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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효는 동등하게… 가격장벽 70% 낮춘다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들썩'
주성분 특허 시비 가리기 전 국내 제약사 출시 강행
내달 특허심판원 심결 나와 화이자와 법정 분쟁 가능성
식약청 동등성 시험 33개 마쳐
지난해 시장규모 1000억원대 비아그라 점유율 40%
약물지속효과 투약방법 차별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공략 나서
제약사 과열경쟁에 오남용 우려도


"3,000원짜리 비아그라가 나왔다고?"

"응, 그런데 이름이 달라. 복제약이거든."

비아그라와 시알리스가 주름잡았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헤라그라, 누리그라, 팔팔정, 일양실데나필 등 비아그라 복제약이 지난 18일부터 판매되고 있다.

성기 발기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비아그라 100mg 가격은 한 알에 무려 1만 2,000원 안팎. 하지만 잠자리를 두려워했던 남성에게 비아그라는 지난 14년 동안 불티나게 팔렸다.

비아그라 복제약은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거쳐 비아그라와 약효가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가격은 3,000~5,000원대로 비아그라보다 약 70%나 싸다.

비아그라 특허 논란

비아그라 제조사 화이자와 복제약을 만든 한국 제약사가 법정에서 싸울 가능성이 있다. 비아그라 주성분 실데나필시트르산염에 대한 특허 시비가 끝나지 않았지만 CJ제일제당과 대웅제약 등은 과감하게 복제약을 출시했다.

실데나필 물질 특허는 지난 17일에 끝났지만 용도 특허는 2014년 5월 13일까지 유효하다. 비아그라를 만드는 세계 최대 제약회사 화이자는 실데나필 용도 특허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제약사가 실데나필을 발기부전 치료제에 사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화이자는 지난해 미국 버지니아 동부지방법원에 낸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미국에서 벌어진 소송에서 용도 특허가 끝날 때까지 제네릭(복제약)을 판매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면서 "비아그라 용도 특허 침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은 지난해 5월 특허심판원에 비아그라 용도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CJ제일제당은 유럽 일부 국가에서 비아그라 주성분 물질에 대한 용도 특허가 인정되지 않았다며 소송에서 이길 자신이 있는 만큼 예정대로 복제약 헤라그라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18일 '선택의 폭을 넓힌 CJ 헤라그라'라는 표어 아래 서울 지역 내과ㆍ비뇨기과 의사를 대상으로 심포지엄까지 개최했다.

특허심판원은 다음 달 CJ가 제기한 특허 무효에 대한 심결을 내린다. 특허심판원이 비아그라 용도 특허가 무효라고 판단하면 비아그라 복제약은 봇물터지듯 쏟아질 예정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마친 제품은 33개나 된다. 헤라그라와 누리그라가 복제약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만큼 후발주자들은 가격을 낮춰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3강 체제 유지될까?

발기부전 치료제는 얼마나 팔릴까?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000억원이었다. 의사 처방전 없이 유통되는 매출도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1999년 10월에 출시한 비아그라는 한국에서만 총 3,600만 정이 팔렸다. 발기부전제의 대명사인 비아그라는 지난해 매출이 400억원으로 시장 점유율이 무려 40%였다. 릴리가 만드는 시알리스 시장 점유율은 33%, 동아제약이 제조한 자이데나는 20%. 제피드(JW중외제약)와 엠빅스(SK케미칼), 레비트라(바이엘)는 3강에 밀려 판매가 부진하다. 헤라그라와 누리그라 등 비아그라 복제약은 3강 체제를 무너트릴 수 있을까?

한미약품은 비아그라 복제약 팔팔정을 출시하면서 '발기부전치료제 100mg 지금까지 왜 잘라 먹었을까요'란 의문을 제기했다. 한미약품이 제시한 답은 비싼 약값이었다. 팔팔정 50mg 한 알의 가격은 2,500원으로 발기부전 치료제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비아그라의 비싼 가격에 부담을 느꼈던 소비자에겐 기쁜 소식. 헤라그라 50 mg 은 4,000원, 100 mg 은 5,000원에 팔리고 있다.

비아그라 복제약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지만 한국화이자는 일단 비아그라 가격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제네릭이 출시된다고 비아그라 가격이 바뀌거나 마케팅에 변화가 있지 않을 것이다. 13년간 축적된 데이터와 신뢰를 바탕으로 지금처럼 꾸준히 제품을 마케팅하겠다"고 밝혔다.

비뇨기과 의사 사이에선 비아그라 사용자가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가격에 민감한 환자는 의사에게 특정약을 처방해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가격이 아무리 낮아도 효과가 없다면 다른 약을 찾는다. 그러나 비아그라와 복제약 사이에 약효 차이는 거의 없어 복제약 점유율이 높아지면 화이자도 비아그라 가격을 낮출 거라는 전망이 많다.

비아그라와 차별화

비아그라와 경쟁해온 시알리스와 자이데나, 제피드 제조사는 가격을 내리기보다 비아그라와 차별화를 앞세우고 있다.

두통, 시각장애 등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진 자이데나는 매일 조금씩 복용한다는 점에서 비아그라와 다르다. 동아제약은 "비아그라를 복용하는 환자와 자이데나를 복용하는 환자가 다르므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일일 요법을 부각시켜 자이데나 마케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자이데나를 매일 조금씩 복용하면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

시알리스는 만드는 한국릴리는 시알리스 약효가 하루 이상 지속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비아그라는 약효가 4시간 가량 지속한다. 시알리스는 약물 지속 효과가 길어 저녁에 복용하면 다음날까지 성관계를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자이데나처럼 매일 시알리스를 조금씩(5mg) 먹으면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홍보에 도움이 된다.

제피드 제조사 JW중외제약은 "제피드는 다른 약보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난다"고 자랑했다. 중외제약은 임상 시험 결과 제피드를 복용한 환자가 15분 만에 발기 효과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비아그라는 복용하고 나서 1시간이 지나면 약효가 나타난다. 레비트라 제조사 바이엘코리아는 "레비트라는 침과 반응해 물이 없어도 10~15초면 녹는다"고 설명했다.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하는 비아그라 알약과 달리 아내나 여성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복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비아그라 복제약도 물 없이 먹을 수 있는 분말형, 혀에 녹여 먹는 필름형으로 변신해 비아그라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CJ제일제당은 물 없이 먹을 수 있는 세립형 헤라그라를 다음 달에 출시한다. 작은 알갱이인 세립형은 복용이 간편하고 흡수가 빠르다. SK케미칼 필름형 신약 엠빅스가 지난해 인기를 끌자 서울제약은 비아그라 복제약을 필름형으로 만들어 불티스구강붕해필름이란 이름을 지었다.

발기부전 치료제가 필요한 남성에겐 가격이 싼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는 기쁜 소식이다. 그러나 제약사가 과열 경쟁하면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심혈관계 질환자가 비아그라를 복용하면 심근경색, 심장마비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비아그라 복제약도 비아그라처럼 의사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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