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난 9월 15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콜롬비아의 블루 퍼시픽 및 파날카와 각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자원개발과 철강사업 등에서 상호 협 력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정준양 포스코 회장,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이아코노 블루 퍼시픽 회장.
포스코는 수요가 한정돼 있는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이다.

포스코의 해외 진출은'제품 생산은 고객사가 있는 시장 근처에서, 쇳물 생산은 원료가 있는 광산 근처에서' 라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등지에서는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자동차사, 조선사, 가전사 등이 운집해 있는 중국 베트남 멕시코 등지에서는 아연도금강판 공장, 냉연 공장, 가공센터 등을 늘려나가고 있다. 포스코의 이러한 전략은'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의 입지를 굳혀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1. 글로벌 철강벨트

포스코는 사업활동의 장을 국내 중심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몽골 카자흐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중국을 아우르는 U축과 북미 중미 남미를 연결하는 I축을 기준으로 이른바 'U&I' 철강벨트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는 a벨트로 대변되는 '무궁무진한 시장' 아프리카에서도 자원개발에 힘쓰고 있다.

'U&I 라인'과 'a벨트' 구축을 위해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올해 아프리카 남미 러시아 터키 등을 잇달아 방문해 자원 확보 등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특히 정 회장은 지난 1월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를 방문해 결실을 맺었다.

U라인의 주요 사업으로는 카자흐스탄 티타늄슬래브 공장 착공, 파키스탄 TSML사 지분 인수, 인도네시아 제철소 착공, 베트남 냉연공장 준공, 중국의 아연도금강판(CGL) 공장 착공 등을 들 수 있다.

이 밖에도 포스코는 몽골에서는 석탄자원개발과 석탄가스화 및 코크스 제조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얀마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을 앞세워 가스전 개발에 힘쓰고 있다.

포스코는 1986년 미국 US스틸과 합작해 해외 생산기지인 UPI를 설립했다. UPI는 연산 140만 톤 규모의 냉연공장으로, 자동차용 냉연강판 등 고급제품을 현지에서 생산ㆍ공급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미주 지역의 자동차사를 겨냥해 멕시코에 45만 톤 규모의 아연도금강판 공장을 설립했다. 이에 앞서 포스코는 지난 5월에는 현지에서 자동차 강판 공급 요청이 지속적으로 늘자 50만 톤 규모의 제2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U&I' 축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자원 확보를 위해 'a벨트'로 부상하는 아프리카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모잠비크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3국과 콩고를 잇는 'a라인' 구축에 포스코는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올해 아프리카 남미 러시아 터키 등을 잇달아 방문해 자원 확보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지난 7월 케냐 탄자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직접 날아가 현지 고위 관계자들과 동부아프리카 진출 방안을 논의하고 주요 전략 자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2. 콜롬비아는 새 보고

정준양 회장은 지난 9월15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세라피노 이아코노 블루퍼시픽 회장, 알베르토 로사다 파날카 회장과 각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자원 개발과 철강사업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자원 개발 전문회사인 블루퍼시픽과 이르면 연내에 합작회사(JV)를 세워 철광석 석탄 등 광물자원을 공동 개발하고, 향후 이와 연관된 항만과 철도 등 인프라 사업에 대해서도 협력할 계획이다.

중남미 4대 경제대국인 콜롬비아에서는 현재 자원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원유 및 천연가스 수송용 대구경 강관 수요가 2010년 3만 톤에서 2015년 20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콜롬비아에는 대구경 강관사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산토스 대통령은 "콜롬비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세계적 철강회사인 포스코의 투자를 유치하게 돼 기쁘다"면서 "상호 공생할 수 있는 투자가 되도록 콜롬비아 정부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포스코와 협력을 반겼다.

'원가절감+품질개선'위기 돌파

●출범 3년맞은 정준양호

앞길은 말 그대로 가시밭길이었다. 갑작스러운 회장 교체로 다소 어색한 분위기, 포스코 역사상 최초로 감산(減産)이 단행되는 매우 어려운 여건이었다. 정준양(63) 제7대 회장은 2009년 2월27일 포스코의 수장에 올랐다.

포스코의 2008년 매출액은 30조6,424억원, 영업이익은 6조5,400억원이었다. 그러나 그해 말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에는 매출액이 26조9,450억원, 영업이익은 3조1,48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수장이 된 정 회장이었지만 취임사에서 "당면한 위기 극복에 주력하고 글로벌 성장을 가시화하면서 시장 지향 및 고객 중심의 경영을 하겠다"며 "국내외 기존 산업과 신규 산업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 철강뿐 아니라 환경 면에서도 글로벌 역량과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원가 절감, 품질 개선, 국외 진출, 사업 다각화 등으로 통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해 나갔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액은 32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5조500억원으로 2008년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선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얼마 전 사내 인터뷰에서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도전적인 자세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 남들이 꺼려하는 곳까지 과감하게 진출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