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이번엔 100억원대 횡령사건자금담당 직원 입출금 서류 위조 수법으로작년 이건희 회장 부정부패 척결 지시에도 각종 비리 끊이질 않아

삼성전자에서 거액의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자금담당부서 한 직원이 100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려 도박에 탕진한 혐의로 지난 11일 검찰에 붙잡힌 것이다.

삼성은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윤리와 관리'의 대명사로 여겨져 온 삼성의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비리 척결을 주문했음에도 이 같은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회삿돈 빼돌려 도박에 탕진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김재훈)는 회삿돈 100억원대를 횡령한 혐의로 삼성전자 대리 박모씨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자금담당부서에 근무하던 박씨는 지난 2010년부터 입출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회삿돈 10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빼돌린 돈을 대부분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도박 사이트를 자주 드나드는 것은 물론이고 마카오에 원정 도박을 하러 가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빚이 늘어나자 박씨는 이를 충당하기 위해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자체 감사 결과 뒤늦게 박씨의 횡령 사실을 적발하고 지난달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삼성전자로부터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 일체를 받아 박씨의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달 초 사건을 송치 받아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박씨의 횡령 경위와 용처 등을 확인한 뒤 기소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잇단 물의로 윤리성 흔들

삼성은 그 동안 '윤리와 관리'의 대명사로 통했다. 치밀한 운영과 꾸준한 관리의 결과였다. 그러나 이번 일로 삼성은 윤리 경영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 일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해 5월 삼성SDS 부장 김모씨가 삼성카드 정모 차장에게 기프트카드(Gift Card)를 외상으로 발급해 달라는 공문을 세 차례에 걸쳐 보냈고, 65억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외상으로 발급받아 속칭 상품권 카드깡을 했다.

그로부터 한달 뒤인 지난해 6월에는 삼성테크윈의 내부비리가 벌어졌다. 일부 직원들이 협력업체로부터 향응과 금품 수수, 법인카드 사적 이용, 영수증 허위 제출, 근무시간 중 사우나와 마사지 이용 등을 벌인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는 것 같다"고 강도 높은 조치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당시 삼성테크윈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경질되고, 그룹의 감사와 인사를 총괄하는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도 교체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불과 두 달만인 지난해 9월 삼성카드 내부직원이 고객 개인 정보 80만건을 유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태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한 직원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일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는 올해도 계속됐다. 지난 2월 삼성SDS 직원 송모씨가 북한 경수로 폭발 루머를 퍼뜨리는 등 주가를 조작해 주식워런트증권(ELW)을 매매하는 수법으로 2,900만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재무팀장으로 근무하던 송씨는 자신이 횡령한 회삿돈 20억원 중 1억3,000만원을 작전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대책 마련할 것"

이런 가운데 100억대 횡령 사건까지 터지자 재계에선 삼성이 국내 1위 기업에 걸맞은 윤리경영의 고삐를 다시 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삼성도 내부단속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내부통제에 추가적인 문제는 없는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등에 대해 철저한 점검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가 3세 대마초 피우다 불구속 입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녀가 대마초를 피우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성북동 주택가 일대에서 대마초를 피운 현대가 3세 정모(20)씨와 유학생 3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정씨는 현대가 방계 3세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사건은 이미 지난 10월 말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8월 말 자택이 있는 성북구 성북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한 외국인 남성으로부터 대마초를 건네 받고, 인근에 주차해 둔 차량 안에서 다른 유학생들과 함께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대마초를 피운 며칠 뒤 해외로 출국했다. 그러나 보름 뒤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과정에서 첩보를 입수하고 잠복 중인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체포 직후 정씨의 머리카락과 소변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분석 감정을 의뢰한 결과 대마초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자 정씨는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정씨는 대마초 흡연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씨 등에게 대마초를 공급한 사람도 추적했지만, 외국인이라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응철기자 se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