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위 “안철수硏 배정예산 삭감 아니었다” 속보이는 해명

안철수연구소의 국책사업 예산에 대해 전액삭감을 주장했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강용석 의원(무소속)과 재논의를 제안한 조성태 의원(민주당)간에 볼썽사나운 2라운드를 연출했다.

9일 오후 2시 지경위 전체회의장은 안철수연구소 국책사업 예산안을 놓고 시작 전부터 이들간에 한바탕 설전이 오갔다. 전날 예산심사 소위원회에서 안철수연구소 예산 전액삭감을 주장했던 강 의원과 재논의를 제안했던 조 의원은 고성을 주고 받았다.

지경위 전체회의는 이날 오후 2시 예정이었으나 소회의장에서 의견 조율을 위해 여야 의원들간에 비공개 회의를 가진 뒤 안철수연구소의 정부 출연예산 삭감 논란에 대해 일단 "안철수연구소에 배정된 예산을 삭감한 것이 아니었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지경위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예결산소위에서 넘어온 '소프트웨어ㆍ컴퓨팅산업 원천기술개발' 예산 중 14억원을 삭감한다고 의결했다.

강 의원은 의결 직후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의 '모바일 악성프로그램 탐지 및 방어 솔루션 개발사업 예산' 14억원 삭감에 의결해줘 감사하다"고 발언, 삭감된 예산이 안철수연구소에 배정된 정부 출연예산임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민주당 조경태 의원 등이 "마치 특정한 인물을 탄압하는 것처럼 비치면 안된다"고 재검토를 요구했고, 민주당 소속 김영환 지경위원장은 이 문제를 재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지경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전날 삭감된 예산이 안철수연구소 예산이 아니라 1,427억원이 배정된 '소트프웨어ㆍ컴퓨팅산업 원천기술개발' 사업 중 14억원이었다는 식으로 바로잡았다.

한나라당 간사인 김재경 의원은 "예산소위 속기록을 보면 원천기술개발 사업에서 14억원을 삭감한다는 취지는 명백하지만 안철수연구소인지는 불분명한 게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인 조경태 의원도 "안철수연구소 예산은 계속사업이기 때문에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여야 의원들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안철수연구소를 특정해서 삭감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선에서 이 문제를 정리하겠다"며 별도 의결없이 논란을 매듭지었다.

이 과정에서 조 의원과 강 의원은 막말이 오가는 험악한 풍경을 연출했다.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한 강 의원은 조 의원이 "하세요, 하세요"라고 말하자 "당신이 위원장이야? 조경태"라고 소리쳤고, 조 의원은 "젊은 친구가 싸XX가 없네"라고 받아쳤다.

조 의원은 "제가 부산에서 지방대 나왔지만 참 거시기하다"라며 하버드대 출신인 강 의원을 꼬집었고, 강 의원은 "어느 대학 나왔는데?"라고 고함을 질렀다.

조 의원은 "제가 입이 좀 거칠어서… 조심하세요"라고 하자 강 의원은 "누군 안 거친 줄 알아?"라고 말했다.

"아이고, 인간아. 그냥 집에 가"(조 의원), "너나 집에 가. 국회의원이 트위터에 쫄아 갖고 창피하지도 않아"라는 설전도 오갔다.

전체회의에 앞서 여야 의원들이 비공개로 의견을 조율하던 소회의실에서도 두 의원은 험악한 말을 주고받으며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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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준기자 jo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