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마케팅 과열아직 주요 도시만 서비스 지방 이용자들 불만 속출업계 무리한 투자와 과당 경쟁에 비용 부담↑

"성급하게 사고 나서 후회했습니다. 아직 4세대(4G) 스마트폰을 사는 건 조금 이른 것 같네요." 경남지역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33)씨는 "4G 스마트폰의 문제는 항상 4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서울 지역이면 모르겠지만 지방 거주자는 내년 초에 상황 봐서 4G 가입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체들이 4G LTE(롱텀에볼루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국망이 구축되기도 전에 '성질 급한'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은 LTE 스마트폰을 사더라도 아직까지는 언제 어디서나 4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LTE는 3세대(3G) 이동통신에 비해 5~7배 빠른 새로운 서비스로 지난 7월부터 SK텔레콤ㆍLG유플러스가 서비스를 개시했다. 하지만 여전히 LTE 통신망이 구축 완료돼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은 서울·수도권과 몇몇 주요 도시 정도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전국 37개 시에서, SK텔레콤은 서울에서만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LTE를 이용할 수 있는 곳보다 그렇지 않은 곳이 대부분인 것이다. 특히 LTE 서비스 지역의 경우에도 실내나 지하 등은 '이용 불가'이기 일쑤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각각 올해 말ㆍ내년 4월에나 전국 80여개 시에 LTE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문제는 LTE 서비스가 안 되더라도 비싼 LTE 요금을 고스란히 물어야 한다는 점이다. 갤럭시S2 LTE, 옵티머스 LTE 등 지금까지 출시된 LTE 스마트폰은 LTE 서비스가 안 되는 지역에서는 자동으로 3G로 변환하게 돼 있다. 하지만 가입자가 대부분의 시간을 3G로만 LTE스마트폰을 쓰더라도 요금은 LTE 요금제만 적용된다. 이동통신사들의 LTE 요금제는 최저 4만2,000원으로 3만원대부터 고를 수 있었던 3G 스마트폰 정액요금제보다 훨씬 비싸다. 또 3G에서는 5만원대 이상 요금제에 가입하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지만 LTE요금제에선 5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하더라도 주어지는 데이터는 1.2기가바이트(GB) 정도에 불과하다.

LTE 광고에서처럼 영화 한 편 다운로드 받으면 한 달 이용량이 다 채워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LTE 서비스 지역이 아직 많지 않지만 이미 대리점에서는 LTE 가입자 유치를 위해 현금까지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TE서비스 초기에 이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이동통신 업계의 경쟁 과열 때문이다. 'LTE 1등'이라는 수식어를 달기 위해 무리하게 서비스를 개시하고 가입자 유치에 나서다 보니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이 생기고 이동통신사도 무리한 투자로 비용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위관계자는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LTE 도입을 서두르는 나라는 토종 통신장비업체가 있는 스웨덴 등밖에 없다"며 'LTE 이상과열'을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또 "3G에서 수익을 최대한 낸 다음에 LTE로 넘어가자는 것이 해외 이동통신사 대부분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경쟁은 결국 이동통신사의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가입자당 월 평균 통화량(MOU)등 수익은 줄고 있는데 LTE망 구축을 위해 투자 규모는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무리한 조기투자로 내년 이동통신사들의 상황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