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당 쇄신책의 일환으로 중앙당사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5일 "중앙당사의 기능을 유지하되 직원 대부분을 국회 안으로 데려가 원내 정당화를 추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현재 중앙당사에 있는 총무국과 민원국은 서울시당이나 여의도연구소로 분산 배치했으면 한다"며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없애고 정치 비용을 절감하며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원내 정당화를 시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현재 서울 여의도에 있는 H빌딩의 7개층을 임대해 중앙당사로 사용하고 있으며 임대료, 관리비 등이 매달 1억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또 현역 국회의원에게 주로 집중돼온 주요 당직을 원외 인사나 민간 전문가에게 개방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고위 당직자는 "현역 의원은 의정활동에 바빠 당무에 전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효율적인 당 운영을 위해 각종 당직에 해당 분야 전문가, 원외 인사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 쇄신안에는 이외에도 ▲비례대표 의원 50%를 국민참여경선으로 선발 ▲정치 신인은 '슈퍼스타K'식 공개오디션을 통해 영입 ▲민간단체 등이 참여하는 '당ㆍ민(黨ㆍ民) 정책협의회'를 구성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한나라당은 오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 이러한 내용이 중심이 된 당 쇄신안을 보고, 논의한 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의 국회 처리를 전후해 개최되는 당 연찬회에서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확정할 계획이다.

△ 한나라당, '2040세대' 끌어안기 본격화

한편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10ㆍ26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한 '2040세대' 끌어안기 활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홍 대표가 젊은 층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타운미팅'에 착수한 데 이어 다른 당내 주요 당직자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하나 둘 동참하기 시작한 것.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인 정두언 의원은 최근 신촌 토즈비즈센터에서 '터놓고 말합시다'란 주제로 20∼30대 파워블로거와 트위터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가 5명과 제2회 넷심투어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이 왜 인터넷에서 인기가 없느냐'는 화두에 대해 "트위터를 아르바이트생이 대신 하는 느낌이다" "자기 할 말만 한다" "무상급식이나 반값 등록금 등 네이밍된 정책이 부족하다"는 등 많은 지적을 쏟아냈다.

△ 한나라당 이미지…"꼼수당"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육아분야의 파워블로거인 송민영씨는 "한나라당에 바라는 자세를 물었더니 이대로 바뀌지 말고 정권을 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정 의원은 이에 "이명박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미운 털이 박힌 것"이라면서 "이는 국민을 무시했기에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난번 어청수 청와대 경호처장 임명건도 마찬가지"라며 "인사 때문에 말썽이 많았고 재보선에서 깨지고 나서도 하는 인사가 그렇다"고 비판했다.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최고위원도 최근 홍익대 인근 식당에서 서울지역 대학 학생회 회장과 간부 20여명을 만나 한미FTA 비준과 등록금 부담 완화 등 현안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한미FTA 비준의 핵심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장학금 확대' 대신 명목 등록금을 낮추는 등 보다 과감한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을 주문했다.

또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는 "한 마디로 '꼼수'"라며 "합리적인 이야기를 해도 왠지 뒷말이 남아있을 것 같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제주 해군기지나 한미FTA 등 대부분 국책사업이 전 정권때 결정된 것인데 지금와서 민주당이 반대만 하는 것에 섭섭함을 느낀다"고 말했고,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금은 중간 단계로 소득분배를 해 보는 것이지만 마지막에는 일률적 인하로 귀결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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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준기자 joon@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