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대그룹의 시가총액이 전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삼 분의 이 가까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주요그룹 시가총액 및 주가등락' 보고서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총액 상위 10개 기업집단(이하 10대그룹)의 시가총액(731조1,770억원, 2012년 4월 30일 종가 기준)은 전체 증시의 5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55.97%를 차지했던 2011년 말보다 3.24%p나 증가한 수치다.

재계 1, 2위인 삼성ㆍ현대차의 시가총액을 합치기만 해도 전체 증시의 40% 가까이 된다. 삼성,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각각 324조7,612억원, 160조7,113억원에 달한다. 양사 시가총액의 합은 코스닥, 코스피 시장을 합한 전체 증시의 시가총액 1,244조9,005억원의 39.00%에 육박한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주가 양극화가 극에 달했다고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롯데·한화·LG·포스코 ↑

10대그룹에서 지난 4개월간의 시가총액 증가폭이 가장 컸던 곳은 삼성이다. 지난해 말 259조2,005억원이었던 삼성의 시가총액은 4개월 만에 25.29%나 뛰어올랐다. 현대차의 시가총액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았다.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36조7,617억원에서 올해 4월 말 160조7,113억원으로 17.51% 증가했다. 한진(10.42%, 5조2,612억원→5조8,096억원), 현대중공업(9.86%, 22조2,867억원→24조4,861억원), SK(9.58%, 58조710억원→63조6,348억원)이 뒤를 이었다.

4개월간의 시가총액이 오히려 줄어든 그룹도 4곳이나 된다. 시가총액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곳은 한화였다. 한화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3조2,452억원에서 올해 4월 말 12조733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낙폭이 8.84%나 된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횡령ㆍ배임혐의로 입은 타격이 작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기아차
같은 기간 롯데도 -2.54%의 시가총액 하락을 경험했다. 롯데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26조9,313억원에서 4개월 만에 6,848억원 떨어졌다. 4월 말 기준 26조2,465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롯데는 2.54%의 하락폭을 보였다. 그밖에 LG(-2.11%, 68조8,704억원→67조4,154억원)와 포스코(-0.75%, 39조3,246억원→39조286억원)의 시가총액도 지난 4개월 동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률 1·2·3위 삼성계열사

지난 4개월간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10대그룹 상장계열사는 삼성중공업이었다.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지난해 말 2만7,900원에서 지난 4월 말 4만1,700원으로 대폭 상승했다. 4개월 만에 49.46%나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조선업황의 악화 속에서도 1분기 매출 3조5,389억원, 영업이익 3,369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한 결과다. 당초 증권사들은 삼성중공업의 1분기 영업이익을 2,100억원으로 전망했었다.

주가상승률 2위는 삼성전기가 차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7만7,700원이었던 삼성전기의 주가는 지난 4월 말 10만9,500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40.93%의 높은 상승폭이었다. 삼성전기의 주가도 좋은 실적이 떠받쳤다. 삼성전기의 1분기 매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0%, 46.5% 증가한 1조7,477억원, 1,067억원이었다. 비수기인 1분기임에도 성수기인 지난해 4분기를 넘어서는 성적표다.

같은 기간 역시 삼성 계열사인 호텔신라가 주가상승률 3위에 올랐다. 호텔신라의 주가는 지난해 말 3만8,500원에서 올해 4월 말 5만2,900원으로 37.40%나 상승했다. 주력사업인 면세점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인 데다 전통사업인 호텔 부문에서도 고성장세를 이어간 덕이다. 이어 한진해운(37.00%, 1만1,350원→1만5,550원), (31.38%, 105만8,000원→139만원), 삼성테크윈(30.08%, 5만3,200원→6만9,200원) 순으로 주가상승률이 높았다.

주가상승률 상위 종목 10개사 중 6개사(삼성중공업, 삼성전기, 호텔신라, , 삼성테크윈, 삼성생명)가 삼성 소속이었다. 현대차가 2개사(현대차, 기아차)로 뒤따랐고 한진(한진해운)과 SK(SK하이닉스)는 각각 1개사씩이었다.

LG 하락률 상위 3개사

주가하락폭이 가장 컸던 10대그룹 상장계열사 1, 2위는 GS 계열사인 코스모화학과 코스모신소재가 차지했다. 코스모화학의 주가는 지난해 말 1만7,550원에서 올해 4월 말 1만1,600원으로 폭락했다. 낙폭이 무려 33.90%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코스모신소재의 주가도 7,650원에서 5,130원으로 32.94% 떨어졌다. 2차전지 업황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주가하락률 3위는 SK컴즈가 차지했다. 지난해 말 1만1,550원이었던 SK컴즈의 주가는 4개월 만에 31.34%가 폭락, 7,930원으로 주저앉았다. 광고영업 부진, 매출 하락 등으로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지난해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의 여파가 컸던 까닭이다. 유비케어(-30.96%, 4,005원→2,765원), 포스코켐텍(-30.79%, 18만3,500원→12만7,000원), LG하우시스(-25.43%, 8만6,900원→6만4,800원)이 뒤를 이었다.

주가하락률 상위 종목 10개사 중 3개사(LG하우시스, LG유플러스, LG화학우)가 LG 계열사였다. SK 계열사도 3개사(SK컴즈, 유비케어, SK C&C)가 포함됐다. GS가 2개사(코스모화학, 코스모신소재), 포스코(포스코켐텍)와 삼성(크레듀)이 각각 1개사씩이었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