본부장, 김 상임부위원장, 정 정책본부장은 모두 친문계에 속하는 인사들이다. 박 본부장은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의 미디어본부장 겸 수석대변인을 역임했다. ‘부산 친문’으로 불리는 최 본부장은 지난해 최고위원 출마를 포기하며 이 전 대표의 전당대회를 지원하기도 했다.

또한 김 부위원장은 민선 5, 6기 성북구청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과 민정비서관을 역임한 친문 인사다. 정 본부장 역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자리수석으로 활동해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탕평 정책도 주목할 만하다. 부산·울산·경남(PK) 지지기반이 약한 이 전 대표는 부산 출신 인사들을 선거 캠프에 합류시켰다. 최 본부장과 김 부위원장을 비롯해 대변인으로 돌아온 배재정 전 의원은 부산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호남을 겨냥해서는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이 영입됐다. 이 의원은 현재 선거캠프에서 상임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언론인 출신도 선거캠프에 포함됐다. 이 전 대표는 동아일보 기자 시절 후배인 윤영찬· 양기대 의원을 각각 정무실장과 총괄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초·재선 중심 수평적 조직…캠프 명칭은 ‘열린 캠프’
이 지사의 캠프는 수평적 조직임을 표방한다. 박찬대 수석 대변인은 "캠프의 이름은 열린 캠프"라며 "개방, 포용, 수평적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플랫폼 캠프라는 의미로 과거와 달리 누구나 참여하고 무엇이든 정책 제안이 가능한 캠프"라고 설명했다.

‘본부장’이라는 호칭도 없앴다. 박 대변인은 "굳이 '본부장'이라는 전통적 방식을 쓰지 않고 '담당'이란 명칭을 쓴 것도 향후 후보가 된다면 그 이후 당을 좀 더 포용적으로 껴안기 위한 차원"이라며 "외부에서 새 사람 참여할 수 있게끔 하고 마치 붙박이로 먼저 온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지 않게 하기 위한 의도"라고 덧붙였다.

주요 요직을 이 지사 측근이 아닌 인사들이 맡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재명계가 초·재선이 많기 때문에 중량감을 주지 못한다”며 “이재명계 외부 인사가 주요 보직을 차지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보직을 맡지 않는 대신 외부에서 지원사격을 할 방침이다. 주요 요직에는 이해찬계, 박원순계 인사들이 맡게 됐다.

캠프 총괄은 5선의 조정식 의원이 맡았다. 이해찬 전 대표 측근인 조 의원은 이 전 대표 전국조직인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다. 비서실장에는 옛 박원순계 핵심인 박홍근 의원이 임명됐다. 비서실 부실장은 마찬가지로 박원순계인 천준호 의원이 임명됐다.

대변인단은 성공포럼 대변인인 박성준, 홍정민 의원 외에 수석 대변인을 맡은 재선 박찬대 의원으로 구성됐다. 상황실장은 측근인 재선 김영진 의원이, 정책 부문은 예결위 간사를 지낸 정책통 3선 윤후덕 의원과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이 공동으로 맡았다. 직능 본부장은 안민석, 김병욱 의원이, 전략 총괄은 민형배 의원이 맡게 됐다.

정세균 전 총리(사진=연합뉴스)

정세균 캠프와 이광재 캠프의 시너지도 주목
한편 정 전 총리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은 4선의 김영주 의원이 맡을 전망이다. 실무 선대본부장에는 안규백, 서영교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비서실장직에 논의 중이다. 정 전 총리는 특히 이광재 의원과의 단일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이 정책간담회를 갖고 이 의원이 정세균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박재호 의원은 총괄본부장을 맡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 전재수·박재호·장철민·김민석·김영주 등 전현직 의원 30여명이 정 전 총리의 지원을 위해 포진하고 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