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업체는 베이커리로… 피자전문점은 치킨가게로대한제분, 아티제 인수 검토… 동아원은 포숑 인수설 퍼져도미노·피자헛은 치킨사업도

외식업계에 사업영역 확장 바람이 불고 있다.

밀가루업체들은 베이커리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가 하면 외식 전문기업들은 치킨 사업에 새로 뛰어드는 등 외식 영토를 확장하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밀가루업체인 대한제분은 호텔신라 계열의 베이커리 전문점인 '아티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대한제분은 최근 조회공시를 통해 "신규사업 추진을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며, 현재까지 인수 추진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제분은 밀가루 믹스 제품 제조와 파스타 수입, 판매 등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반려동물복합문화공간인 '이리온'을 출범하는 등 신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 이후 호텔신라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아티제는 서울·수도권에 27개 매장이 있으며 지난해 2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와 함께 밀가루업체인 동아원의 '포숑' 인수설이 돌고 있다. 포숑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씨가 설립한 제과업체인 블리스가 운영하는 베이커리전문점으로, 재벌 빵집 논란 이후 매각을 추진 중이며 유력한 인수 후보 중의 하나로 운산그룹의 계열사인 동아원이 거론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운산그룹 관계자는 "롯데그룹에서 포숑 인수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공식적으로 인수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밀가루업체들이 이처럼 베이커리사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제분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가격 인상억제와 국제 원재료 가격 인상이 맞물려 지난해 대한제분, 동아원 등 밀가루업체들의 실적은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커리 사업이 밀가루업체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베이커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빵의 기본재료인 밀가루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CJ제일제당에서 출발한 뚜레쥬르의 경우처럼 밀가루업체는 베이커리 사업에 진출하기 쉽다"며 "특히 1, 2위 업체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출점을 자제하고 있는 시점이라 새로운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하기 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식 분야에서 전형적인 레드오션으로 불리는 치킨 시장도 신규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치킨 시장은 제너시스그룹의 BBQ, BHC를 비롯해 2,000여개가 넘는 각종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시장에 진출해 있지만 여전히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최근 치킨사업 진출을 결정하고 치킨사업 홍보를 전담할 홍보 대행사를 선정 중이다. 도미노피자는 국내 매장 수 360개로 395개 매장을 보유한 미스터피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피자헛은 올초부터 치킨 메뉴를 출시해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수제버거 브랜드인 '크라제버거'를 운영하는 크라제인터내셔날은 해외 유명 치킨 브랜드인 '텍사스치킨'을 국내에 도입하고 치킨사업에 뛰어드는 등 외식업계에서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확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전문가는 "치킨사업의 경우 배달전문 매장으로 가맹점을 쉽게 늘릴 수 있고 다른 외식업종에 비해 적은 수의 식재료를 취급하기 때문에 물류 공급도 쉬운 편이어서 신규 진출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