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 '포스트 이학수' 재계 관심 집중'2인자' 경쟁구도 "이건희 회장 노림수" 분석김인주, 재무통 입지 구축 김순택, 창업주 신임 두터워 장충기, 기획능력 강점

이학수
지난 7일 단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53) 사장에게 쏠렸다. 지난해 (64) 삼성물산 고문과 함께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 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선물 사장으로 컴백했다. 반면 이 고문은 올해를 끝으로 삼성에서 완전히 떠난다.

삼성의 넘버 1,2,3 중 이건희 회장이 작년 3월 복귀하고, 이번에 사장이 재기함에 따라 '2인자'인 고문만 퇴진한 셈이 됐다.

사장의 복귀가 주목받는 것은 '포스트 ' 역할론 때문이다.삼성이 수차례 인사를 통해 이재용 체제의 기틀을 마련한 상황에서 사장의 재등장은 새로운 2인자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삼성의 컨트롤타워는 미래전략실장인 (62)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차장인 (57) 사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장은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구조조정본부에서 본부장에 이은 2인자였다.

부회장과 사장이 이재용 체제의 기반을 다지는 전위대라면, 사장은 이재용 체제의 인큐베이팅 작업에 깊숙이 개입했다. 세 사람 모두 이건희 회장은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신임을 받아왔다.

김인주
그래서 '포스트 '자리에는 부회장, 사장과 함께 사장이 가장 근접해 있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림자 ''

사장은 구조조정본부에 몸담았을 때 고문에 이어 재무팀 2인자로 군림했던 '재무통'이다. 이재용 사장과도 불과분의 관계다.

김 사장은 이 사장이 e삼성을 설립할 때도 일정 부분 '역할'을 했고, 편법 승계 논란 속에서도 에버랜드의 전환사채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이 사장에게 배정함으로써 경영권 승계의 길을 마련했다.

삼성은 지난 12일 에버랜드 지분 17%(7,739억원)를 KCC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금융산업의 구조 재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에버랜드 지분 25.6%를 내년 4월까지 팔아야 했다. 매각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에버랜드 최대주주(25.1%)가, 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가 됐다.

김순택
삼성선물 사장에 오르기 전 김 사장은 삼성카드 고문이었다. 삼성은 에버랜드 지분 매각으로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던 순환형 지배 구조를 해소했다. 삼성카드 고문이었던 김 사장이 에버랜드 지분을 KCC에 매각하는 데 큰 힘을 발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은 김 사장의 복귀에 대해 "순수하게 실용적인 접근에서 이뤄진 인사"라며 "김 사장만한 재무 전문가를 찾기 쉽지 않아 기회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선물은 삼성증권의 자회사로, 인사권도 삼성증권에 있는 '소규모' 회사다. 그럼에도 김 사장은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사장의 입지가 예사롭지 않다는 견해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대안 ''

2008년 이건희 회장의 퇴임과 함께 - 라인도 사퇴하자 삼성그룹은 대안 찾기에 나섰다. 회장까지 물러난 상황에서 그룹 경영 실무를 총괄할 적임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장충기
이때 떠오른 인물이 당시 삼성 SDI 사장이다. 현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은 물론이고, 이건희 회장의 신임도 무척 두텁다. 삼성 SDI 재직 시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사장을 맡았던 게 좋은 예다.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설립될 때 초대 실장을 맡으며 이재용 사장의 후계 구도 안착의 실무 총괄을 맡고 있다.

미래전략실은 '-' 투 톱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 체제와 외형은 비슷하다. 다만, 김 부회장과 장 사장이 고문, 사장과 달리 비(非) 재무라인 출신이라는 것은 차이점이다.

또 미래전략실의 역할이 친정 체제에 나선 이 회장을 보좌하고 후계 작업을 연착륙시키는 것으로 제한되고 있다는 점도 과거 구조조정본부와는 다르다. 관리능력이 탁월한 김 부회장에게 힘이 실릴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고향후배 ''

사장은 기업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로 컨트롤타워가 바뀌는 과정에서 줄곧 기획업무를 맡았다. 그룹 내에서 장 사장은 '기획통'으로 불린다.

1999년 삼성자동차가 퇴출될 때 장 사장은 위기를 맞았다. 지승림 구조조정본부 기획팀장이 사직서를 내야 했고, 기획팀은 분해됐다. 그룹의 실권은 자연스레 재무팀으로 이양됐고, 당시 기획팀 이사였던 장 사장도 코너에 몰렸다. 하지만 장 사장은 되레 상무로 승진했다. "의 고향 후배(밀양) 덕을 봤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후 장 사장은 성공가도를 달렸다. 온갖 시련 속에서도 장 사장은 그룹 기획팀장을 맡았다. 2008년 전략기획실이 해체됐을 때 잠시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미래전략실 신설과 함께 삼성브랜드관리위원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리고 지난 9월 20일 미래전략실 차장에 임명되며 '포스트 ' 후보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장 차장의 중용은 경영권 승계 같은 전략기획 업무의 비중이 커졌음을 방증한다.

세 사람이 전면 부각된 것은 자연스러운 경쟁과 견제를 통해 시너지효를 극대화하려는 이건희 회장의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있다. 가령 부회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한편으론 사장을 통해 견제하는 식이다. 사장을 끌어올린 것은 좀 더 합리적인 경쟁 구도를 꾀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결국 '포스트 이건희' 체제의 새로운 2인자는'이심(李心ㆍ이건희 회장의 의중)'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장의 재등장은 '이심'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삼성 내 또 하나의 실세 최지성

삼성그룹 인사 중 -- 말고 주목해야 할 인물이 한 명 더 있다. 지난 7일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최지성(60)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최 부회장은 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때 경제인 수행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건희 회장의 신망이 두터운 최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대내외적 간판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최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가정교사'로 통한다. 최 부회장은 1981년부터 4년간 회장비서실 기획팀 근무를 통해 오너 일가를 보좌한 경험이 있다.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사장으로 경영권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최 부회장은 조타수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간판인 최 부회장은 인사가 단행되기 전부터 승진할 것으로 예상됐고, 마침내 부회장 '명찰'을 달았다. 최 부회장에 대한 이건희 회장의 '믿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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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