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출중심의 국내 기업들이 2012년 심각한 수익성 위기에 직면할 전망이다.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찬 2012년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지만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내외 경제동향은 그마저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올해는 세계경제가 주요 국가의 재정위기라는 새로운 위기국면에 들어선 후 맞는 첫 새해다.

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맞는 앞날이 절대로 순탄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포스코경영연구소 등 민간기업연구소들과 한국개발연구원을 위시한 정부출연연구소들은 우리나라의 내년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이에 주간한국에서는 신년특집으로 국내 유수의 경제연구소들이 전망한 내년 한국경제 전망을 종합해 살펴보려 한다

경제성장률 하락 필연적

국내경제의 2012년 성장률은 지난해에 이어 하락세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6.2%의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0%로 떨어졌다. 새해는 2011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유럽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세계 경기 부진, 주요 선거 등으로 3.6%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 내수, 정부의 경기부양 등 한국 경제의 3대 성장동력이 모두 식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드는 올해 유통산업의 부진이 예상된다.
수출을 성장의 주 동력으로 삼아왔던 한국경제는 그만큼 글로벌 경기를 많이 탄다는 단점이 있다. 세계경제성장률 1%p 하락이 한국 수출물량증가율 4.2%p 동반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을 정도로 한국 수출의 향방은 세계경제의 성장세에 달려 있다. 세계경기가 바닥으로 향하고 있는 새해엔 수출 부문에서 성장 동인을 찾기는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내수시장이 경기안전판 역할을 하지도 못한다.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시장의 자생적 회복력이 부족한 탓에 오히려 경기의 낙폭을 키울 가능성이 높은 게 현실이다.

마지막 카드로 꼽히는 정부의 경기부양 여력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 한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예비동력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하지만 올해 총ㆍ대선을 앞두고 복지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또 다른 대외위기에 대비해 재정여력을 비축해야 하는 탓에 향후 강도 높은 재정확대 정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 소비여력 하락

새해 소비자물가는 3.4%로 예년에 비해 안정될 전망이다. 국제농축산물 가격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촉발된 물가불안 심리가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2011년에는 4.4%라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새해에는 원자재 및 국제곡물가격의 하락, 원화가치 절상, 차이나플레이션 완화 등으로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은 완화되지만, 서비스 가격의 상승압력에 따라 소비자 물가는 3.4%로 예상됐다. 특히, 그동안 억제되었던 공공요금의 인상, 전ㆍ월세 가격 및 개인서비스 요금의 인상 압력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경제성장의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꾸준히 지적돼왔던 가계부채 부실화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부분 변동금리대출로 구성된 터라 금리변동에 따른 이자지급부담이 확대되고 주택경기 침체의 영향까지 받을 전망이다. 근래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어 부실화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여전한 물가상승과 가계대출 부실화로 민간소비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물가고공행진에 따른 가계의 실질구매력 악화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소비여력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실업률 하락의 원인이 전반적인 고용사정의 개선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구직자들이 2011년보다 소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펼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은 문제다.

실제로 새해는 경제성장세 둔화와 공공일자리 창출폭 축소 등으로 인해 취업자 수 증가분이 2011년의 40만명 보다 적은 26만명 내외로 전망된다. 근로소득이 저하되고 자영업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되는 추세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수익성 악화

2011년 상반기까지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설비투자는 하반기 이후 빠르게 둔화됐다.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는 데다 경제전망도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수요 및 경기변화에 민감한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로서는 새해엔 수익성이 더 떨어져 설비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정책금융공사의 설비투자 계획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2011년 초에 계획했던 것에 비해 실제 투자 규모를 5%가량 축소시켰으며 새해에는 두자리 수 가까이(8.2%) 더 줄일 전망이다. 석유화학, 전기전자, 자동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력 산업들이 투자를 큰 폭으로 줄이면 경기 전망이 어두울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설비투자의 30%를 차지하는 IT부문 기업들의 수익성이 빠르게 둔화되면서 전체 투자를 위축시키는 주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해지는 새해 상반기 중 설비 투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 이후에도 완만한 회복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산업별 전망

정보통신

2011년 세계 휴대폰 시장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출하대수 기준 13.3%라는 양호한 성장을 기록했다. 덕분에 2010년 부진했던 한국의 휴대폰 수출도 상당 부분 회복됐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업체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새해 세계 휴대폰 시장은 출하대수 기준 16억대 내외로, 전년도와 비교해 6.2%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하반기부터 호조를 보이던 우리나라의 휴대폰 수출 또한 선진국 시장의 수요감소와 '해외생산 후 직수출' 물량의 증가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스마트 기기의 보급은 새해에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은 출하대수 기준으로 2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며 전체 휴대폰 중 40% 수준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태블릿 PC 또한 고성장을 지속해 출하대수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새해 메모리반도체시장은 2011년 대비 2~3% 내외의 소폭 성장이 기대된다. 메모리반도체시장의 50%를 차지하는 D램은 가장 큰 수요처인 PC의 수요증가율이 10% 내외로 회복됨에 따라 가격하락세가 둔화되고 시장 규모는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는 시장규모가 급성장하면서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늘어나고 있다. 낸드플래시의 새로운 수요처인 스마트기기 등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 새해 시장 규모는 전년도와 비교해 15% 내외의 고성장이 기대된다.

D램 분야는 가격이 제조원가 이하로 급락하면서 후발업체들의 수익성이 심각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다. 이로 인한 누적 영업적자는 재무상황 악화로 이어져 투자 여력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새해에는 정상적인 투자 집행이 불가능해진 후발업체의 점유율이 급감하면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국내업체 위주로 세계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자동차

자동차 산업은 지난 한해 내수 및 수출 증가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결과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수출 및 생산대수에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수출과 생산 모두 사상 최대인 310만대, 460만대를 기록했다.

새해 자동차 수출은 7% 증가에 머물 전망이다. 한미FTA의 발효라는 수출 호재가 있지만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시장이 부진하고 신흥국의 수요증가율도 예전만 못해 수출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새해 화두가 될 공장 가동률및 가격 전쟁에서 경쟁업체들보다 우위에 서지 않으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 증가율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가전

2010년 27%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가전산업은 이제 하락세다. 하락세를 이끈 것은 가전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TV였다. 스마트 TV, 3D TV 등 LCD TV 완제품은 견조한 실적을 보였으나 해외생산용 부분품의 수출에서 역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해는 전체 TV시장의 금액 규모가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백색가전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양문형 냉장고, 드럼세탁기, 시스템에어컨 등 고가제품들이 백색가전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특히 보급률이 높은 유럽과 북미 등의 선진 지역에서 고가제품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

유통산업 성장률은 꺾이는 추세다. 2010년(10.4%)에 고점을 찍은 뒤 2011년에는 9% 수준으로 다소 떨어졌으며 새해에는 더욱 둔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불안에 따른 주가 하락 및 소비심리 둔화, 물가상승, 가계부채 증가 및 전세난 지속 등 가계소비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구조적 성장의 초기단계에 위치한 전자제품 전문점 등은 남성고객의 증가, 제품 세분화 등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대형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반해 인터넷쇼핑이나 재래시장이 부진해 시장 차별화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석유화학

중국의 긴축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로 아시아 석유화학 업황은 현재 최악으로 평가되고 있다. 새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도 내수와 수출 모두 정체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ㆍ유럽과 일본의 노후설비가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수출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할 가능성도 있다.

건설

새해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 세종시 및 공공기관 이전 청사 건설 투자 등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건설업황이 지난 한해 최악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새해도 본격적인 회복국면 진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건축투자 또한 저축은행 부실 문제의 장기화, 서울시 공공관리자제 시행으로 주거용 건축투자침체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년도 정체에 따른 기저효과와 하반기 경기 회복에 따른 민간부문의 비주거용 건축투자 확대, 지방이전 공공기관 청사 건립 등으로 소폭 증가할 예정이다.

*참고자료-삼성경제연구소 'SERI 전망 2012', 포스코경영연구소 '2012 경제•산업 전망 및 이슈', LG경제연구원 '2012년 국내경제 전망', 한국개발연구원 ' KDI 경제전망'

'흑룡의 해' 소비트렌드는 '드래곤 볼'

임진년 떠오르는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뭘까? 김난도 교수가 주축이 된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 소비자를 대하는 기업의 태도 등을 묶어 드래곤볼(D-R-A-G-O-N-B-A-L-L)이라는 재미있는 신조어로 표현했다.

D 진정성을 전하라(Deliver true heart): 매체과잉으로 정보의 사회적 신뢰가 떨어지고 체험경제하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진실성이 중요해지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진정성이 선택의 주요 요소로 등장했다. 일관되고 확고한 전체성이 전달되고 소비자 관점에서의 경험적인 진실과 일치해 공감을 불러일으켜야만 비로소 진정성이 전달된다.

R 이제는 로가닉 시대다(Rawganic fever): 새해 소비자들은 단순한 오가닉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천연성분(organic)과 날것(raw)의 재료에 희귀성이 가미된 천연의 상태를 추구할 것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본질적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A 주목경제(Attention! Pleace): 다양한 매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끼도 많고 개성도 강한 '주목세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자극적인 것에 중독되어 가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말초신경을 건드려야만 한다.

G 인격을 만들어주세요(Give'em personalities): 제품과 브랜드에 캐릭터와 개성을 불어넣는 인격화가 시작된다. 어려운 기술과 개념 대신 친근한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들과 교감하는 감성기술이 늘어날 것이다.

O 세대 공감 대한민국(Over the generation): 세대적 공동체는 가고 가치와 문화의 공동체가 훨씬 큰 호소력을 갖는 시대가 오고 있다. 세대를 초월하는 보편적 공감대, 가치를 담는 솔루션이 각광받을 것이다.

N 마이너, 세상 밖으로!(Neo-minorism): 소비자들은 이제 유구한 역사와 모방할 수 없는 전통을 내세우는 브랜드가 아닌 흥미와 감동을 주는 스토리의 신생 브랜드에 관심을 보인다. 그동안 비주류라고 무시당한 많은 요소들이 저마다의 스토리로 시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B 스위치를 꺼라(Blank of my life): 과잉의 시대에 지친 소비자들은 이제 '나만 빼고 모든 것이 일시정지되는 상태'를 꿈꾼다. 새로운 경험을 추가하는 여가보다는 일상과 완전히 단절될 수 있는 여가가 뜬다.

A 자생ㆍ자발ㆍ자족(All by myself society): 기업과 소비자의 공생관계가 변하고 있다. 자생적인 소비자는 이제 기업에게 요구하는 대신 스스로 해결한다. 세계 각지에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거나 여차하면 직접 만들어 낸다. 또한 이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표현, 행동으로 옮기며 소비의 표준이 자기만족을 지향하는 자족성을 띤다.

L 차선, 최선이 되다(Let's 'plas B'): 소비자들은 누적된 경제적 피로의 제약 앞에서 최선보다 나은 차선책을 만들어가고 있다. '고가 아니면 저가'라는 이분법적 기준보다 실용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이 소비의 왕도가 되고 있다.

L 위기를 관리하라(Lessen your risk): 위기의 시대에 소비자는 위기관리 능력이 강하고 대외적으로 소통과 공감 능력이 뛰어난 기업의 모습을 원한다. 소비자와 기업의 작지만 실현가능한 새로운 유형의 협력과 공생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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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