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인의 장막 제거 폐쇄성 극복해야문- 안에게 진심어린 도움 요청 절실

집토끼 단속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게 약점 커버다. 여러 차례 예선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이미 노출될 것은 다 노출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약점은 드러나지 않을수록 좋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폐쇄성 논란이 여전하다. 친박(친 박근혜) 성골(聖骨)이 아니면 대선 전략과 관련한 의견 개진도 쉽지 않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일각에서는 "박 후보가 남의 선거는 잘하지만 자신의 선거는 잘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론'을 표방하는 박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 일찌감치 총리를 지명해서 러닝메이트로 뛰어야 한다는 주장이 얼마 전 제기됐었다. 예를 들어 '호남 총리론' 같은 거다.

이에 대해 캠프 주변에서는 '부산ㆍ경남(PK) 총리론'과 함께 박 후보 집권 시 장ㆍ차관 등 여성의 대거 입각론도 대두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대 승부처라 할 PK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두고 박 후보에 대해 다소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여성표를 흡수하려면 이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 전 후보 사퇴 이후로도 PK 지역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은 최대 60% 초반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40%를 목표로 하고 있는 문 후보는 30% 중반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박 후보의 완승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후보 주변에서 전략과 관련해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런 의견들이 인의 장막 탓에 박 후보에게까지 전달되는지 의심스럽다"면서 "남은 기간 박 후보의 약점 중 하나인 불통(不通) 이미지를 희석시키지 못한다면 결국 발목을 잡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가 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둘러싸고는 진정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문 후보가 주변 사람들과 경쟁자들에게 진심으로 손을 내밀고 머리를 숙일 때라야만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문 후보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끝난 지 6일 만인 9월22일과 지난달 23일 경쟁자였던 손학규 상임고문과 만났다. 두 차례 만남 직후 문 후보 측은 손 고문이 적극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사실은 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첫만남에서 문 후보는 대뜸 모바일투표의 정당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두 번째 만남은 당초 예정에 없었던, 문 고문의 일방적인 '깜짝 방문'이었다는 후문이다.

이런 이유로 당의 비주류 측에서는 "문 후보 측이 정말 정권 교체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막연한 낙관론에만 기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도대체 당이 먼저냐. 계파가 먼저냐"는 직격탄도 쏟아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후보 캠프에서는 아름답지 못한 후보 단일화로 상황이 바닥인 만큼 앞으로는 올라갈 일밖에 없다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누가 부동층이 모두 문 후보에게 온다고 장담할 수 있겠냐"면서 "진정으로 정권 교체를 바란다면 문 후보 측이 또 낮추고 더 낮춰야 한다. 안 후보에게도 낮은 자세로 도움을 요청해야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