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 이 사람들이 뛴다 교수들

이철기
양형일 전 조선대 총장 광주동구 박주선 등과 경합… 이창원 논산서 출격
·은 '칼' 준비하고 공천 '눈독'

선거 때만 되면 되풀이되는 논란 중 하나, 폴리페서(Polifessorㆍ정치교수).

교수들의 실물정치 참여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둘로 나뉜다. "참신성과 전문성을 갖춘 교수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는 찬성의견이 있는가 하면 "교수라는 직위를 이용해서 정치권에 줄을 댄다"는 비판여론도 만만치 않다.

오는 4월 11일에 치러지는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도 교수들의 금배지 도전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새누리당에만 110여 명, 민주통합당에도 80여 명의 예비후보가 공천 신청서를 냈다.

여기에 군소 정당, 무소속을 더하면 '교수님'만 200명이 훌쩍 넘는다. 교수의 기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서류에서 직업 또는 경력 난에 '교수'라고 표기한 경우다.

김용락
교수들의 당선 확률은 평균치보다 훨씬 높다. 2008년에 치러진 18대 총선을 보면 교수 출신 후보 42명(지역구) 중 19명이 당선돼 '성공률' 45%를 기록했다. 또 비례대표도 16명 가운데 7명이 배지(38.9%)를 달았다. 반면 18대 총선 전체 경쟁률은 4.6대 1로 '성공률'이 21.7%에 그쳤다.

전쟁에서 살아남을까

양형일(61) 전 조선대 총장(17대 전 의원)은 '호남 정치 1번지'인 광주 동구에서 박주선 민주통합당 의원 등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동구는 얼마 전 전직 동장의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한 곳으로 민주통합당에서는 이곳을 '무공천 지역'으로 결정했다.

용산은 대표적인 '교수님'들의 격전지다. 민주통합당의 1차 예선을 통과한 (54) 예비후보는 한양대 겸임교수(전 국민일보 편집국장), KBS 앵커 출신인 조순용(61) 예비후보는 순천대 석좌교수다.

차산부인과 원장을 지낸 (56) 을지대 교수는 서울 구로 을에서 새누리당 간판에 도전했다. 같은 당에서는 김창업(49) 전 박근혜 의원 특보, 유상호(61) 한성대 겸임교수, (51) 단국대 겸임교수, 조평열(65) 연세대 법무대학원 강사 등이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곳에 박영선 현 의원(재선)을 공천했다.

유종일
(55) 동국대 정치행정학 교수는 '교수님들의 전쟁터'에서 승자가 됐다. 이 교수는 박창화(60) 인천시민대 학장, 우수근(45) 중국 동화대 교수와 함께 민주통합당 공천 경쟁을 벌인 끝에 지난 6일 후보로 확정됐다. 인천 연수구의 현역은 '4선 배지'를 달고 있는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으로 이미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본선만 남겨둔 교수님들

이창원(54) 강남대 겸임교수는 충남 논산ㆍ계룡ㆍ금산에서 새누리당 간판을 내걸고 출격한다. 자유선진당에서는 5선을 자랑하는 이인제 의원이 나서고, 민주통합당에서는 충남 정무부지사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종민 후보가 등판한다.

박성호(55) 전 창원대 총장은 창원 갑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다. 권경석 현 의원(재선)을 제치고 공천을 받은 데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만큼 해볼 만하다. 민주통합당에서는 김갑수 전 열린우리당 대변인, 통합진보당에서는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한판승부를 벼르고 있다.

오세훈 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낸 서장은(47) 중앙대 특임교수는 서울 동작 갑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됐다. 서 후보는 본선에서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과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윤순갑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로 친숙한 (36) 동아대 교수는 부산 사하 갑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다. 문 교수의 상대는 최인호 민주통합당 부산시당위원장이다.

미국 에모리대 교수 출신인 (58ㆍ여) 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는 박세일 대표가 이끄는 국민생각의 서울 노원 병 전략공천을 받았다. 노원 병은 불출마를 선언한 홍정욱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로 여야의 영토전쟁이 매우 치열한 곳이다.

또 (52) 명지대 교수는 새누리당의 전통 강세지역인 경기 분당 갑에서 전략공천을 받았다. 이 교수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싱크탱크에 속해 있는 '친박' 인사다.

공천만 받는다면…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을 역임한 (56) 교수는 경주에 출사표를 밝혔다. 이 지역에는 정수성 현 의원,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정종복 전 의원 등도 새누리당 공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당은 그러나 경주를 전략공천지로 설정했다.

이종훈
전주 덕진에 민주통합당 공천을 신청한 (54)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전략공천자로 내정됐다. 당의 경제민주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유 교수가 서울에서 여당의 거물과 싸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56)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구 북 갑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윤 교수는 "수도권 위주의 정책 맞서 지방분권을 책임지겠다"고 다짐했다. 당에서는 그러나 이곳을 전략공천지로 묶고 후보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같은 당의 김재천(47) 서강대 교수도 공천을 신청했다.

윤 교수나 김 교수가 본선에 진출했을 때 만나게 될 민주통합당의 후보는 (53) 경북외국어대 교수(시인). 김 교수는 "민주주의와 삶의 질을 후퇴시킨 MB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한편 2001년에 귀화한 (39)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한국학 부교수는 진보신당 비례대표로 출마한다. 러시아 출신인 박 교수는 오는 22일 입국했다가 다시 출국해 6월까지는 노르웨이에서 강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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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