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연 매출 3조467억원, 영업이익 2,149억원, 영업이익률 7.1%의 확실한 수익창출원이 될 인수에 대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현재 인수 주체로 회자되는 유통업계의 강자들은 2조5,000억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 선종구 전 회장 퇴출 이후 감소될 영업력 유지 불안 등의 위험요소 때문에 입맛만 다시고 있는 상태다. 큰 위험부담에도 불구, 인수에 집중하고 있는 신 회장에 대해 재계에서는 올해 출범한 '신동빈의 롯데'를 확고히 하기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고 있다.

M&A 올인에 나선 의 의도는?

인수자금 부담, 영업력 유지 불투명 등의 위험요소에도 불구하고 재계에서는 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신 회장이 그동안 보인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2004년 정책본부 창설과 동시에 본부장을 맡은 이후 다수의 M&A를 주도해온 신 회장은 내수를 중시했던 신격호 총괄회장과는 달리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롯데그룹을 키워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시작으로 GS리테일 백화점/마트 부문, 파스퇴르 유업 등 10건에 달하는 M&A를 진행하면서도 61조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 회장의 M&A 사랑은 지난 10월 그룹 정책본부 임원들과 가진 회의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신 회장은 "경기가 안 좋을 때가 오히려 기회"라며 "싼값에 매물로 나온 우량기업들에 대한 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M&A 올인' 전략에 대해 신 회장이 롯데그룹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사실상 그룹의 일에서 손을 뗀 2000년대 중반 이후 은 돌다리도 두드려본다는 보수 경영의 대명사로 꼽히던 롯데그룹을 글로벌•M&A 선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타 그룹의 추종을 불허하는 현금동원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굳이 신 총괄회장이 꺼리던 기업공개, 외부자금 차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신동빈의 롯데'를 만들기 위함이었다고 해석된다.

하이마트
회장취임 첫해인 올해, 신 회장으로서는 화룡점정이 필요한 때다. 21년간 아버지 뒤에서 경영수업을 해왔던 신 회장은 올해 2월 회장으로 승진하며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섰다. 정책본부장에 취임한 이후 그룹의 경영전략을 짜오긴 했지만 '은둔형 경영인'이라 불릴 정도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던 신 회장이었던 만큼 롯데그룹의 분위기를 확 바꿀 대대적인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소 위험부담이 있더라도 향후 그룹의 확실한 수익원이 될 수 있는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 생각되는 이유다.

형제분란, 롯데의 가족력 될까?

일각에서는 이 이번 인수 등 M&A에 올인하는 이유로 자신의 경영권 수성을 들고 있다. 실질적인 오너로 공표됐음에도 신 회장을 보는 그룹 내외의 눈에는 아직도 불안이 가득하다. 재계의 골치병인 '형제의 난'이 롯데그룹의 가족력이 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자신까지 포함해 총 10명이나 되는 형제가 있다.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신 총괄회장은 지난 1996년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 37만평을 놓고 법정 다툼까지 벌인 바 있다. 서로 양보하며 싸움을 마쳤지만 신 총괄회장은 당시 부회장이었던 신준호 회장의 직위를 롯데햄•우유 사업에만 제한하며 논란을 빚었다. 결국 롯데우유만을 안고 그룹을 떠난 신준호 회장은 2008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이 밖에도 신 총괄회장은 신춘호 농심 회장과 라면사업을 놓고 싸우기도 하고 2007년에는 막내 여동생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의 남편인 김기병 롯데관광 회장과도 갈등을 빚는 등 형제 분란을 여러 차례 일으켰다.

자녀들에게는 자신과 다른 길을 걷게 하고 싶어서였을까? 신 총괄회장은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에 대한 승계구도를 비교적 확실히 했다. 한국 롯데는 에게 일본 롯데는 신동주 부회장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정리한 것이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석연찮은 지배구조로 인해 여전히 분란의 소지를 남아 있다. 수많은 계열사(상장사 8개)를 보유한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와 신 총괄회장 일가가 서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복잡한 지분구조를 지니고 있다. 롯데쇼핑 (신동빈 14.59%, 신동주 14.58%), 롯데제과(신동빈 4.88%, 신동주 3.48%) 등 상장사들에 대한 지분은 형제의 비율이 비슷하거나 이 조금 앞서는 정도다.

문제는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가 신동주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일본롯데홀딩스라는 점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9.58%), 롯데칠성음료(5.83%), 롯데제과(3.21%), 롯데삼강(8.60%), 호남석유화학(13.64%) 등 계열사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 순환출자의 고리역할을 하고 있다. 과 신동주 부회장의 계열사 주식보유 수준이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호텔롯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신동주 부회장이 여차하면 롯데그룹의 주요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경영권은 에게 있지만 소유권은 신동주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셈이다.

신동주 부회장에게 남겨진 일본 롯데그룹의 규모가 의 한국 롯데그룹에 비해 1/10 수준인 것도 '형제의 난'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한-일 모두 정서적으로 장자승계가 보편화된 만큼 형보다 열 배 이상의 회사를 받아든 동생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이 올해 2월 취임한 체제로 굳어지고 있다고 믿는 이들조차 실질적인 소유권을 지니고 있는 신동주 부회장의 존재를 간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염려한 이 자신 또한 일본 롯데그룹에 대한 지분권을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일본 롯데그룹의 경우 누구 소유인지 알기 어려운 투자전문회사를 여러 개 만들어 출자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까닭에 그 주장의 진위마저 모호하다.

인수로 '형제의 난' 불씨 제거 노력

신격호 총괄회장은 얼마 전 가족들끼리 조촐한 구순잔치를 했다. 가까이서 그를 지켜본 이들에 의하면 신 총괄회장은 아직까지 정정한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사후 '형제의 난'이 벌어질 가능성이 남아 있는 이상 신 회장으로서는 신 총괄회장이 살아 있을 때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만 하는 상황이다.

취임 첫해 신 회장은 역대 최대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모든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을 거둔 롯데그룹이 지난해에 비해 19% 성장한 73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이 올해 말 화룡점정으로 택한 인수를 성공적으로 완수, 자신의 경영권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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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