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당권은 총선 공천권 넘어 대권 후보 결정에까지 영향

한명숙
파워게임이 시작됐다.

오랜 산고(産苦) 끝에 합당(약칭 민주당)을 결의한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이 내달 15일 당대표를 포함한 선출직 지도부(6명)를 구성하기로 지난 15일 합의했다. 선출직 지도부가 뽑히고 나면 지명직 3명(노동, 여성, 지역)과 당연직 2명이 추가로 구성된다.

지도부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은 '대의원 30%, 당원과 시민 70%'로 이뤄진다. 대의원 선거인단은 양당 대의원을 동수로 꾸리되, 민주당의 당비당원 12만 명은 별도의 절차 없이 자동으로 선거인단에 포함된다. 시민 선거인단 신청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가능하며, 투표는 1인 2표제가 원칙이다. 투표는 휴대전화와 현장투표로 이뤄진다.

이에 앞선 예비 경선은 1인 3표제를 원칙으로 하고, 오는 26일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9명의 본선 진출 후보를 가린다. 중앙위원 구성 비율은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이 6대4 비율로 배정한다. 9명의 본선 진출 후보는 20일 동안 TV토론, 전국 순회 연설 등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총 20여명 당권 경쟁

박지원
통합신당의 당권은 단순히 당의 수장이 아니다. 내년 총선에서 범야권의 공천권 행사와 직결된다. 링 밖에 머물고 있는 '안철수 변수'가 있긴 하지만 당권을 쥐는 쪽은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당권 경쟁에 나선 정파(政派)들이 결코 물러서거나 양보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권 경쟁에 나선 후보는 민주당 측에서 15명 안팎, 시민통합당에서 4, 5명 등 총 20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판세는 (67) 상임고문, (69) 전 원내대표가 2강을 형성하는 가운데 '486 단일후보'로 결정된 이인영(47) 민주당 최고위원, 손학규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부겸(53) 의원, 정동영 최고위원과 가까운 이종걸(54) 의원, 호남을 대표하는 박주선(62) 최고위원과 이강래(58) 의원, 시민통합당에 참여한 (58) 국민의 명령 대표 등이 상위 랭킹을 노린다.

이 밖에 우제창(48) 의원, 정대철(67) 상임고문, 김태랑(68) 전 국회 사무총장, 정균환(68) 전 의원, 김기식(45)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도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또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총장도 주위에서 출마를 권유 받고 있다.

변수는 러닝메이트

주자들간의 기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물론이고 친노 그룹, 시민단체 등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상임고문의 캠프에는 벌써부터 선거를 돕겠다는 지원자들이 줄을 잇는다. 한 상임고문은 조만간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문성근
오랫동안 당권을 준비하면서 '대세론'을 이끌어냈던 전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다소 힘을 잃었다. 그러나 워낙 조직력이 탄탄한데다 구 민주계와 호남을 대표한다는 상징성이 강한 만큼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같다.

본선은 1인 2표제로 실시되기 때문에 '강자'와 손을 잡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른바 러닝메이트(Running Mateㆍ동반 출마자)는 과거 당권 경쟁에서도 큰 변수가 되곤 했다.

대구 출신인 김부겸 의원은 영남에서 강점을 보이는 반면 호남에서는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하다. 전남 출신인 박주선과 전북 출신의 이강래 의원은 영남 기반이 미약하다. 후보들은 상황에 따라 '절장보단(ㆍ장점으로 단점을 보완)'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486(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의 지지 속에 신구(新舊) 교체를 외치고 있다. 486이 이제는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나서야 한다는 게 이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해 지도부 경선에서는 독자노선을 걷고도 4위를 차지했다.

잠룡들의 대리전

통합신당(약칭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당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정세균 전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경남지사 등이 잠재적 대선후보로 분류된다.

이들 잠룡들은 이번 당권 경쟁에서 어떤 형태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당권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그렇다. 잠룡들의 대리인 또는 복심(腹心)이라 할 후보들이 하나같이 출사표를 준비하고 있다. 당권 경쟁은 잠룡들의 대리전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다.

김부겸 의원은 손 대표의 측근 중 측근이다. 김 의원은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손 대표의 좌장 역할을 하는 등 줄곧 손 대표와 호흡을 함께하고 있다.

이종걸 의원은 정동영계로 분류된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이 의원은 정동영계이긴 하지만 당내 다른 계파들과도 교분이 두터운 편이다.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전 대표는 친노 그룹과 교감을 많이 나누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친노 그룹 쪽에서는 상임고문, 국민의 명령 대표 등이 출마 채비에 들어갔다.

문재인 이사장과 김두관 지사도 친노 그룹을 대표하는 인사다. '당연히' 한 상임고문이나 문 대표 쪽으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권 가도로 가는 셈법이 워낙 복잡한 만큼 계산이 단순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또 상황에 따라 문 이사장과 김 지사의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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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