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회장+삼성그룹 거액 기부사용처 아직 못 정해사회복지·양극화 해소 등 큰 틀서 활용방안 검토안철수 기부서 촉발… 대기업 회장들까지 열풍

이제는 삼성그룹 차례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8월 말 5000억원 사재 출연 계획 발표에 이은 최근의 장학금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의 사재 출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사재 출연을 약속한 바 있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그림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지난달 초 청와대와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최근 획기적인 사재 출연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의 사재 8,000억~1조원과 그룹 계열사들이 갹출하는 약 1조원을 더해 총 2조원 가량을 사회에 기부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실제 2조원의 기부가 실현된다면 금액 면에서 단연 역대 최고다. 2006년 이건희 회장 가족이 8,000억원(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의 기존자산 4,500억원+이 회장과 이재용 사장의 삼성전자 주식 1,300억원+고 이윤형씨의 유산인 계열사 주식 2,200억원)을 기부한 적이 있고,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사재 5,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으나 사재와 계열사 갹출을 더해 총액 2조원 규모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삼성측 고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사재 출연 방침은 정해져 있지만 시기, 규모, 사용처, 운용방법 등 세부 사항은 아직까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기는 연내, 사용처 미정

삼성이'통 큰' 기부를 하겠다는 큰 원칙은 정했으나 정확한 출연 시기는 결정되지 않은 듯하다. 연말 또는 연초 얘기가 있지만 연말은 넘기지 않을 거라는 게 삼성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용처와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으나 큰 틀의 윤곽은 잡혀 있다고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차 정몽구 재단'(전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에 기부금으로 출연,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미래 인재 육성에 기여하는 데 중점을 둔 반면, 삼성그룹은 학생 등 특정 계층에 국한하지 않고 보다 큰 틀에서 2조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복지 확대,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기금이 운영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건희 ○○재단' 이름 검토

삼성그룹은 재단의 명칭에 대해서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에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현 삼성꿈장학재단)'이 있기는 하지만 보다 큰 틀 안에서 기금을 운용하려면 새로운 형태의 재단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건희 회장의 이름을 딴 '이건희 ○○재단'과 삼성그룹의 명칭을 살리는 '삼성○○재단' 등이 '후보'로 검토된다. 이 회장은 여느 사회 유력인사들과 달리 별도의 아호(雅號)가 없다.

삼성 관계자는 "재단의 이름이야 어떻게 정해지든, 단순한 장학재단을 넘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사재 출연은 지난 8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현대중공업(2,500억원)과 범 현대가(家) 인사들의 출연금을 더한 5,000억원 사회 기부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5,000억원 사재 출연에 이은 기업 기부문화의 '방점'이라 할만하다.

사실 삼성의 기부 문화는 반세기 전부터 시작됐다.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은 1965년 삼성문화재단을 설립하고 10억원 상당의 기금을 출연했다. 고 이 회장은 1971년에 추가로 50억원을 출연한 데 이어 1982년에는 공익재단과 호암미술관을 건립하는 등 생전에 문화 및 복지사업에 힘썼다.

LG·SK도 조만간 동참

삼성 현대의 '통 큰' 기부로 인해 이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LG그룹과 SK그룹 등 타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LG그룹은 사회적 공헌을 '책무'로 여기는 게 그룹 분위기고, SK그룹도 '사회적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비자금 폭로' 때 차명재산 환원키로
● 삼성 '통큰 기부' 뒷얘기

이건희 회장은 2008년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 때 차명재산은 세금 납부와 사회 기부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검찰 조사 결과 486명 1,199개 계좌에 나뉘어 관리되던 비자금 규모는 주식과 현금을 더해 4조5,37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얼마 전까지도 구체적인 사회 기부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고심하다 최근에야 사재 출연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관련 비자금 4조5,373억원을 둘러싼 소송이 그러한 배경이 되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즉, 이건희 회장의 남매들 중 일부가 "'삼성특검'당시 실명 전환된 재산(4조5,373억원)은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인 만큼 형제들에게 균등하게 분배돼야 한다"며 특검 당시 판사였던 민모 변호사를 선임해 이 회장 및 삼성그룹을 상대로 유산상속 소송 준비에 착수함에 따라 이에 대처하느라 사재 출연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측은 "처음 듣는 얘기"라면서 "소송과 관련한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선 근거 없는 소문이거나 소송 이전에 '화해'를 통해 목적한 바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견해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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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