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전 검찰총장이 안철수 캠프에 합류해 법률자문을 맡았다는 소문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를 선택해 시선을 집중시킨 바 있다. 정치권을 비롯해 각계에서는 안 전 대법관의 정치권 진입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왔다.

대체로 곱지 않게 보는 시각이 많았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각 캠프에서 안 전 대법관에 대응하는 인사 영입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전현직 법조인 가운데 여러 인물들의 정치권 진입이 전망되고 있다. 이 중 최근 귀를 솔깃하게 하는 소문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A 전 검찰 총장이 특정 캠프와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A 전 총장이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할 경우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안 전 대법관의 정치권행을 두고 “전직 고위급 법조 인사의 정치권행은 권력에 대한 법의 형평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정치권 소식통에 따르면 A 전 총장은 이미 대선캠프에 발을 담그고 있다. 현재 법률자문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A 전 총장 등 돌린 이유

사실 A 전 총장은 친박(친 박근혜) 인사로 알려져 있다. 현역 시절 K의원의 소개로 박 후보와 몇 차례 독대를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안 전 대법관이 박 후보 캠프로 향하자 정치권에서는 A 전 총장도 같은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신뢰할 만한 정치권의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A 전 총장은 안철수 캠프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현재 A 전 총장은 안 캠프 인사들과 수시로 접촉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같은 내용을 접한 박 후보 캠프는 사실 확인작업에 분주하다. 아직 정확한 내용이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A 전 총장이 안 캠프 인사들과 접촉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박 후보 캠프는 파악하고 있다.

박 후보 캠프 측의 한 인사는 “현재 A 전 총장이 안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우리가 알기로는 아직 합류를 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A 전 총장이 박 후보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만큼 그런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안 캠프 측과 가끔 접촉한다는 말이 계속 들리는 것을 감안하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K의원 측은 관련 내용에 대해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A 전 총장이 안 전 대법관의 박 후보 캠프행을 보고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다는 말은 들었다”고 귀띔했다.

야권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A 전 총장은 이미 안 캠프로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한 소식통은 “A 전 총장이 안 원장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A 전 총장은 안 캠프의 법률자문을 맡았고 앞으로 더 비중 있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A 전 총장은 안 원장이 대선출마 선언을 하면 본격적으로 합류해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친박계 인사로 꼽혀온 A 전 총장이 왜 안 캠프행을 택했는지 그 배경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야권 주변에서는 안 전 대법관을 먼저 영입한 데 대한 서운함 때문이 아니겠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친박 측의 한 인사는 “A 전 총장이 안 캠프에 합류한 게 사실이라면 그것은 그쪽에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인사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냐”라며 “우리 측에 서운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사실과 거리가 먼 내용”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원장 지지 세력

이에 대해 일단 안 캠프 측은 “A 전 총장이 합류했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며 “그 분이 그렇게 움직이면 어떻게 숨기겠나. 모든 언론에 다 나올 일 아니냐.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A 전 총장 측도 안철수 캠프 합류 소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일단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A 전 총장은 안 캠프 법률자문역을 맡았다는 소문과 관련, <주간한국>과 전화통화에서 “그렇지 않아도 그런 소문이 돈다는 말을 듣고 많이 웃었다. 어디서 그런 헛소문이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나는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럴 생각이 있었으면 벌써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A 전 총장은 안 캠프 측과 접촉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전혀 그런 사실 없다. 그쪽과 그런 이야기를 단 한 번도 나눠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검찰 총장을 지냈던 사람이 어떻게 정치권에 기웃거릴 수 있겠나. 나는 그런 쪽에 관심도 없고 (전직 총장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안 교수를 대권에서 지지하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정치권에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을 두고 “하나의 세력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정치그룹에서는 김한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효석 박선숙 문국현 전 의원, 원혜영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내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모임’(대표 김한길)의 상당수 멤버들도 사실상 안 원장을 지지하고 있다.

또 민주당 송호창 의원과 인재근 의원 등도 최근 안 원장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 주변에서는 “민주당내 50~60명이 한꺼번에 안철수 측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재계에서도 안 원장과 인연이 있는 층이 두껍다. 이헌재 전 부총리를 비롯해 구광모 LG전자 차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전무, 구본웅 하버퍼시픽캐피탈(스탠퍼드 동문) 대표, 김신배 SK부회장, 김용선 두산사장,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동문), 이길녀(가천대학교 총장) 등이 안 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와 상당수의 의사들이 안철수를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CSkorea(엄신영 목사, 화경스님, 문정현 변호사, 고 장준하 선생 장남 장호권 박사)와 철수 산악회 전국조직(회장 엄대우 전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함께하는 세상포럼 철수처럼 공동대표 이종석 등도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멘토그룹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박경철 원장, 이재웅 다음 대표, 법륜 평화재단 이사장, 문규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세일교수, 김홍신 소설가, 조민 통일연구원 연구원 등이 꼽힌다.

또 교수그룹에서는 김호기 연대교수를 비롯해 문정인 연대교수, 김근식 경남대 교수, 고원 과학기술대 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강준만 이상록 전북대, 원도연 원광대, 변주승 전주대 교수 등이 안 원장의 지지세력이다.

안철수 재단의 박영숙 이사장을 비롯해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고성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김영 사이넥스 대표, 윤영수 카이스트 교수 등도 지지세력에 포함된다.



윤지환기자 jj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