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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냐, '이번에는…'이냐

● '사위 잃은' 호남의 선택은…
안 사퇴후 부동층 증가
"참여정부 서운한데…" 민주당 문 몰아주기 고민
박 선전 가능성 높아 투표율 70%이하땐 문 불리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9일 전남 순천 연향동 국민은행 사거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손용석기자
전문가들은 "호남 민심은 매우 전략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차분하게 관망하다가 '돼야 할 사람'이 정해졌다고 판단되면 표를 분산시키지 않고 몰아준다는 의미다. 5년 단임제가 실시된 19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 이후 줄곧 호남은 그랬다.

오는 12월19일에 치러지는 제18대 대선에서도 호남은 최대 관심지역으로 꼽힌다. 13대 대선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호남 후보를 배출하지 못한 터라 더 그렇다.

광주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호남의 사위라던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의 사퇴로 부동층이 증가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아무래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쪽으로 기울겠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상당히 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안 전 후보 사퇴 직후인 지난 24일 광주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뷰에 의뢰해 광주ㆍ전남ㆍ북 지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문 후보가 78.2%로 1위를 차지했다. 박 후보는 14%로 목표치인 20%에 6%가 모자랐다.

지난 16, 17일 광주일보 조사에서 문 후보가 41.4%, 안 후보가 39.6%를 얻었던 점을 고려하면 안 후보의 지지자 중 90% 이상이 문 후보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조사에서 박 후보는 13.9%를 얻었다.

주목할 것은 16, 17일 조사에서는 부동층이 1.5%에 불과했지만 지난 24일 조사에서는 5.7%로 증가했다. 또 야권의 후보 단일화 효과를 묻는 질문에는 긍정적 반응이 전체의 83.6%였고 부정적 응답은 12.5%로 나타났다.

"그래도" vs "이번에는"

호남은 15, 16대 대선을 통해 두 차례 민주정부를 탄생시켰다. 15대 대선에서는 김대중 후보에게 94.41%를, 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에게 93.19%를 몰아줬다. 김 후보가 39만 표, 노 후보가 57만 표차로 승리했던 점을 감안하면 호남의 몰표는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노 후보의 고향은 김해이고 정치적 고향은 부산이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운 당의 간판을 달고 나왔기에 호남사람들은 "노무현은 호남의 양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런 호남사람들이기에 요즘 착잡하기만 하다. 13대 대선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후보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상실감이 있다. 스스로 "나는 부동층"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광주 남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오모(42)씨는 "안 전 후보는 처가가 호남이라 막연하게나마 관심이 갔던 것도 사실"이라며 "안 전 후보가 사퇴한 뒤로 솔직히 투표에 대한 의욕이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한 민주당 광주시의원은 사견을 전제로 "참여정부에 대한 서운함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결국엔 문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겠냐"면서 "문 후보가 김 전 대통령이나 노 전 대통령에 버금가는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성 대통령론'을 들고 나온 박 후보의 인기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5년 전 호남에서 기록했던 8.99%를 가볍게 뛰어넘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부 한모(67ㆍ광주시 남구 봉선동)씨는 "수십 년 동안 민주당 찍어줬는데 호남에 돌아온 게 뭐냐"고 반문한 뒤 "인물 됨됨이를 봤을 때도 박 후보가 낫다고 생각한다. 이미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DJ(김대중)의 측근이었던 한광옥 전 의원 등이 박 후보 진영으로 간 것을 두고도 해석이 분분했다. "권력의 끝자락이라도 잡아보려는 노욕"이라는 비판과 함께 "친노(친 노무현)가 얼마나 싫었으면 그런 결정을 했겠냐"는 동정론도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호남지역에서 문 후보가 크게 앞선다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관건은 득표율 아니겠냐"면서 "참여정부 시절의 과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호소가 없다면 민주당이 기대만큼 표를 얻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율은 16대와 17대 중간?

이목희 민주당 대선캠프기획본부장은 지난 27일 "호남에서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얻었던 93% 이상의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전국 투표율은 65% 정도로 예상했다.

역대로 호남은 민주당 후보가 '이기는 선거'와 '지는 선거'에서 확연한 투표율의 차이를 보였다. 15대 대선에서 호남은 86.25%의 투표율로 전국평균의 80.70%를 6% 포인트 가까이 상회했다.

또 호남은 16대 대선에서도 75.65%로 전국평균치인 70.80%보다 5% 포인트 이상 높았다. 특히 광주는 15대 때 89.05%, 16대 때 77.69%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투표율 1위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 후보가 530만 표차로 대패했던 지난 2007년 대선에서 호남의 투표율은 65.04%에 그쳤다. 전국평균 63%보다는 조금 높았지만 앞선 두 차례 대선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투표율이 떨어졌다.

15대 때 김대중 후보와 16대 때 노무현 후보는 이회창 후보를 맞아 피 말리는 승부 끝에 가까스로 이겼지만 17대 때 정동영 후보는 일찌감치 패배가 확실시됐었다. 호남으로서는 투표에 대한 필요성이나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대선은 15, 16대 때처럼 여야 간 박빙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호남의 투표율이 예전만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좀더 우세하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에 투표율이 70% 중반까지만 간다면 대성공 아니겠냐"면서 "만일 호남의 투표율이 70% 이하로 떨어진다면 문 후보가 전국적으로 매우 고전하는 상황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는 4,052만6,767명으로 지난 4월11일 실시된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4,020만5055명) 대비 0.8%인 32만1,721명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49.4%인 2,001만4230명, 여성이 50.6%인 2,051만2537명이다. 연령대별로는 19세 1.7%, 20대 16.4%, 30대 20.1%, 40대 21.8%, 50대 19.2%, 60대 이상 20.8%다. 17대 대선에선 19세 1.7%, 20대 19.4%, 30대 22.9%, 40대 22.5%, 50대 15.4%, 60대 이상 18.1%였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의 유권자가 23.1%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20.7%), 부산(7.2%), 경남(6.4%), 인천(5.5%), 경북(5.4%), 대구(4.9%), 충남(4%), 전남(3.8%), 전북(3.7%), 강원(3.1%), 충북(3%), 대전(2.9%), 광주(2.8%), 울산(2.2%), 제주(1.1%), 세종(0.2%)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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