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새내기를 주목하라] 이원욱·이철기·박선희

이원욱 민주통합당 후보가 지난 14일 화성 석우동에 있는 예당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욱 화성 을 재도전 "99%를 위한 정치할 터"
'뼛속까지 인천남' 이철기… '5년차 주부' 박선희

"그래도 정치가 희망입니다."

이원욱(49) 민주통합당 후보는 재수생이다. 이 후보는 4년 전이었던 18대 총선에서 '벼락같이' 화성 을에 출마했다가 아깝게 낙선했다.

이 후보는 총선이 치러지기 2주 전쯤 당의 요청에 따라 어렵게 출마를 결심했다. 'MB 바람'이 거셌던 4년 전만 해도 민주통합당은 후보를 내지 못해 애를 태웠던 지역이 여러 곳 있었다.

비록 낙선하긴 했지만 이 후보는 36.0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상당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이 후보는 "아마도 경기도내 신인후보 중 최고득표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철기 민주통합당 후보가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공원 벤치에서 대학생 유권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3년 형을 선고 받았던 이 후보는 노무현 재단 기획위원, 정봉주 구명위원회 위원, 민주통합당 화성 을 지역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정치적 보폭을 넓혀왔다. 당은 4년 전 '희생정신'을 인정해 이번 19대 총선에도 이 후보에게 공천장을 쥐어줬다.

고려대 법대를 나온 이 후보는 "법조인의 꿈을 버리고 과감하게 국민과 함께하는 길을 택했듯,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힐 '정치개혁의 전도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캐치프레이즈는 "그래도 정치가 희망입니다."

이 후보는 "4년 전 낙선한 뒤로 막걸리 잔을 부딪치면서 동네 선후배들에게 다가갔다"며 "새누리당 일색이던 화성에도 제대로 된 견제 세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주장에 많은 지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요즘 유권자들을 만나면 4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당신, 무조건 될 거야'라는 격려를 들을 때는 절로 힘이 솟는다"면서 "1% 특권층을 위한 정치를 막고, 99%를 위한 정치를 위해 부족하지만 민주통합당에 마음의 문을 열어 달라"고 호소했다.

"남북 교역의 중심으로"

박선희 새누리당 후보가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참모들과 함께 선거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철기(55) 민주통합당 인천 연수구 후보는 '뼛속까지' '인천남자'다. 이 후보는 "조상 때부터 17대째 인천에서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 부문에서는 전국 모든 후보 중 '비공식' 1위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당내 치열한 경쟁을 뚫고 티켓을 손에 넣은 이 후보는 본선에서도 필승을 확신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인천의 강남으로 통하는 연수구는 인천 12개 선거구 중 가장 어려운 곳이라는 걸 잘 안다. 더구나 상대는 4선의 황우여 의원"이라면서도 "하지만 반드시 연수구에서 승리해서 12월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어 "연수구에는 송도신도시가 있는 데다 조만간 송도신항까지 문을 열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 교역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교수로서, 학자로서 전공을 잘 살려서 연수구를 남북 교역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무현 대통령 직속 국가발전자문위원을 지낸 이 후보는 현재 동국대 정치행정학부 교수다. 또 KBS 객원해설위원과 TBS 교통방송 객원해설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 후보는 "그간 송도 개발은 아파트 신축 등 베드타운 위주로 진행돼 왔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교육, 연구소, 비즈니스센터 등을 두루 갖추는 등 새로운 발전 전략을 수립해 나가겠다"면서 "유권자들이 제 명함을 관심 있게 살펴보는 모습에서 많은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희망 되겠다"

비록 예선전이었지만 다윗이 골리앗을 꺾은 거나 다름없었다. 박선희(32ㆍ여) 새누리당 경기도당 2030 위원장은 당내 예선에서 이화수 현 의원을 누르고 안산 상록 갑 후보로 확정됐다.

이제 남은 것은 본선이다. 민주통합당에서는 박 후보의 상대로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낙점했다. 전 후보도 예선에서 장경수 전 의원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누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또 통합진보당에서는 이진성(41) 당 중앙위원이 출마했다.

경기 도의원 출신인 박 후보는 한나라당 17대 대선 중앙대책위원회 정책위원,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연구원 등을 거쳤고, 현재는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직함도 갖고 있다.

올해 만 32세인 박 후보는 결혼 5년 차 주부이자 정치인이다. 박 후보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학교 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예방책과 해결책, 지역 문화와 예술의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해 유권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그럼에도 박 후보는 부산 사상에 출마하는 만 27세의 여성인 손수조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실물정치 경력, 그간 걸어온 길 등을 살펴보면 박 후보의 '콘텐츠'가 한 수 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박 후보는 "원래 정치인이 꿈이었고, 그런 점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 일하고 싶었다"면서 "도의원 등 정치적 이력이 있긴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로는 정치신인인 만큼 2030 세대를 대변한다는 자세로 나가겠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박 후보는 또 "안산에서 태어나 쭉 안산에서 자랐기 때문에 지역에 대한 이해와 애착이 다른 후보들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며 "2030 등 젊은 세대를 대변한다는 입장에서 경험보다는 가능성, 의지, 열정으로 도전하고 있다. 지금 자라는 젊은 후배들에게도 희망이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