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의 재벌가 사위 김씨, 대검 고위인사 스폰서設… 신재민 '차량 지원' 의혹도10 여년전 멸빈 ○○스님 "정치권 아무개와 친하다" 이 회장과도 가까운 사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10억원대 금품을 전달했다고 폭로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13일 오전 서초구 서초동 서울 중앙지검으로 소환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관계로비 사실을 폭로한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이 검찰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 회장의 로비 창구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사업가 김모씨와 ○○스님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하루가 멀게 몰려드는 들에게 "신재민 전 차관 외에 검찰 고위 인사들에게도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그 창구로 재벌기업 사위로 알려진 김씨를 지목했다. 검찰은 이 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 12일 김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김씨를 불러 조사한 결과, 이 회장이 주장한 검찰 고위간부 로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밝혔다.

그러나 이 회장은 자신의 비망록 등을 통해 "신재민 전 차관의 소개로 검찰 내 두터운 인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김씨를 만났고 그로부터 대검찰청의 A검사장과 B지검장, C지검장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수표 1억 원을 건넸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 회장은 나아가 "검찰이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는 진술조서에 명백히 드러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어떤 인물?

검찰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주장이 때로는 너무 황당해 이 회장-신 전차관, 이 회장-김모씨를 대질심문하거나 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김씨가 지난 10여 년간 대검의 A검사장 스폰서 노릇을 했고, B지검장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지원을 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기 때문. "검찰이 이 회장 로비 의혹에 연루된 검찰 고위인사를 덮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불식시키려는 차원이다.

<주간한국>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김씨는 이 회장 로비 의혹의 핵심인 신재민 전 차관과도 얽혀 있다. 신 전차관이 2010년 8월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을 때 차량 스폰 의혹이 제기된 적 있는데, 이때 스폰 비용을 댄 기업인이 김씨라는 것.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2007년 1월부터 2008년 3월 초 차관 임명 직전까지 신 장관 후보가 사용했던 렌터카인 그랜저 TG 차량 사용비용을 김씨가 대신 지불했다는, 이른바 '차량 스폰'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씨를 아는 이들은 그가 정치권 고위 인사과도 가까운 사이라고 말한다. 김씨는 국내 굴지의 재벌가 사위로 알려져 있다. 그룹 A회장 여동생의 사위라는 것. 그래서 오래 전부터 정관계 고위 인사와 꾸준히 교류를 해왔으며 검찰쪽 인사들과 평소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이 검찰 주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정치권 인사들 중에는 B, D씨 등과, 기업인으로는 Y씨와 P씨와 가까운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스님이 로비청구?

문제는 김 회장이 사실상 이 회장의 로비 창구 역할을 맡은 적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부터. 사업상 돈이 필요해 이 회장으로부터 차용증을 써주고 돈을 빌렸다는 정황증거도 나와 김씨 대신 또 다른 로비창구로 ○○스님이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이 아직 OO스님을 직접 거론한 적은 없는데, 이 회장이 궁지로 몰릴 경우 거명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스님은 이 회장이 지난해 12월 부친이 사망하자 49재를 부탁할 정도로 가깝다고 한다. 이 회장은, 이후 감사의 표시로 ○○스님에게 5,000만 원을 건넸다는 말도 들린다.

불교계 주변에서는 ○○스님이 평소 "내가 정치권 아무개와 친하다"는 식의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친분이 있는 정치권 인사들은 L씨와 G씨등을 비롯해 S씨, J씨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이 스님을 통해 정치권 인사를 소개받은 게 아니냐고 추측한다. 이 회장이나 OO스님의 그간 스타일로 볼 때 그럴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이명박 대통령으로 측근으로 꼽히는 K씨도 OO스님을 통해 이 회장과 연결됐다는 말이 나돌자 주변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일축했다고 한다.

불교계의 한 인사는 "○○스님은 10여 년 전에 이미 멸빈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회장과 ○○스님이 가까운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알기로 그 스님이 로비를 중계할 정도의 인물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지환 기자 jjh@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