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예비후보(왼쪽)가 지난 2일 서울 도봉 갑 선거사무소에서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씨와 손을 맞잡고 있다.
최경환 광주 북을 출사표… 최경주·임내현과 1차 통과 "DJ·광주시민에 빚졌다"
'촛불 변호사' 송호창… 민주화운동 최홍재 도전장

'김대중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최경환(53) (사)김대중 평화센터 공보실장이 여의도 '실물정치' 참여에 나섰다.

호남 최대의 격전지로 꼽히는 광주 북 을에 출사표를 밝힌 민주통합당 최 경환 예비후보는 지난 5일 최경주 전 조선대 총학생회장(전 노무현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호남본부장), 임내현 전 광주고검장(정봉주 구명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1차 예선을 통과했다.

북 을은 광주에서 유일한 '3인 경선지역'이다. 그만큼 후보들 간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되는 곳이 북 을이다. 실제로 지난달 광주 전남 11개 언론사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1위 최경주 예비후보(13.7%)와 최경환 예비후보(9.8%)의 격차가 4%도 안 됐다.

'DJ의 분신'으로 불리는 최경환 예비후보는 '김대중 정신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그가 주창하는 '김대중 정신'이란 평화와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송호창 민주통합당 후보(오른쪽)가 박원순 시장 팬미팅에서 한 참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최 예비후보는 "두 분이 제 양 어깨를 누르고 있다"며 "한쪽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고 또 한쪽은 광주시민이다. 이분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예비후보는 이어 "민주화 운동 경력, 국회의원 보좌관, 청와대 비서관, 전직 대통령 비서관 등 오랜 국정경험이 실물정치를 하는 데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일은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김 대통령의 말씀처럼 금귀월래를 정치의 원칙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금귀월래(金歸月來)란 금요일 오후에 잠시 의정활동을 접고 지역구에 내려갔다가 월요일 오전에 여의도로 올라오는 것을 뜻한다.

전략공천 받은 '촛불 변호사'

송호창(45) 변호사는 민주통합당의 전략공천을 받았다.

최홍재 서울 은평 갑 새누리당 후보가 딸과 함께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 변호사의 출마 지역은 경기 과천ㆍ의왕이다. 이 지역의 현역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안상수 의원(4선)이다. 안 의원은 15대 이후 4번 연속 과천ㆍ의왕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송 변호사는 '촛불 변호사'로 유명하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였던 2008년 '촛불 집회' 때 TV토론에 나서 정부 입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며 유명세를 탔다.

이후 송 변호사는 정치적 행보를 걸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사무차장을 지낸 송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박원순 후보의 대변인도 맡았다.

과천ㆍ의왕은 민주통합당 소속 예비후보만 7명이 등록한 곳이다. 이승채 전 광주지방법원 판사 등 녹록하지 않은 주자들로 붐볐다. 하지만 당은 송 변호사의 '상품성'을 고려해 전략공천을 결정했다.

송 변호사는 지난달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지만 그 전에 이미 '결심'을 굳혔다. 그는 얼마 전 자신의 트위터에 "과천ㆍ의왕은 한 번도 한나라당이 빼앗긴 적이 없는 어려운 곳"이라며 "누군가 해야 하고, 나를 버려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심각하게 고민했고 마음을 굳히려 한다"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안상수 저격수'를 자처한 송 후보에게는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개혁 성향의 조국 서울대 교수는 송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당의 공천심사위원인 김호기 연세대 교수도 송 후보와 교감을 나누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전략공천에 맞서 새누리당도 맞불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4선을 자랑하는 안상수 의원의 단수공천을 일단 배제한 채 과천ㆍ의왕을 전략공천지로 묶었다. 그만큼 송 후보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방증이다.

"은평은 제2의 고향"

'풋풋한' 새내기 최홍재(44) 새누리당 후보가 '거물' 이미경(62) 민주통합당 총선기획단장(4선 의원)을 상대로 당찬 도전장을 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함에 따라 서울 은평구 갑에서도 4ㆍ11 총선 대진표가 나왔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지낸 최 후보는 오랜 민주화 운동 경력도 갖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전대협 조국통일위원장 대행, 한총련 조국통일위원회 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최 후보는 세 차례나 투옥되는 등 가시밭길을 걸었다.

최 후보는 전남 나주 출신이지만 은평이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그는 1995년 2월 은평에 신접살림을 차렸고, 이후 줄곧 은평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왔다. 최 후보는 지역 유권자들을 "형님, 누님, 아우님"이라고 부른다.

민주화 운동과 방송문화진흥회 등 사회활동으로 '내공'을 다진 최 후보는 지난 1월 4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본격적인 터다지기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5일 마침내 5대1의 경쟁을 뚫고 새누리당 '명찰'을 달았다.

최홍재 후보는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필승의 신념으로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며 "자신의 잇속만 챙기고 거짓말을 일삼는 정치가 아닌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생활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후보는 이어 "은평구는 서울시 25개 구 가운데 가장 낙후돼 있는데 은평 갑은 상대적으로 은평 을보다 더 살기 힘든 곳"이라며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은 중진임에도 8년간 은평 갑을 위해 한 일이 별로 없다. 삶이 고단하고 힘든 서민들을 위해 활기찬 은평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