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값 3만5,000원 그 다방의 정체는?'대딸 다방'이라 불리는 유사성행위 업소 성업정장 차림 직장인 남성들 점심 거른 채 줄서서 찾아

서울 영등포에서는 평일 점심시간 진풍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점심을 거른 직장인들이 이곳의 한 다방에 모여들고 있다. 다방 밖까지 길게 늘어선 줄로 시장통을 방불케 할 정도라는 전언이다. 물론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특별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다.

이 서비스의 정체는 이른바 '대딸'이라 불리는 유사성행위다. 특히 이곳은 저렴한 가격과 '수질', 서비스를 앞세워 남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한다. 유흥을 즐기는 남성들 사이에서 노원의 또 다른 업소와 함께 서울 내 대딸다방 업계를 양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이런 소문을 듣고 지난 2일 정오 문제의 B다방을 찾았다. 그런데 소문과 달리 다방 앞엔 줄은커녕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 문제의 다방 문을 열었다. 내부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어리둥절한 찰나, 종업원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다가와 "어떻게 왔느냐"고 물어왔다. 이에 "화이트 때문에 왔다"고 답했다. '화이트'는 이곳에서 유사성행위를 의미하는 일종의 암호다. 그러나 이 여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여성에 따르면 이 다방은 현재 '화이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커피만 팔고 있다. 본연의 업태로 돌아간 것. 얼마 전 있었던 경찰의 단속 때문이다. 온라인 등을 통해 지나치게 유명세를 탄 게 화근이었다고 한다. 아쉬운 기색을 보이자 이 여성은 "인근에 비슷한 곳이 있다"고 귀띔해줬다.

이 여성의 설명에 따라 인근의 S다방을 찾았다. 이 다방은 지하철역 입구에서 채 2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유리문이 나왔다. 문고리를 잡고 밀어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려던 순간 종업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유리문 너머로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종업원은 이내 문제가 없음을 느끼고 문을 열어줬다. 이 종업원은 기자를 입구를 제외하고는 사방이 막힌 박스 안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음료는 어떤 걸로 하겠느냐"고 물었다. 녹차를 주문하고 3만5,000원을 지불했다. '녹차값'을 받아 든 종업원은 "손님이 밀려있어 15분 정도는 기다리셔야 하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10분여가 흐른 뒤 종업원이 기자에게 다가와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그의 뒤를 따라 커튼으로 내부가 가려진 곳으로 갔다. 주변에는 이런 공간 5개가 줄지어 있었다. 커튼을 젖히고 내부로 들어섰다.

한 평 남짓한 공간엔 커다란 전면 거울과 탁상, 소파가 전부였다. 탁상 위에는 녹차와 과자, 삶은 계란 등이 놓여 있었다.

내부를 둘러보던 중 또각또각 구둣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미모의 여성이 실내로 들어왔다. 아찔할 정도로 짧은 원피스 차림, 화류계 여성들이 단란주점 등 업소에서 입는 이른바 '홀복'이었다. 그녀의 손에 들린 쟁반엔 종이컵과 가그린, 윤활액, 물티슈 등이 있었다.

이 여성은 자연스럽게 기자 옆에 앉아 팔짱을 꼈다. 간단한 인사가 오간 뒤 여성은 물티슈를 빼 들고 "바지랑 팬티를 무릎까지 내려달라"고 했다. 당황한 기자가 "그냥 얘기나 하자"고 하자 여성의 얼굴엔 화색이 돌았다. '공돈'을 벌게 된 때문이었다. 서비스 대신 이 다방에 대한 면면을 물었다.

이 여성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입과 손을 이용해 유사성행위를 제공한다. 서비스 시간은 통상 10~15분. 앞서 방문한 B다방이 특별한 서비스를 중단한 이후 손님들이 몰려드는 통에 휴식시간은 거의 없다고 한다. 따라서 남성들 역시 어느 정도 대기는 필수라고 한다.

당연히 수입도 짭짤하다. 하루 30만원은 기본이라고 한다. 한 달에 15일만 출근해도 수입이 최소 450만원 이상인 셈이다. 일반 직장인들의 연봉을 크게 웃도는 액수다.

그에 따른 고충도 털어놨다. 이 여성은 "턱이 뻐근해서 식사를 하기 힘들 정도고 팔에 근육이 생겨 두꺼워졌다"며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다방은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오전반은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후반은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일한다. 오전 오후반은 각각 3명씩이다. 요일마다 출근하는 여성도 다르다. 그렇게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은 모두 10명 정도라고 했다.

문득 쟁반 위 물건들의 용도가 궁금해졌다. 여성에 따르면 먼저 물티슈는 남성의 주요부위를 닦는 데 사용된다. 또 가그린은 구강성교 시 입에 머금어 남성의 쾌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용도다. 윤활제는 손을 이용한 유사성행위를 할 때 이용된다. 빈 종이컵에는 가그린과 남성의 정액을 뱉는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순식간에 15분이 지났다. 시간이 되자 이 여성은 "다음에도 자신을 찾아달라"는 말을 남기고 총총걸음으로 방을 빠져나갔다. 기자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방을 빠져나가는 사이에도 이곳을 찾는 남성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하나같이 정장에 넥타이를 맨 말쑥한 차림이었다. 점심도 거른 채 이곳을 찾는 직장인들의 행렬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임이 명백했다. 그리고 일부 남성들의 삐뚤어진 욕망이 반영된 추악한 모습이라는 점 역시 분명했다.



송호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