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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인사 포섭·활용 방안까지 제시

● 본지 '민간인 사찰문건' 입수 분석
적십자총재 국회의원 뒷조사… 김종익 배후 세력 이탈 유도
YTN 좌편향 간부 해임… KBS 인사에도 적극 개입
최근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민간인사찰 파문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은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찰관련 추가 내용이 계속 드러나면서 '몸통' 규명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간한국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2008년 7월 공식 출범하던 시점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사찰문건을 입수해 문건에 적시된 내용의 실체를 따라가 보았다. 더불어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에 대한 사찰 문건과 KBS 사찰문건 등도 추가로 입수해 총리실 사찰이 어떻게 추진됐는지도 공개한다.

◆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

총리실에서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사찰 문건 가운데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에 드러난 총 접수 건은 15건이고, 당시 8건이 완료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첫 번째 사건은 8월 7일이 접수일인 대한적십자사총재 관련 건이다. 대상자는 이세웅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다. 또 김문식 전 국가시험원 원장, 김광식 전 한국조폐공사 감사, 박규환 전 소방검정공사 감사 등을 조사한 내용도 담겨있다. 이들은 정해진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사표를 낸 인사들이다.

민주통합당 'MB·새누리 심판 국민위원회'는 지난 4일 원충연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조사관의 수첩을 추가로 공개했다. 수첩의 내용과 문건의 내용은 상당부분 일치한다. 예컨대 수첩에는 '2008. 8. 7 회의, 2B(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지칭) 입장에서 조금 더 정확한 자료, 빠르게 조사'라고 메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건에 대해 '진행상황'란에는 '완료'라고 표시돼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을 끄는 몇 가지가 있다. '서울대 병원 비방벽보 사건 진상파악'건, '남경필 의원 외압행사'건, 'KBS 이사선임', 'KB한마음 김종익'건 등이다. 당시 김종익 전 대표 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완료라고 표시돼 있다.

서울대 병원의 경우 이 문건이 작성된 이후 서울대 병원장 선거와 관련해 "선거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가 선거에 압력을 넣어 특정인의 병원장 선출을 도우려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으나 루머로 치부됐다. 이 문건의 내용을 살펴보면 실제 외압이 있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 KBS 최근 동향 보고

또 KBS는 이사 선임 건 외에 노조에 대한 사찰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주간한국이 입수한 총리실의 'KBS 최근 동향 보고'문건을 살펴보면 "총파업 무산으로 김인규 사장 취임반대 투쟁 조기 종료"라고 적혀 있다. 이는 사찰 활동의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건에는 '現집행부에 반발, 605명 노조 탈퇴 후 별도 노조 설립으로 노노갈등 증폭'이라는 보고와 함께 '총파업 부결에도 집행부가 사퇴를 거부하자 현 집행부는 투쟁 의지가 없다며 PDㆍ 중심으로 노조를 탈퇴, 언론노조 KBS지부로 별도 노조 설립 추진'에 이어 '신설노조 집행부는 친정부적인 뉴스ㆍ프로그램에 대한 감시와 견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반정부투쟁 방침 견지'라는 내용이 붙어 있다.

이는 KBS의 매우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정보를 취합했음을 알 수 있다

또 KBS인사에도 적극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다. 다음 항목에는 '신속한 인사로 조직을 안정시켰으며, 내년 경영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 개편 등 개혁 작업 본격 추진 예정'이라는 내용과 함께 전임 사장이 임원 2명을 부사장으로 임명하고 특정지역의 모씨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조직화합을 도모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또한 문건에는 전임 사장이 특정 지역 출신의 인사실장과 보도본부장 등 측근들로 주요보직을 배치해 친정체제 토대를 마련했다는 내용도 보인다.

◆ 김종익 전 대표 사찰 활용

김종익 전 대표의 사찰 문건을 살펴보면 사찰 내용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계획이 뚜렷했음을 보여준다. 문건의 제목은 '김종익 KB한마음 주식 특혜 매수 의혹'이라고 돼 있다.

사찰팀은 KB한마음 창립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05.4 KB 내부 하청조직인 신용협동조합(주주:KB직원)을 'KB한마음'이란 子회사로 변경ㆍ설립하면서 100명이 넘는 퇴직 점포장 중에서 김종익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주식을 액면가로 매각, KB한마음을 김종익 개인 회사로 만든 점'이라는 내용 뒤에 별도로 '공개경쟁 입찰시 막대한 차익이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은행장이 외부의 압력 없이 이런 파격적인 특혜를 줄 리가 없으며 굳이 퇴직직원을 모태로 한 'KB한마음'이었다면 KB전직원 공동소유의 지분배분이 되어야 타당함'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 김 전 대표의 KB한마음 지분 인수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대책'란에 '국회에서 의혹 제기, 금감원 등에서 진상조사ㆍ보고토록 조치'한다는 내용과 '김종익의 좌파 성향 실체 및 불법행위 아킬레스건을 적시함으로써 배후 세력들의 자진 이탈 유도'라고 치밀한 계획을 보고했다.

또 작업에 필요한 여러 인사들 포섭ㆍ활용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 문건

'확인 필요 사항(김종익 비리 관련)'에 관련 인물들의 관계, 성향 등 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또한 문건은 김 전 대표의 우군으로 이모 지점장과 한 부행장, H센터장을 적시하고, 특히 H씨의 경우 '동생이 나경원 전 의원과 고시 동기로 친분있음'이라는 설명까지 달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본인이 본부장 진급을 강력희망하나 前인사에서 이유 없이 은행장이 탈락시켜 불만 있음. 승진조건 정보파악 가능함'이라는 분석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 1팀 사건 진행 상황

2009년 8월 25일 작성된 '1팀 사건 진행 상황'문건에는 총 29건, 종결 24건, 진행 중 5건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

작성된 순서대로 살펴보면 '고속철 궤도이탈 관련 수사중단 압력행사 건'(3월 5일),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지도위원(김진호)관련 건'(5월 19일), '국토부 경찰 아이오 권현식 관련 건'( 6월 15일), '상이군경회 고철 폐변압기 사업건'(6월 26일), '삼성 고른기회 장학재단 관련건'(7월 22일), 'KBS, YTN, MBC 임원진 교체 방향 보고' (7월 27일) 등이다.

또 같은 해 11월 9일 작성된 1팀 사건 진행 상황 문건에는 '한겨레21일 편집장 건', 'PD수첩 역대 작가 확인건', '삼성 고른기회 장학재단 관련 건'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이 해 9월 3일 1팀에 의해 작성된 'YTN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 관련 보고서'에는 사찰의 구체적인 사항들이 적시돼 있다.

즉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 1개월여 만에 노조의 경영 개입 차단하고, 좌편향 방송 시정 조치를 단행하였으며, 친노조ㆍ좌편향 경영ㆍ간부진은 해임 또는 보직변경 등 '개혁조치'를 취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어 '새 대표이사는 취임후 즉시 보도국장 직선제 폐지 및 좌편향 보도국장 교체, 돌발영상 담당 PD 교체, 좌편향 앵커진 대폭 교체, 친노조 성향 간부진 교체 등 개혁조치를 계속함'이라는 내용이 덧붙여져 있다.

또 ' 조치 건의' 항목에는 '새 대표가 회사를 조기 안정시킬 수 있도록 직무대행 체제를 종식시키고 사장으로 임명하여 힘을 실어 줄 필요'라는 보고 내용도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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