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주가 폭락 뒤 수상한 그림자?한류 효과 장밋빛 기대속 실적은 기대에 못미쳐최근 연일 하한가에 개미들만 아비규환작전세력·세금포탈 등 사정기관서도 예의 주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이 폭등세를 이어가다 최근 폭락을 반복하면서 주식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은 한류 열풍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미국시장에 진출, 한류 광풍을 일으키면서 엔터테인먼트 주식은 고점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았다.

사실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이 주목을 끈 것은 일본 중국 등지에서 한류 바람이 불 때부터다. 아이돌이나 국내 드라마가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관련 연예기획사 등이 주식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문제는 엔터테인먼트 주식이 급등을 거듭하는 데서 비롯됐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들의 거품이 한 번에 꺼지기 시작하면 적지 않은 쇼크가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가 적지 않았다.

얼마 전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이 폭락했다. 이를 두고 "마침내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동시에 몇몇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의 경우 작전세력이 개입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 증권가와 연예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 연합뉴스
개미지옥문 다시 열리나

엔터테인먼트 대장주인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폭락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주식들과 관련해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하락이 최근 3일째 멈추지 않았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의 경우 연달아 하한가를 기록해 11월 중순쯤 3일간 38%나 폭락했다. 이 기간 SM 거래대금은 4,008억원으로 삼성전자 거래대금 3,200억원을 제쳤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전체를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기관투자가에 이어 개인투자자들도 'SM 투매'에 나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M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활기를 띠었던 엔터테인먼트주에 비상이 걸렸다. 엔터테인먼트주'싸이 신드롬' 확산에 힘입어 활성화 되는 듯 보였으나 SM주가 폭락에 따른 불안심리로 다른 엔터테인먼트주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주식 전문가들은 부풀려진 기대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말하자면 엔터테인먼트사들이 한류열풍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실제로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이다.

예컨대 SM은 55만명을 동원한 동방신기의 일본 콘서트 수익이 3분기에 반영되고, YG는 세계 시장을 휩쓴 싸이의 '강남스타일' 효과가 실적에 반영돼 어닝 서프라이즈(실적 급상승에 따른 기대효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 발표된 실적은 시장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이는 엔터테인먼트주에 대한 신뢰 위기로 이어졌다.

한 주식 전문가는 엔터테인먼트주의 폭락에 대해 "엔터테인먼트주의 가장 큰 문제는 제조업과 달리 아무도 실적을 전망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주가조작 여부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주식의 급등과 급락을 두고 여러 소문이 난무하고 있어서다.

얼마 전 한 톱스타가 소속사를 옮길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이 스타의 새 소속사에 대한 소문이 증권가에 빠르게 확산된 적 있다. 문제의 소속사는 몇몇 유명 연예인이 속해 있는 A사였다. 이 때문에 A사의 주식은 순식간에 하늘로 치솟았다. 하지만 얼마 후 이 연예인은 다른 소속사로 자리를 옮겼고 A소속사 주식은 순식간에 바닥을 쳤다.

SM주가 폭락도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SM의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치며 폭등하기 전 SM의 올해 수익이 상당하다는 말과 함께 향후 수익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SM이 발표한 실적은 이러한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

이처럼 최근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이 연이어 폭등하다 갑자기 폭락하는 것을 두고 "주가조작 세력의 작전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포털사이트에서 유명 주식 카페를 운영하는 K씨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소문의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고 이것이 곧바로 주가에 반영될 정도로 반응효과가 빨리 일어난다. 방송에서 한 연예인에 대한 프로그램이 나가면 곧바로 주가가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때문에 특정 세력이 마음만 먹으면 주가를 띄운 뒤 차액을 챙겨 주식을 처분하는 이른바 '먹튀'를 쉽게 저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엔터주 투자 소문

정치권 주변에서는 "여권 인사가 엔터테인먼트주에 투자해 상당한 차액을 실현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또 방송계의 한 고위인사가 모 기획사의 상장에 관여했으며 이 회사를 통해 주가조작을 한 의혹이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이뿐만 아니다. 일본계 자금이 엔터테인먼트주에 유입돼 작전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소리가 증권가에 나돌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현정부가 한류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뒤로 엔터테인먼트사의 해외진출을 지원한 정황이 있다"며 "방송전파를 탄 한류 관련 내용들 가운데 과대 포장된 내용이 없지 않다. 또 해외 공연 대해서도 수익과 관련해 여러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어 사정기관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해외 공연을 위해 특정 엔터테인먼트사에 지원금을 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원금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해도 정부 차원의 한류 지원이 있었다면 정치권 인사의 사전 주식매입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정기관이 엔터테인먼트사들에 대한 범죄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국세청은 엔터테인먼트사들이 해외공연 수익 등에 대해 세금을 포탈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사실 여부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의 한 소식통은 "몇몇 기획사와 가수들이 해외 공연을 통해 수익을 낸 뒤 이를 축소하거나 현지 재투자 또는 제3의 외국회사가 국내로 다시 투자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또 이들에게서 우회적으로 수입을 반입하는 방식 등으로 세금을 포탈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도 엔터테인먼트사에 대한 범죄첩보를 입수하고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부 회사가 가수들이나 제3자를 이용해 불법으로 외화를 들여오거나 주가 상승을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사실여부를 조사하고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예인 주식부자

이수만 2420억·양현석 2231억 '투톱'… 배용준은 195억

과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000억원대 연예인 주식갑부에 올랐다.

유명 연예인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 지분가치를 평가한 결과, 이 회장이 2,420억원, 양 대표가 2,231억원을 기록했다. 2,000억원대 주식자산을 기록한 연예인 주식부자가 동시에 두 명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예인 주식부자 1위에 오른 이 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1.5%(439만2,368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회사 주가는 24일 5만5,100원으로 마감해, 시가총액도 역대 최고치인 1조1,255억원을 기록했다.

양 대표의 지분가치는 지난 1월 2일 1,299억원이었으나 대규모 무상증자로 보유 주식수가 크게 늘어난 데다, 최근 들어 주가도 급등하면서 올 들어 연 초 대비 71.7%나 상승하면서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키이스트의 대주주인 배용준씨가 195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고, 가수 겸 프로듀서인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주주는 59억원으로 4위, 변두섭 예당 회장의 부인인 가수 출신 양수경씨는 58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윤지환기자 jj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