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통신사, VoLTE로 카카오톡에 맞불상용화 계획 앞당겨 이르면 내달부터 본격 서비스무료 인터넷 전화 관련 정부에 신속한 입법 촉구도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카카오톡의 무료 전화 서비스 '보이스톡'이 인기 몰이에 나서자 이동통신사들이 'VoLTE(용어설명 참조)'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보이스톡에 맞설 대항마로 VoLTE를 내세워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빠르면 다음달부터 이통사의 VoLTE와 카카오의 보이스톡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부터 이통사의 VoLTE 서비스와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같은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가 전면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등 이통 3사는 3ㆍ4분기부터 VoLTE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3월 이통사 중 처음으로 VoLTE 시연회를 열고 오는 10월부터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힌 LG유플러스는 상용서비스 시기를 앞당기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누가 VoLTE의 첫 발을 떼느냐'를 두고 LG유플러스와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SK텔레콤도 상용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 역시 당초의 10월 상용 서비스 개시를 앞당기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VoLTE 상용 서비스 시기가 늦춰질수록 보이스톡 등 무료 인터넷 전화에 시장을 완전히 선점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양측의 경쟁에서 관건은 품질과 요금이다. 품질의 경우 전문가들은 카카오톡이나 스카이프, 수다폰 같은 mVoIP 서비스에 비해 이통사들의 VoLTE 서비스가 앞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VoLTE는 이통사가 직접 통화품질을 관리하는 서비스인 데다 이통사 상관 없이 통화가 가능하다"며 "컬러링, 발신번호표시 등의 부가서비스도 똑같이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가입자끼리만 통화가 가능한 mVoIP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도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은 무선랜(와이파이)이 없으면 품질이 떨어지거나 이동통신사의 제한 조치에 따라야 하는 등의 불편이 있을 것"이라며 "이통사들은 어떻게 mVoIP의 서비스를 차별화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요금의 경우 mVoIP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통사들이 하반기에 내놓을 VoLTE 요금제는 현재의 음성통화 요금보다는 저렴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통사들이 주수익원인 음성통화 매출을 파격적으로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반면 정보통신진흥연구원(KISDI)에 따르면 카카오톡ㆍ스카이프의 mVoIP 서비스가 전면 허용될 경우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각각 월 요금 1만1,000원ㆍ1만원의 표준요금제와 데이터 정액요금제(500MB)만 가입해 사실상 대부분의 음성ㆍ데이터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한편 카카오톡의 '공세'에 이통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통사들은 VoLTE의 조기 상용화를 비롯한 다양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한편으로 mVoIP 등 유사 통신 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신속한 정책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이미 이통 3사의 문자메시지(SMS) 매출은 최소 수천억 원에서 1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여기에 음성통화 수익까지 외부 서비스에 잠식당할 경우 수조원 규모로 매출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통신망에 투자할 여력도, 그럴 이유도 없어진다"는 게 이통사들의 하소연이다. 통신 인프라를 제공하는 이통사들은 mVoIP 같은 서비스는 무임승차라고 반발하며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 1ㆍ4분기 이통 3사의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8% 성장했지만 통신수익은 1.6% 줄어드는 등 통신분야 입지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보이스톡 음성통화 대체하기엔 아직…

카카오톡 '보이스톡'에 대한 사용자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아직까지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아 기존 음성통화를 대체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보이스톡의 가장 큰 장점은 사실상 무료로 음성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 스마트폰에서 음성통화를 이용하면 가입한 요금제의 제공량이 차감되고 이를 넘어서면 통화료가 추가적으로 부과됐지만 카카오톡은 와이파이에서는 무료로 통화가 가능하고 3G(3세대) 이동통신망에서도 소량의 데이터가 차감된다.

하지만 통화품질이나 사용법 등이 불편해 기존 음성통화를 대체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은 기본적으로 전화를 걸고 받는 방식이 기존 휴대폰에 비해 불편하다. 보이스톡 통화를 신청하면 카카오톡의 문자메시지처럼 통화요청이 들어왔다는 문구가 뜨고 이를 수신자가 확인한 뒤 연결 버튼을 눌러야 한다. 또 전화를 거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카카오톡을 최신 버전을 설치해야 보이스톡을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자체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카카오톡의 푸시 기능을 꺼놓으면 보이스톡 수신이 불가능하다. 기존 3G 음성통화와 일부 모바일인터넷전화가 전화 통화 중 새로운 전화가 오면 이를 알려주는 기능을 제공했지만 보이스톡은 사용 중 전화가 오면 바로 통화가 중단된다.

이 때문에 카카오톡은 보이스톡을 놓고 '무료 이동전화'가 아닌 '실시간 음성대화'라고 설명한다. 이동 중에도 끊기지 않는 고품질의 음성통화 서비스가 아니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음성으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라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NHN의 '라인'이나 다음의 '마이피플' 등도 모바일 메신저에 음성통화 기능을 탑재했지만 사용자들의 호응은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며 "카카오톡이 보이스톡의 통화품질을 어느 수준으로까지 유지하느냐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