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업계 5월 '총성없는 전쟁'LG·팬택 '원칩 LTE폰' 삼성 '갤럭시S3'와 격돌내달 본격 도입… 블랙리스트제 유통망 놓고 통신-제조사 접전도

국내 정보기술(IT)업계가 5월 대회전(大會戰)에 돌입한다.

통신 3사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레이스를 펼친다. 휴대폰 제조 3사도 전략 스마트폰으로 한판승부를 벌인다. 블랙리스트(휴대폰 자급제) 시행은 통신ㆍ제조사 간 개전 신호탄이다.

전문가들은 5월이 국내 IT업계가 일대 변화를 겪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사의 한 고위임원은 "5월은 제조사나 통신사 모두에 중요한 한 달"이라며 "1등 업체는 수성을 위한, 2, 3등 업체는 반격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IT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3일 부산에서 4G LTE 전국 84개 도시 구축 완료를 선언한다. KT는 2세대(2G) 종료 지연으로 경쟁사 대비 6개월가량 LTE 개시가 늦었다. 뒤늦게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경쟁사는 이미 고객 유치 등에서 한 걸음 이상 앞서나가고 있다.

KT의 전국망 구축 완료로 통신 3사는 다음달부터 전국 84개 도시에서 본격적으로 LTE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기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양자 구도에서 KT가 추격전을 벌이면서 마케팅 전쟁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LTE 고객은 지난주 말 현재 SK텔레콤이 220만명, LG유플러스가 183만명, KT가 40만명 등 4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에 LTE는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 트래픽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대륙과 같다" 고 말했다.

스마트폰 제조업계에서도 오랜만에 볼만한 싸움이 시작된다.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의 후속 모델인 '갤럭시S3'를 1년여 만에 내놓는 데 맞서 팬택과 LG전자는 원칩(one chip) LTE폰으로 맞불을 놓는다. 원칩폰은 통신칩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칩을 합쳐 배터리 소모량이 적고 크기와 두께도 줄일 수 있다.

선공은 팬택이 먼저 날린다. 팬택은 삼성전자가 내달 3일(현지시간) 오후 7시 영국 런던에서 갤럭시S3를 공개하기 이전인 한국시간으로 5월 3일 오전 '베가 레이서2'를 선보인다. 팬택은 지난해 삼성 갤럭시S2보다 한 달가량 늦게 베가 레이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삼성 갤럭시S3보다 한발 앞서 신작을 공개해 맞불을 놓는다는 작전이다. 팬택 관계자는 "LTE 고객 400만명을 돌파한 국내 시장에서 원칩 LTE폰으로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3의 국내 모델이 3G로 먼저 출시되고 LTE제품은 7월에나 출시된다는 것을 다분히 의식한 발언이다. LG전자도 'D1L(프로젝트명)'을 다음달 초 내놓고 원칩 LTE폰 경쟁에 가세한다. 다음달 도입 예정인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는 기존 통신사 중심의 휴대폰 유통채널을 제조사로 확대시킨다는 점에서 통신ㆍ제조사 간 접전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는 모바일 숍을 현재 60개에서 올해 말까지 100여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가전 직영점인 베스트숍 270개를 활용해 블랙리스트에 대비한다. 팬택은 판매 채널인 라츠를 유통 자회사로 별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20여개로 늘릴 예정이다.



김정곤기자 mc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