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 타이어 사장
화두는 친구(79)다. 70년대 출생, 90년대 학번 최고경영자(CEO)가 크게 늘었다. 올해 국내 1,000대 기업 CEO 중 65명이 이른바 79세대다. 작년에 79세대 CEO는 39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는 기업 분석 전문업체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의 '2012년 국내 1,000대 기업 CEO 평균 연령대 분석 보고서'를 통해 나타났다. 대상은 매출 기준 국내 1,000대 상장 기업 중 1분기에 대표이사 직함을 가진 1,284명이다.

오일선 소장은 "올해는 70년대생 90년대 학번에 속하는 친구(79)세대 CEO 증가가 눈에 띤다"며 "이는 오너 2, 3세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경영 승계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 대표적인 79세대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40) 한국타이어 사장, 이한대(35) 싸이더스 FNH 대표이사, 정지선(40)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강호찬(41) 넥센타이어 사장, 김길연(36) 엔써즈 대표 등이다.

이와 함께 올해 국내 1,000대 기업 CEO 전체 평균 연령은 지난해보다 0.1세 낮아진 57.3세이지만, 30대 그룹은 0.5세 높은 57.8세로 파악됐다.

이한대 싸이더스FNH 대표
또한 4대 그룹에서는 LG그룹이 59.1세로 전년 58.1세보다 1.0세 높아졌고, 현대자동차그룹 56.9세(0.7세 증가), 삼성그룹 56.8세(0.2세 증가), SK그룹 54.6세(1.0세 증가)도 지난해와 비교해 평균 연령이 조금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국내 주요 기업들의 CEO 평균 연령이 높아진 것은 위기 돌파를 위해 오너들이 경륜과 관록을 갖춘 CEO들에게 보다 많은 힘을 실어줬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도별 1,000대 기업 CEO 평균 연령을 살펴보면 지난 2009년 57.0세→2010년 56.6세→2011년 57.4세였다가 올해는 작년보다 0.1세 낮아졌다.

연령대별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0년대생이 645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48.4%보다 1.8% 늘어난 50.2%였다.

50년대생 중에서도 50년대 전반부(50~54년생)에 포함되는 '오전(五前) CEO'는 348명, 50년대 후반부(55~59년생)에 속하는 '오후(五後) CEO'는 297명으로 파악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CEO 활약을 숫자로만 본다면 올해 '재계의 시계'는 '오전'이 대세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50~52년생의 감소와 55년 이후 출생자의 증가 추세로 볼 때, 내년부터 재계 CEO 시계추는 오전에서 오후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대상 1,000대 기업 CEO 중 출생연도별로는 53년생이 85명으로 최다였다. 대표적인 오너 기업가로는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구자열 LS전선 회장 등이고,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박상진 삼성SDI 사장,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이 53년생이다.

지난해 53년생과 숫자가 같았던 52년생은 올해는 79명으로 줄었고, 55년생도 76명으로 재계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0년대생 다음으로 40년대 21.2%(전년대비 3.9% 감소), 60년대 20.2%(1.3% 증가), 70년대 이후 5.1%(2.1% 증가), 30년대 이전 3.3%(1.3% 감소)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작년과 비교해보면, 49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들은 올해 들어 5.2%나 감소한 반면, 60년 이후에 출생한 기업가들은 3.4%나 증가했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
이번 조사 대상 1,000대 기업 중 코스피 기업 평균 연령은 58.4세이고, 코스닥 기업은 이보다 2.9세 젊은 55.5세였다. 코스피 기업 중 최연장자는 1922년생인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 유홍우 유성기업 회장이고, 최연소는 1981년생 양홍석 대신증권 부사장으로 파악됐다.

코스닥 기업 중에서는 1933년생 문영훈 하이록코리아 회장과 1982년생 류기성 경동제약 대표이사가 각각 최연장, 최연소 CEO로 확인됐다.

또한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의 CEO 평균 연령은 58.7세이지만, 매출 3,000억원 이하 기업은 56.7세로 2.0세 정도 차이를 보였다.

업종에 따라서도 CEO 평균 연령 편차가 컸다. 운수업(60.4세), 건설업(59.6세) 등은 다소 높은 반면 출판ㆍ정보통신업종(54.0세), 의류패션업종(54.3세) 등은 비교적 젊은 편에 속했다.


김길연 엔써즈 대표

송응철기자 se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