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지율 회복' 큰그림 그린다

박근혜 전 대표가 11월 23일 대전대학교를 찾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 마음 속의 사진'이라는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현구도로 계속 가면 '안철수 극복' 어려워
타후보가 구상 못 할 '박근혜의 길' 구체화
대북관계 전기 마련해 보수 색깔 탈피 노력
'세대·이념' 약점 극복 대세론 부활 노려

1일 개국한 종합편성채널의 '간판'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였다. 종편들은 이날 일제히 박 전 대표 인터뷰를 저녁 황금시간대에 내보냈다. 10‧26 재보선으로 확인된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와 내년 총선및 대선의 중심에 박 전 대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집중 조명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의 현재, 나아가 미래는 불투명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2년 가까이 지속돼온 '박근혜 대세론'이 느닷없는 '안풍(安風, 안철수 바람)'에 크게 훼손된 데다 점차 안풍에 밀리고 있다.

MBN이 종편 개국을 맞아 한국갤럽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47.3%, 박 전 대표는 44.0%로 안 원장이 3.3%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1월 말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안철수 양자 대결구도의 경우 안 원장이 52.5%으로, 37.4%의 지지율을 차지한 박 전 대표를 15% 포인트 이상 크게 앞섰다.

작년 12월 27일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 총회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표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10‧26 재보선을 전후해 등장한 '안풍'은 이제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분명한 '실체'를 지니고 점점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 까닭인지 최근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변화'가 자주 목격된다. '소통'과 '정책'이라는 깃발을 들고 당 안팎 정치인은 물론,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특강 정치와 정책 세미나가 대표적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1월 21일 서울 인덕대 방문에 이어 23일엔 대전 한남대에서 대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으며 오후에는 대전대에서 '내 마음속의 사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박 전 대표가 대전을 방문해 특강을 한 것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목원대 특강 이후 4년여 만으로, 10‧26 재보선 과정에서 드러난 젊은 층과 한나라당 간의 '단절'을 회복하기 위한 취지로 읽힌다.

박 전 대표의 잇따른 대학가 방문, 특강은 대권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데 그 반응은 엇갈린다. 박 전 대표의 신비주의, 권위주의적 이미지가 많이 희석됐다는 평이 있는 반면, 안 원장의 '청춘 콘서트'와 비교돼 신선함과 효과 면에서 별반 얻을 게 없다는 견해도 있다. 무엇보다 '안철수 따라하기'로는 현재의 지지율 격차를 넘어 '박근혜 대세론(우세론)'을 부활시키기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2002년 5월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박근혜 전 대표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안풍' 맞설 대권전략 필요

'복지'를 화두로 한 정책 세미나 역시 선제적이고, 다른 주자들의 복지론과 차별화된 점은 평가할 만하나 국민 정서에 구체적으로 와 닿지 않는, 말 그대로 구호성 정책으로 들린다는 지적이 있다.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여권의 대선 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거센 안풍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전향적인 대권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원로 자문그룹을 중심으로 획기적인 전략이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희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박정희 사람들'과 박 대통령을 숭모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해 전혀 새로운 국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

'K(Korea 이니셜)프로젝트'로 알려진 이 국가 플랜은 남북한을 아우르며 통일을 전제한 방대한 '통일한국'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는 게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 전 대표의 대권 전략도 그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봐야 한다.

대선과 관련한 프로그램의 핵심 전략은 우리 선거의 3대 변수인 지역 ‧ 세대 ‧ 이념을 유리하게 형성하고, 다른 대선 주자들과 구별되는 '박근혜의 길'을 가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변수 중 유리한 건 지역 뿐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핵심 관계자는 "정국 흐름을 볼 때 선거 3대 변수 중 박 전대표에게 유리한 것은 '지역' 뿐이고, '세대'와 '이념'은 불리한데 내년 대선에선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그러한 경향을 분명히 보여주었다"며 "이 구도가 바뀌지 않으면 박 전 대표가 대선에서 많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전 대표가 10‧26 재보선에서 영남‧충청‧강원 지역에서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했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계를 보인 것은 '세대'와 '이념'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며, 이것은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030 세대는 물론, 선거의 향방을 가르는 40대까지 '진보' 쪽에 서면서 박원순 후보가 승리한 것과 같은 현상이 대선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경제복지 현실화땐 젊은층 흡수

그는 "유권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0~40대가 압도적으로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것은 '진보'라는 이념보다 취업, 전세란, 실직 등 경제적 불만에서 비롯된 '반MB' 성향 때문"이라며 '세대'의 동향을 주시할 것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이 부분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박 전대표에게는 돌파구가 없을까? 전략가들은 박 전 대표의 '생애 주기별' 복지정책을 잘 다듬어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애 주기별 복지정책은 '경제 복지'가 중심을 이루고 있어 이것이 제대로 알려지고 현실화 된다면 2040 세대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또 'K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한 북한전문가는 "북한이라는 변수가 박 전 대표에게 불리한 '세대'와 '이념' 부분을 상쇄할 수 있고, 나아가 국가 지도자의 면모도 보여줄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념과 관련, 박 전 대표가 북한과의 교류를 통해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다면 2040세대에게 '꼴통 보수'로 비쳐지는 한나라당 이미지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명박 정부 내내 경색된 남북관계가 당 이미지를 악화시킨 경향이 있는데, 박 전 대표가 이를 잘 풀어낼 경우 이념의 불리한 부분을 털어내는 것은 물론, 지도자의 리더십까지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핵심 대선 전략인 '박근혜의 길'은 여타 대선 주자와 차별되는 박 전 대표만이 할 수 있는 대권 행보다. 앞서 언급한 남북관계 개선이 대표적인 예로, 박 전 대표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대선주자다. 박 전 대표는 2002년 5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국군포로 송환,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댐 사업 등의 의제를 논의했고, 김정일 위원장도 우호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내년 6월로 예정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내년 5월에 취임하는 러시아 새 대통령이 9월의 블라디보스토크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박 전 대표와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해 자연스런 만남을 갖게 한다는 그럴듯한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복지대상 北까지 확대 차별화

두 사람이 만나든 만나지 못하든, 박 전 대표의 노력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 및 교류‧ 경협이 활성화됨으로써 우리 경제에 고용이 늘고 중소기업이 육성되는 등 실질적인 기여로 이어진다면 박 전 대표는 '세대'와 '이념'에서 상당한 우군을 확보할 수 있다.

박 전대표가 지난해 말부터 강조하고 있는 '복지' 정책의 수혜 대상을 북한 주민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다른 대선주자들과 확연히 차별된다. 이는 야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원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경남지사 등과도 극명하게 비교되는 부분이다.

박 전 대표는 당 쇄신과 대권 행보라는 두 개의 현실적인 바퀴를 굴리며 '박근혜의 길'을 개척해 가야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 도중에 북한이라는 지극히 유동적인 변수와 날로 거세지는 '안풍'과도 잘 겨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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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