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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 엎드린 이재명과 민주당, ‘내로남불’ 이미지 털기에 전념

지지율 격차 좁혔지만 조카의 ‘모녀 살인사건’ 변호로 또 구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사죄의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전권을 위임받은 뒤로 노선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송영길 대표를 제외하고 주요 직책을 맡은 의원들이 일괄 사퇴하면서 측근 중심의 인적 쇄신에 본격 나섰다. 이와 함께 자신을 향한 ‘대장동 게이트’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등에 대한 비판은 전향적으로 수용했다.
 
당은 ‘민주당의 이재명’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바꾸겠다며 쇄신 분위기의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 후보가 납작 엎드려 낮은 자세로 전환하는 행보가 자신과 민주당을 향한 비호감 여론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장동 잘못 없다”던 李, 큰절하며 사과
 
이 후보는 연일 공개석상에 나서서 반성의 목소리를 내며 태도를 바꿨다.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 선대위에서 취업준비생, 워킹맘, 신혼부부, 청년창업가 등 4명의 청년들을 만난 이 후보는 “국민들의 ‘왜 다 환수하지 못했냐’, ‘왜 민간에 저런 비리 잔치를 예방하지 못했냐’는 지적에 ‘나는 책임 없다’고 말한 것 자체가 잘못임을 인정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특히 이 후보는 “‘70%나 환수했다’, ‘다른 단체장이 못하던 것을 했다’, ‘국민의힘 방해를 뚫고 이 정도 성과를 냈으면 잘한 것 아니냐’, ‘거대 이권 사업에서도 사적 이익을 전혀 취하지 않았다’는 점만 주장했다”며 대장동 책임을 부인했던 과거 본인의 발언을 거론한 뒤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앞으로 더 나은 변화로 책임을 지겠다”고도 했다.
 
이틀 뒤인 24일에는 이 후보가 서울 민주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입법 추진 간담회에 참석해 “민주당 대선후보로서 국민들의 아픈 마음을, 그 어려움을 더 예민하고 신속하게 책임지지 못한 점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대국민 사죄의 절’을 해 눈길을 끌었다.
 
당내 분위기도 이 후보가 물꼬를 튼 자기반성의 기조를 뒷받침했다. 이날 윤호중 원내대표와 박완주 정책위의장 등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간사들도 이 후보를 따라 기립하고 함께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이 후보는 당을 향한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국민은 야당의 반대와 부당한 발목잡기로 이해해야 할 일을 못한다는 점을 고려해 (민주당에) 압도적 다수 의석을 줬다”며 “정당은 무조건 국민 우선, 민생 우선이라야 하며, 완전히 변화되고 혁신하라는 국민 명령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국정의 책임과 자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하며 거대 여당을 형성하고 1년이 지났지만 민생 개선이 더뎠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이다.
 
조 전 장관 일가의 의혹 등 중도층 반감을 샀던 쟁점에 대한 노선도 180도 바뀌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재임 때 검찰의 조국 수사를 ‘조국 죽이기’ 과잉 수사로 규정했던 민주 진영의 입장에 반론을 제기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이 ‘내로남불’ 여당 이미지를 형성했던 이슈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이참에 선긋기를 통해 극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23일 YTN 인터뷰에서 “조국의 강을 어떻게 건널 것이냐”는 질문에 “집권세력 일부로서 그 작은 티끌조차도 책임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을 크게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 과도한 수사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지라도 그게(조 전 장관의 의혹이) 사실이라면 책임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자칫 당내 골수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으로 비칠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감수한 것이다. 이날 조응천 의원(민주당 선대위 공동상황실장)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결국 이 선거의 관건은 중도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인데, 그중에 우리한테 주어진 과제 중에 큰 것은 결국 조국의 강을 확실히 건넜느냐 (하는 것)”라고 했다.
 
자성론으로 尹과의 지지율 좁히는 李, 골든크로스 가능할까?
 
복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안쪽으로 좁혀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양 후보의 지지율이 역전될 수 있다는 ‘골든크로스’ 가능성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지난 23~24일 미디어리서치가 OBS 의뢰로 전국 성인 1006명에게 대통령 선거 지지 후보를 물어본 결과 윤 후보가 43.8%, 이 후보가 39.6%로 2.4%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ARS 전화조사로 실시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참조)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22~24일 실시한 11월 넷째 주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윤 후보(35%)와 이 후보(32%)의 지지율은 3%포인트 차이에 그쳤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응답률 29.6%)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3.1% 포인트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큰 격차를 보였던 윤 후보와의 지지율 경쟁에서 오차범위 내로 좁힌 추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만 과거 문제를 적극 실토하는 전략이 논란을 잠재울지 도리어 흠집을 더 부각시킬지는 미지수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털어놓으면서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 자격이 있던 본인이 변호를 맡을 수밖에 없던 불가피성도 호소했다.
 
이 후보는 ‘데이트폭력은 중대범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여성안전 특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중범죄가가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에서 벌어진 ‘모녀 살인사건’인 것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술렁이고 있다.
 
이 후보 조카 김모씨는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전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찔러 살해했으며 부친은 당시 5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이 후보는 이 사건의 1·2심에서 조카의 변호를 맡았고 김씨는 지난 2007년 2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많이 망설여졌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26일 구두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자신의 조카를 변호하며 조카가 ‘충동조절 능력의 저하로 심신 미약의 상태에 있었다’라며 심신 미약 감형을 주장했다. 반면 2018년에는 자신의 SNS에서 ‘김성수 사건’을 언급하며 정신질환 감형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흉악범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며 이 후보의 이중적 태도를 부각시켰다.
 
이재형 기자 silentro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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