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들보다 실속 경영 많아

*이화경 사장은 동양그룹 계열분리 이후 실적 변동, 연평균은 임원 선임 직전 회계연도 실적을 재직기간으로 나눈 비율
현대가(家)의 딸들은 조용했다. 여느 대기업 딸들처럼 경영일선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의 부인인 고(故) 이정화씨가 재작년에 타계하기 전까지는.

정 회장의 세 딸인 성이, 명이, 윤이씨는 최근 들어 베이커리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직은 성패를 논하기 이르지만 조짐은 나쁘지 않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재벌닷컴이 총수 자녀가 핵심 경영 임원으로 몸담고 있는 20개사의 매출을 비교한 결과를 내놓았다. 재벌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아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 10곳의 매출은 연평균 33%, 딸이 경영에 나선 회사 10곳의 매출은 18.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외형만 보면 아들이 딸보다 낫지만, 한 꺼풀 벗겨 보면 사정이 좀 달라진다. 딸이 경영을 맡고 있는 회사 10곳의 순이익은 연평균 41.9%가 증가한 반면, 아들이 경영에 참가한 회사 10곳의 순이익 증가율은 27.5%에 그쳤다.

순이익 증가율에서 이 같은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아들은 실적이 안정 궤도에 오른 제조업체 등을 운영하는 데 반해 딸은 유통, 광고 등 부가가치가 높고 비교적 유동성이 큰 분야에 몸담고 있기 때문이다.

총수 딸 중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사업수완이 단연 돋보인다. 이 사장이 임원 승진 이후 7년 동안 호텔신라의 매출은 연평균 40.6%, 순이익은 56.3% 증가했다.

이 사장의 동생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2005년 임원으로 승진했고, 이후 회사의 매출은 연평균 17.8%, 순이익은 31.7% 늘었다.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2005년부터 경영에 참여했고, 회사는 연평균 순이익이 25.3% 증가했다. 또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는 2007년 대표에 오른 뒤 적자를 흑자로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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