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따른 악재에 휘말린 농심라면 시장점유율 하락… 삼다수 유통권 반납위기 속 공정위 거액 과징금까지식품업 1위 '최대 위기'… 3대 악재 극복이 미래 결정

국내 식품업계 1위인 농심이 ▲경쟁사들의 공격에 따른 라면 시장점유율 하락 ▲제주 먹는샘물 '삼다수'유통사업자 탈락 위기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라면가격 담합 과징금 까지 부과되면서 '3대 악재'에 휘말리고 있다.

22일 공정위는 농심을 주축으로 라면가격 인상이 이뤄졌다며 1,077억원의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매출 1조9,706억원, 영업이익 1,101억원을 기록한 농심으로서는 한해 열심히 운영해 벌어들인 이익을 고스란히 과징금으로 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농심은 과징금 면제 대상인 리니언시에도 해당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행정소송 등으로 승소하지 않게 되면 지난해 장사는 망치는 상황이 된다.

더욱이 지난해 프리미엄 제품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라면 '신라면 블랙' 역시 편법 고가 판매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국내 판매를 접었던 농심으로서는 공정위와의 악연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농심의 신라면 블랙은 지난해 출시 초기만 해도 인기를 끌었으나 공정위가 허위ㆍ과장 광고 혐의가 있다며 과징금을 부과한 후 지나치게 비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결국 국내 판매를 중단하고 해외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라면 사업은 농심 매출에서 70%를 차지하는 절대적인 사업으로 이번 과징금 부과가 미치는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농심 입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하얀국물 라면 등 후발 라면제조업체들의 공세로 인해 시장점유율도 조금씩 타격을 입고 있던 와중이어서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20년 넘게 라면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며 70%의 점유율을 기록하던 농심은 한때 경쟁사들의 신제품이 출시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60%대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점유율 회복을 위해 마케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심은 쌀국수짬뽕, 후루룩칼국수 등 후속 제품을 내놓으면서 후발업체들의 가파른 추격전에서 벗어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13년간 유지해온 먹는샘물 1위 '제주삼다수' 유통권도 반납위기에 처했다. 삼다수는 연간 2,000억원 규모로 농심 매출의 10% 수준을 차지해온 매출 효자종목이다. 하지만 제주도 개발공사가 신규 유통사업자 선정을 강행하고 있어 자칫 유통권을 놓칠 가능성도 높다.

농심은 올해 경영목표로 매출 2조3,500억원, 세전이익은 10% 수준인 2,3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1,000억여원의 과징금, 2,000억원에 달하는 삼다수 매출 감소가 현실화될 경우 올해 목표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갈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 최강자인 농심으로서는 지금이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3대 악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향후 농심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