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이어 딸들이 적극적인 경영 참여

정성이 고문
삼성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벌인 현대와 LG. 삼성가(家)가 딸들의 경영 참여를 장려하는 데 반해 현대가와 LG가는 '조용한' 내조 쪽에 무게를 뒀다.

삼성가의 딸들 중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41)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38) 제일모직ㆍ제일기획 부사장 등이 경영 일선에서 '전투'를 지휘하고 있다.

반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 고 변중석(2007년 작고) 여사,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부인 고 이정화(2009년 작고) 여사 등은 내조에 충실했다. LG의 가풍도 현대와 비슷했다. 여성들은 내조, 육아 등 '전통적인' 역할이 우선시됐다.

그런 현대가와 LG가에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이제는 딸들이라고 해서 경영 참여에 제한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살리는 분야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49) 이노션 고문은 얼마 전 베이커리 카페를 잇달아 여는 등 경영자로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LG가에서는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녀인 구은정(50) 태은물류 대표,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녀인 구혜원(52) 푸른그룹 회장,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셋째딸인 구지은(43) 아워홈 전무가 경영 일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조현아 전무
정성이, 제과업계 출사표

은 이노션의 지분 40%를 갖고 있지만 경영 일선에는 거의 나서지 않았다. 이노션은 업계 1위인 제일기획(2조9,199억원)에 이어 2위(2조6,985억원ㆍ이상 2010년 매출액)를 달리고 있으나, 정 고문은 말 그대로 후방 지원에만 충실했다.

정 고문은 그러나 올해 들어 베이커리 카페인 '오젠'을 제주 '해비치호텔앤리조트'와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사옥에 잇달아 열면서 전면으로 부각됐다. 정 고문은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인 '해비치호텔앤리조트'의 전무이기도 하다.

정 고문이 뛰어든 제과업계에는 이미 삼성 신세계 롯데가의 딸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빵과 커피 등을 파는 '아티제'를, 이명희 회장의 딸인 정유경(39) 신세계 부사장은 베이커리 업체인 '달로와요', '베키아 에 누보'를, 신영자 롯데 면세점 사장의 차녀인 장선윤(40) 블리스 사장은 프랑스 베이커리 업체인 '포숑'을 운영하고 있다.

구은정, 전문경영과정 수강

조현민 상무보
구은정 대표가 이끄는 태은물류는 창고 보관업을 중심으로 한 물류대행 서비스 업체다. 이 회사의 최대 지분은 구 대표가 갖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 9월부터는 세계경영연구원(IGM)에서 'YES(Young Entrepreneur Society)' 과정을 수강하는 등 전문경영인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다.

구혜원 푸른그룹 회장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과 비슷한 케이스다. 구 회장은 1999년 남편인 주진규 회장이 타계한 뒤 바통을 이어받았으며, 이후 회사를 무난하게 이끌고 있다.

구지은 아워홈 전무는 서울대 경영학과, 삼성인력개발원, 왓슨와이트코리아 컨설턴트를 거친 재원이다.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아 온 구 전무는 단순히 재벌가의 딸이라기보다 전문경영인이라는 평이 더 어울린다.

이 밖에도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맏딸인 구진희씨는 미술전시기획회사인 채원컨설팅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구 대표는 호텔 직원으로 첫걸음을 뗐지만 이후 미술계로 방향을 틀었다.

모 기업 관계자는 "삼성에 비해 현대나 LG는 딸들의 경영 참여가 엄격하게 제한되는 편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아들이든 딸이든 능력만 되면 경영에 참여하는 게 보편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삼성그룹의 경우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를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경영능력 면에서는 이부진 사장이나 이서현 부사장도 이재용 사장 못지않다는 평가가 많다"고 귀띔했다.

한진家 딸도 '사업수완'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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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정기인사가 마무리돼 가는 요즘, 재계의 관심은 한진가에 쏠리고 있다. 한진가의 정기인사는 이달 말로 예정돼 있고, 그 중심에는 조양호 그룹 회장의 1남2녀 중 장녀인 조현아(37) 대한항공 전무 겸 칼네트워크 대표와 차녀인 조현민(28)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보가 있다.

1999년에 입사한 조 전무는 최근 들어 그룹의 호텔 관련 사업은 거의 도맡다시피 하는 등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조 전무는 대한항공과 인천시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요트장 건설 사업, 경복궁 옆 '7성 호텔' 건립 등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연말 인사에서 조 전무가 보다 큰 역할을 맡게 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의 동생인 도 2년 연속 승진 쪽에 무게가 실린다. 조 상무는 2005년 LG 애드(현 HS 애드)에서 광고업무를 배우기 시작했고, 2007년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과장으로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상무보로 승진한 조 상무는 현재 대한항공의 광고와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조 상무는 지난달 열린 '2011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대상을 비롯해 총 5개 부문 9개 상을 휩쓸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한민국 광고대상'은 국내 신문 방송 온라인 등 모든 대체를 대상으로 매년 900편이 넘는 작품들의 순위를 가리는 최고 권위의 시상식이다.

대한항공의 '야심작'인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 방식의 광고는 조 상무의 작품이다. 미국편인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중국편인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 등은 큰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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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