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비통의 무한도전스위스 바젤월드 참가 다채로운 디자인 선보여문어발식 확장 비난에 "뛰어난 발명정신의 산물"

루이비통은 2002년부터 기계식 시계 시장에 뛰어들었다. 루이비통 최초의 기계식 시계 땅부르.
한국에서 명품의 대명사로 불리는 루이비통이 기계식 시계 시장에 뛰어들었다.

루이비통은 3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세계 시계ㆍ보석 박람회 '바젤 월드'에 참가했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 LVMH 창업주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루이비통 시계 전시장에 나타나자 취재진 시선을 모았다. 2002년 시계 시장에 진출한 루이비통은 해마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정도로 공을 들여왔다.

스와치 니컬러스 하이에크 그룹 회장이 2010년 6월 세상을 떠나자 스위스 시계 업계에는 하이에크에 이어 1인자가 될 업체에 대한 갑론을박이 쏟아지고 있다. 바젤 월드는 하이에크 회장 사망 이후 처음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포춘코리아와 인터뷰한 국내 백화점 명품시계 관계자는 "일단 스와치그룹은 하이에크 회장의 상속자인 닉 하이에크 주니어가 회장직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아직 그룹을 제대로 장악하기에는 무리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아버지가 워낙 강력한 카리스마로 독주 체제를 구축해왔던 터라, 경영 승계를 위한 작업을 거의 해놓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다른 형제 몇 명도 이사회 멤버 자격으로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동안은 어수선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명품 가방으로 유명한 루이비통은 158년 동안 여행과 패션의 대명사였다. 루이비통 제품은 대중 감성을 자극했고, 인기에 안주하기보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창조의 원동력은 창업주 이래로 끝없이 도전해온 루이비통의 브랜드 정신이었다. 가방을 거쳐 신발과 의류를 거쳐 다양한 패션 상품을 생산해냈다.

땅부르 레기타 아메리카스 컵.
루이비통이 시계 시장에 뛰어들자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란 비난도 있었다. 그러나 루이비통은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패션 시계 시장보다 정통 기계식 시계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이유로 문어발식 확장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루이비통 시계ㆍ보석 부문 암디 체티 부사장은 "루이비통 정신은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과 동시에 뛰어난 발명가 즉, 시계에 있어서 전문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이비통을 여행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표현한 체티 부사장은 "여행할 때 손목에 시계를 차지 않은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시계가 여행에 필요한 만큼 루이비통이 시계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체티 부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시계가 제조되는 방식과 정통성 그리고 그를 통해 구현되는 실용적인 기술력이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결합했을 때, 루이비통 시계의 우월성이 탄생한다. 그래서 시계 비지니스의 첫 단계에서부터 우리는 진정한 워치 메이커로 출발했고, 그때 선보였던 땅부르 컬렉션이 오늘날 기계식 시장에서 아이코닉한 시계 라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땅부르 컬렉션은 루이비통이 처음 생산한 시계 라인업. 1540년 만들어진 손목시계 '회중시계 땅부르'에서 이름을 땄다. 프랑스어로 드럼이란 뜻을 가진 땅부르는 '북을 두드려 자신이 원하는 걸 널리 알린다'는 의미를 갖는다. 루이비통은 여성용 땅부르와 세계적인 디자이너 러브 모노그램 땅부르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04년에는 중력에 의한 오차를 줄여주는 뚜르비옹 기능을 갖춘 '모노그램 땅부르 뚜르비옹'과 보석 시계인 '땅부르 플뤼르 프레셔스' 그리고 요트 레이스 기능을 갖춘 스포츠 시계인 '땅부르 레가타' 등을 출시했다. 루이비통은 2008년 땅부르 오리엔테이션을 내놓았다. 이 시계에는 태양 위치에 따라 북쪽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장착됐다.

대중 기호를 읽고 트렌드를 창조해온 루비티통의 명품 DNA는 시계 제작에도 이어졌다. 체티 부사장은 "루이비통은 시그니처 아이템인 트렁크에서부터 가죽 제품, 의류와 슈즈, 쥬얼리, 악세서리, 선글라스와 책에 이르는 다양한 범주의 제품을 선보여왔다"면서 "루이비통은 다채로운 디자인을 사랑하는 고객들 덕분에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패션에서 성공했듯 우리는 정통성을 시계에 접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땅부르 인 블랙.
그러나 루이비통이 정통 시계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명품 시계 브랜드는 대부분 스위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스위스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진 시계 상표가 스위스로 이사한 뒤 정통성을 확보한 사례도 있다. 1년에 딱 5,000개만 만드는 명품시계 업체 '파르미지아니 플레리어'가 대표적인 예다. 파르미지아니는 28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지녔음에도 관점에 따라 세계 톱 3 브랜드에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그렇다면 루이비통은 어떤 방법으로 정통성을 얻을 수 있을까? 루이비통은 2011년 7월 고급 시계 제작사 '라파브리끄 두 떵'을 인수했다. 세계적인 시계 제작 기술을 갖춘 라파브리끄 두 떵은 소리로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식 시계기술 등을 갖고 있었다.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루이비통은 라파브리끄 두 떵을 흡수해 세계적인 시계 제조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체티 부사장은 "시계 전문가인 브랜드가 자신의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바젤 월드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루이비통은 새로운 제품을 루이비통 부띠끄에서만 선보였기 때문에 미디어를 통해 좀 더 널리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면서 "우리 제품을 보트 위에서 선보이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올해는 루이비통이 바젤 월드에 참여하는 두 번째 해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