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 격전지를 가다 성남 분당 을, 고양 덕양 을
'전략 공천' 전하진 vs '10년 토박이' 김병욱
성남 분당 을은 수도권의 대표적인 신도시이자, 전통적인 새누리당의 철옹성이다. 15~18대 총선에서 분당 을은 단 한 차례도 민주통합당에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4ㆍ27 보궐선거에서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누르고 '기적'을 일궜다. 분당 갑과 을을 통틀어 민주당 후보의 승리는 손 전 대표가 처음이었다.
올해 4ㆍ11 총선에서는 전하진(54) 전 한글과 컴퓨터 대표와 김병욱(47) 전 손학규 대표 정책특보가 맞붙는다. 두 사람 모두 한 번도 금배지를 달아본 적이 없는 정치신인이다.
전 후보는 한글과 컴퓨터 대표를 지낸 기업가다. 전 후보는 당내 쟁쟁한 후보들을 따돌리고 전략공천을 통해 분당 을에 둥지를 틀었다.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도 있다.
전 후보는 "사실 전혀 준비 없이 뛰어들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거창한 공약을 내세우기보다는 얼마나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띄웠다.
전 후보는 이어 "세상이 바뀌는데 교육과 정치가 그대로라면 희망이 없다. 새로운 인재가 육성돼야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며 "새로운 일자리는 새로운 가치에 의해 창조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전 후보가 전문 기업인이라면 김 후보는 정책 전문가이자 경제 전문가(경영학 박사)다. 국민대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 후보는 손 전 대표의 정책특보를 맡으며 정치적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김 후보는 '주군'인 손 전 대표가 1년 전 보궐선거를 통해 어렵게 얻은 의석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각오다. 손 전 대표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얼마 전부터 김 후보와 '출근인사'를 함께하고 있다.
김 후보는 또 "지난해 보궐선거를 통해 중산층도 현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줬고, 개혁세력에게도 정권을 맡길 수 있다는 신호를 보여줬다"면서 "분당의 재도약을 위해 새로운 청사진을 그릴 일꾼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 고양 덕양 을
'뼛속까지 새누리' 김태원 vs '야권 단일' 송두영
고양 덕양 을은 '공평한' 곳이다. 최근 4차례 총선에서 여야에게 각 2승씩을 안긴 곳이 덕양 을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을 앞두고 더 관심이 가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곳의 현역은 김태원(61) 새누리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국회사무처가 선정하는 입법 우수의원에 4년 연속 뽑히는 등 성실한 의정활동을 앞세워 재선을 노리고 있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송두영(49) 민주통합당 후보는 경선을 통해 야권 단일 후보로 선정됐다. 송 후보는 이치범 전 환경부 장관, 문용식 나우콤 대표 등과의 당내 경선 승리에 이어 강명룡 통합진보당 후보와 야권 단일화에도 성공했다.
손학규 전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송 후보는 민주당 고양 덕양 을 지역위원장, 민생경제특별위원장, 정책위 부의장, 상근 부대변인, 일본 게이오대 방문 연구원 등을 통해 보폭을 넓혀 왔다.
송 후보는 "김태원 의원이 열심히 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김 의원이 지역행사에 열심히 참여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시의원의 영역이라는 비판이 많다. 중앙정치인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송 후보는 이어 "서울-문산 간 민자고속도로 백지화, 서정초교 앞 공장 설립 반대, KTX 요금 현실화 등을 통한 행신역 활성화, 관내에서 출발하는 광역버스 증차, 행주산성 내 역사교육관 건립 등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