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누가 출마할까다음달 예비후보 등록 앞서 윤곽 드러나박근혜 등 불출마 총선 진두지휘 예상문재인·유시민은 존재감 확보 위해 출마할듯

문성근
총선과 대선이라는 모멘텀이 자리하는 2012년은 한국사회의 전환점이 되는 해이다. 그 시발점은 내년 4월 11일 실시되는 제19대 총선이 될 전망이다.

정국은 벌써 연임을 노리는 현역 의원과 재기를 다짐하는 전직 의원들, 그리고 금배지에 도전하는 새로운 얼굴들의 물밑 경쟁으로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여기에 지난 10ㆍ26 재보선을 전후한 ‘안풍(안철수 바람)’쓰나미로 정계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충격적인 위기를 경험한 여권은 쇄신, ‘뭉쳐야 산다’를 새삼 확인한 야권은 통합을 화두로 삼고 활로를 모색 중이다. 따라서 내년 4월 총선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쟁이 예상된다.

오는 13일부터는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관심을 끄는 총선 후보들과 출마 지역의 면면을 살펴본다.

잠룡 출마 여부에 총선 기상도 흔들

대선주자들의 출마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그들의 출마에 따라 총선 지형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총선을 접고 대선에 올인하려는 주자와 일단 총선에 출마한 후 대선 참여를 관망하는 주자로 구분된다.

김두수
여권에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7월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래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가 지역구에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소리가 높아 그가 총선을 건너뛰고 대권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당선되더라도 몇달 뒤면 (대선 출마 때문에) 사실상 의원직을 그만둬야 하는 것도 출마의 변수다.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정몽준 전 대표(서울 동작을)와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은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전해진다.

야권에서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지만, 총선 한두 달 후 대선 후보 경선이 시작되는 만큼 불출마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대선에 뜻을 두고 있으니 일단 지역구인 전주 덕진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표 경선 당시 자신의 지역구(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를 떠나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은 서울 종로에 출마키로 하고, 이미 지역 다지기에 들어갔다.

김여진
부산ㆍ경남(PK)의 대표주자격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민주진보 세력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 지역에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참여당 대표 역시 확실한‘존재감’을 심어주기 위해 출마할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여부는 정가의 최고 관심사로일각에서 ‘강남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본인은 “불출마” 입장을 분명히 했다.

MB 측근들 대거 출마 준비

지난 10ㆍ26 서울시장 선거 직후 사의를 밝혔던 대통령실장은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임 실장의 이전 지역구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지난 4ㆍ27 보궐선거에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꺾고 당선된 분당을이다.

MB 정권의 ‘실세’로 통하던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대구 중ㆍ남구를 노리고 있고, 측근 참모인 대통령 사회특보는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부산 수영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준영
대통령 언론특보는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통하는 서울 강남권 출마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 강남권 출마를 희망하는 인사들이 워낙 많아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7선에 도전하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포항 남구ㆍ울릉군)과 관련해서는 무소속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부의장 측은 ‘당연히’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하겠지만 ‘세대 교체론’이 거세질 경우 한나라당 간판을 떼고 출마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밖에 정진석 전 정무수석(충남 공주 또는 서울), 대선 공신인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부산 영도),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부산 연제), 정문헌 전 통일비서관(강원 속초ㆍ고성ㆍ양양), 박정하 대변인(강원 원주), 이상휘 홍보기획비서관(포항 북구) 등 다른 ‘MB맨’들도 운동화 끈을 단단히 조이고 있다.

친노(親盧) 인사들 총선 채비

‘노무현 정신’계승을 내세우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친노 인사들도 총선 채비에 한창이다.

이동관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을에는 4.27 재보선 때 야권 단일후보로 거론되다 불출마한 김경수 전 비서(봉하재단 사무국장)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산에선 최인호 전 청와대 비서관과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가 사하갑, 서구에서 각각 뛰고 있고, 청와대 비서관 출신의 김인회 변호사도 고향인 부산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은 경남 양산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고,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서울 중랑과 동대문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영 전 의원은 고향인 강원 동해ㆍ삼척 출마로 재기에 나섰으며,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김종민 충남 정무부지사는 충남 논산∙계룡∙금산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백만 대변인(서울 도봉),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광주), 윤승용 전 청와대 대변인(용인 기흥),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경기 성남) 등도 총선 채비에 나섰다.

박영준
486 운동권 대표주자들도 도전장

지난 18대 총선에서 줄줄이 고배를 들었던 민주당의 간판 486(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생)들도 ‘복귀’를 다짐하고 있다.

1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인 고려대 84학번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서울 구로갑), 연세대 81학번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2기 전대협 의 고려대 오영식(서울 강북갑), 3기 전대협의 한양대 (서울 성동을) 전 의원 등은 일찌감치 출마 준비를 마쳤다.

18대 총선에서는 출마하지 않았던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은 부산 진갑으로 지역구를 옮길 태세고, 중앙대 학생회장 출신인 허동준 부대변인(서울 동작을), 유은혜(경기 고양 일산동) 전 수석부대변인 등도 도전장을 냈다.

시민사회단체 “제2의 박원순 기대”

임종석
무소속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했던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이후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제2의 박원순’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커졌다. 더구나 야권 통합이 그런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공천을 받을 경우 승산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김두관 경남지사의 동생인 씨는 수도권에서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씨는 야권통합기구인 ‘혁신과 통합’의 홍보위원장이자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 명령’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국민의 명령’을 이끌고 있는 대표 등도 주위에서 꾸준히 출마를 권유 받고 있다. 야권 통합에 참여하고 있는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조국 서울대 교수, 금태섭 변호사 등도 야권의 ‘통합 신당’ 공천장에 가깝다는 전언이다.

전현직 경찰, 금융권 인사도 출마 준비

내년 총선에 도전하는 전ㆍ현직 경찰관만 최소 10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2009년 경찰청장에 내정됐다가 ‘용산 사태’를 책임지고 물러났던 김석기 전 주(駐) 오사카 총영사는 경북 경주 출마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
경찰청장을 지냈던 코레일 사장, 윤재옥 전 경기지방경찰청장 등도 여의도 입성을 노린다. 특히 윤 전 청장은 지난달 23일 자서전 성격의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현오 현 경찰청장은 최근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총선 출마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금융계에서는 지난 7월 물러난 임주재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 강태혁 한국은행 감사의 출마설이 나온다. 임 전 사장은 한나라당 대구지역 공천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강 감사는 천안에서 자유선진당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임주재 전 사장의 후임으로 선임됐다가 2개월 만에 옷을 벗은 김경호 전 사장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1>

대를 이은 정치인은 누구

18대 의원 가운데 아버지의 대를 이은 정치인은 족히 10명은 된다. 여기에다 내년 총선에 뜻을 두고 있는 ‘예비주자’를 더하면 금배지에 도전하는 정치인 2세의 숫자만 2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임태희
김무성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부친은 참의원을 지낸 고 김용주 의원, 장인은 5선의 최치환 전 의원이다. 김 의원 부자는 정치인 중 최초로 교섭단체 원내대표(구 원내총무)를 지낸 진기록도 갖고 있다.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고 남평우 전 의원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지역구인 수원 팔달을 물려받은 남 의원은 4선의 중진의원이다.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아버지는 판사 출신의 유수호 전 의원이고,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아버지는 6선 경력을 자랑하는 고 정석모 전 의원이다. 충북지사 출신으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정우택 전 의원의 부친은 고 정운갑 전 의원이다.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의 아버지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야당을 이끌었던 고 이중재 전 의원이다. 같은 당 김태환 의원의 부친은 김동석 전 의원, 형은 고 김윤환 전 의원이다.

유일호 한나라당 의원은 민주한국당 총재를 역임한 고 유치송 전 의원, 장제원 의원은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 김성동 의원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이다. 같은 당 김세연 의원은 고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로, 18대 총선에서 최연소(36세) 당선기록을 세웠다.

유시민
민주당에서는 이종걸 의원이 대표적인 정치인 집안 출신으로 꼽힌다. 이 의원의 조부는 독립운동가인 우당 이회영 선생이고, 작은할아버지는 초대 부통령을 지낸 이시영 선생이다. 또 국민의 정부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이종찬 전 의원은 이 의원의 사촌 형이다.

김성곤 민주당 의원의 부친은 고 김상영 의원이고,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의 부친은 고 조병옥 박사다. 조 의원의 형인 고 조윤형 의원까지 더하면 조순형 가(家)도 이종걸 가 못지않은 정치인 집안이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현철씨는 아버지의 지역구였던 경남 거제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는 현철씨는 지난 6월 거제에 사무실을 열고 일찌감치 터 닦기에 나섰다.

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이자, 고 정일형 박사의 손자인 정호준 전 청와대 비서관,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인 김영호씨 등도 아버지의 대를 이어 금배지에 도전한다.

<관련기사 2>

문재인
연예인들 중에는 , 김제동 등에 주목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목 받는 단어 중 하나가 ‘폴리테이너’다. 폴리테이너는 정치인(Politician)과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로 1999년 미국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슐츠가 자신의 논문에서 사용한 이후 하나의 정치용어로 자리매김했다.

역대로 보면 탤런트 홍성우, 고(故) 최무룡 강부자, 고 이주일(정주일) 이순재 최불암(최영한) 정한용 신영균 최희준 강신성일 등이 연예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대표주자들이다. 18대 현역 의원 중에는 김을동, 최종원 등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천타천 이름이 거론되는 연예인으로는 국민의 명령 대표, 방송인 김미화 김제동, 배우 문소리 박상원 이덕화, 가수 김흥국 등이 있다.

최근 연예인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에 힘입은 결과다. 트위터리안 사이에서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은 한진중공업 시위에도 동참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현실 정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연예인은 아무래도 야권이 여권보다 우세하다. 이는 연예인에게 관심이 많은 젊은층이 대체로 진보 성향에 가깝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제동 권해효 명계남 윤도현 강산에 등은 친노 그룹으로 분류되고, 영화감독 박찬욱 봉준호 장항준 임순례 변영주 등과 문소리 이두일 등은 진보신당 당적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 방은미 권병길은 민주노동당원이다.

친여 성향의 연예인으로는 현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유인촌 대통령문화특별보좌관을 비롯해 배우 이덕화 박상원 최수종 이종원 서인석 전원주, 가수 김흥국 등이다.

박상원은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투표를 독려하는 1인 시위를 벌였고, 이덕화 최수종 이종원 등은 2007년 17대 대선 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