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주식평가액 성적표를 받아 든 30대 그룹 총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먼저 절반 이상의 회장들이 주식평가액 상승으로 적잖이 재미를 봤다.

그중에서도 가장 활짝 웃고 있는 인물은 . 그는 올해 초에 비해 주식가치가 36.2%나 훌쩍 뛰면서 수백억원대의 이익을 누렸다.

반면 주가 급락으로 울상을 짓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의 윤석금 회장이다. 그의 주식평가액은 올해 초에 비해 36.4%나 급락했다. 그렇다면 이들 외에 어느 기업의 누가 웃고 울었을까.

김준기 회장 3분기 급상승

30대 그룹 총수들에게 지난 2분기(4~6월)는 잔혹한 시기였다. 이 기간 주식평가액이 오른 이가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3분기(7~9월)에는 상당수의 총수가 주가 상승으로 재미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업체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30대 그룹 총수 중 19명이나 주식평가액이 올랐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그중에서도 주식가치가 가장 크게 오른 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이전 분기보다 24.8% 급상승했다. 김 회장의 주식 가치는 2분기 2,889억원에서 3분기 3,605억 원으로 3개월 사이에 717억원 껑충 뛰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주가 상승률도 23%를 기록했다. 이로써 김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4,793억원에서 5,896억원으로 1,104억원 늘어났다.

이외에 ▦이재현 CJ그룹 회장 22.8%(2,388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 14.4%(1,520억원) ▦구자홍 LS그룹 회장 14.0%(131억원) 순으로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식평가 1, 2위를 달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각각 8.5%(8,493억원)와 10.1%(6,762억원)씩 올랐다.

지난달 25일 1차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의 윤석금 회장은 2분기 때보다 36.8%(1,330억원)나 급락했다. 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8.1%(393억원), 이수영 OCI그룹 회장은 19.1%(1,153억원),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15.3%(91억원)나 주식가치가 하락했다.

올해 초 대비 18명 상승

전반적으로 3분기 주식평가액 상승에 힘입어, 올 1월 2일 연초 대비 9월 28일 주식평가액 증감에서도 30대 그룹 총수 중 18명이나 주식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가장 크게 웃은 건 이다. 이 회장은 연초 대비 9월 말 사이에 36.2%나 주식평가액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1,428억원이던 연초 주식평가액은 9월 말 1,945억원으로 9개월 사이 517억원이나 불어났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2분기 대비 3분기에는 7.9%(195억원) 하락했지만, 1월 초 1,736억 원이던 주식은 9월 말에 2,285억 원으로 31.7%(550억원) 상승했다. 이재현 회장도 연초 기준 9개월 사이에 27.2%(2,748억원) 증가했고, 구자홍 회장도 27.1%(228억원) 높아졌다. 이건희 회장은 애플과의 소송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22.2%(1조9,739억원) 뛰었다.

이외에도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17.2%(334억원), 정몽구 회장 12.9%(8,401억원)나 올랐다. 2분기 대비 3분기에 큰 폭으로 높았던 김준기 회장과 김승연 회장은 연초 대비 9월말에는 각각 4.9%(170억원), 4.8%(270억원)만 오르는 데 그쳤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7~9월 사이 3분기와 연초 대비 9월말 기준으로 20% 이상 주식평가액이 모두 오른 총수는 CJ 이재현 회장이 유일하다"며 "주식평가액만 놓고 봤을 때 30대 그룹 총수 중 이 회장의 주식가치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 11조원 1위

반면 30대 그룹 중 12명의 총수는 연초 대비 9월말 주식 가치가 오히려 떨어졌다. 윤석금 회장은 연초 3,589억원에서 출발해 3월말에는 3,847억 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9월 말에 들어 2,282억원으로 연초 대비 36.4%나 급락했다.

강덕수 회장도 9개월 사이에 27.2%나 하락했다. 강 회장은 1월 초 693억 원으로 출발했지만, 3분기에는 505억 원으로 188억 원 떨어졌다. 동국제강그룹 장세주 회장도 연초 대비 9월 말에 21.9%(421억원) 하락했다.

이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17.6%(4,075억원), 이수영 회장 16.5%(971억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11.1%(1,907억원)나 떨어졌다.

한편, 9월 말 주식평가액 순위는 이건희 회장이 10조8,558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2위에 정몽구 회장(7조3,450억원)과 3위에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1조9,487억 원) 순이었다.



송응철기자 se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