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신세계. 당시만 해도 신세계는 단순한 백화점 기업에 불과했다. 함께 계열 분리됐던 CJ와 비교하면 신세계의 매출 규모는 너무 초라했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신세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기업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가 신세계란 말도 절대 과하지 않다.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44) 부회장이 이끈다. 1995년 전략기획실 대우이사로 신세계에 입사한 정 부회장은 상무, 부사장, 경영지원실 부회장을 거쳐 2009년 12월에 총괄 부회장에 올랐다.

외할아버지인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에 이어 사실상 그룹의 지휘권을 물려받은 정 부회장은 명실상부한 신세계의 간판이다.

소탈한 용진씨, 경영은 까칠

정 부회장은 소탈하다. 누가 물어도 솔직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답한다. 정 부회장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사람이 가식적이지 않아 인간적으로 매력이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

1남 1녀를 둔 정 부회장은 시간이 날 때면 늘 아이들과 함께한다. 또 이따금 아이들을 데리고 노인요양원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다고 한다. 자녀들에게 봉사의 참뜻을 가르쳐야 한다는 게 정 부회장의 지론이다.

정 부회장은 그러나 경영만은 '까칠하게' 한다. 그는 불시에 이마트와 백화점을 찾아 소비자들의 반응에 귀를 기울인다. 이병철 선대 회장과 이명희 현 회장의 경영철학에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해외시장 진출 주도

2010년부터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 부회장은 지난해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다. 전년 대비 신세계백화점은 12.6%, 이마트는 8.7%의 성장을 기록했다.

정 부회장은 국내시장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베트남 U&I 그룹과 하노이 현지에서 파트너십 계약을 맺는 데 성공하며 중국에 이어 2번째 해외사업을 열었다. '글로벌 이마트 프로젝트'라는 기치를 내건 정 부회장이 '신세계'를 개척한 것이다.

중국 이마트의 경우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화 작업과 함께 지점 확장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내실을 기하면서도 양적인 성장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게 정 부회장의 전략이다.

미래 비전은 전문성 극대화

지난해 취임 2년 차를 맞아 정 부회장은 '미래 10년의 큰 그림'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2011년은 향후 미래 10년의 성공 초석을 다지는 변곡점"이라며 "올 한 해 변화와 혁신이 신세계의 미래를 담보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신세계의 이마트 부문과 백화점 부문을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로 기업 분할했다. 이는 사업별 전문성 극대화, 업종별 책임경영 확립,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 제고 등을 위한 전략적 승부수였다.

정 부회장이 그룹의 전면에 나선 뒤로 크게 달라진 것 하나를 꼽으라면 직원들의 복장이다. "대기업 병(病)에 걸리면 직원들이 관료주의에 빠지기 십상"이라고 강조한 정 부회장은 2008년부터 직원들에게 청바지, 운동화 등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했다. 조직원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한편 그를 통해 창조적인 마인드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었다.

2012년은 재도약의 기회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12년 경영화두로 '성장과 공존'을 제시했다. 2011년이 기업 분할을 통해 사업별 전문성과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한 해였다면, 2012년은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 부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투자와 성장을 멈출 수는 없다"며 "기존 사업의 압도적 경쟁력 확보, 신사업의 성장 동력 마련, 능동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신세계는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 단계 성장해 왔다"며 "도전과 열정으로 이러한 전통을 이어나가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공존' 실현해야 진짜 1등

정 부회장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 외사촌인 이재용(44) 삼성전자 사장이다. 두 사람은 1968년 원숭이띠 동갑이자, 경복고 동기 동창이다. 이 사장의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 부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남매다.

정 부회장과 이 사장은 오너 3세 경영인 중 간판이라는 점에서도 닮은꼴이다. 여러 면에서 공통분모를 안고 있는 두 사람은 늘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세간의 '비교'를 의식해서 단순히 성장에만 치중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밝혔듯이 정 부회장은 성장 못지않게 공존도 고민한다. 대기업의 수장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게 정 부회장의 확고한 소신이다.

대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크게 두 가지다. 아마도 "부럽다"는 것과 "너무 한다"는 대부분일 것이다. 지난해에도 일부 대기업은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에 시달렸다.

"더욱 겸허한 자세로 소통과 공존의 철학을 실천해 성장의 길을 마련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통기업의 리더 정용진 부회장이 '공존' 실현을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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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