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선정 '올해의 인물'- 싸이영국차트 1위·빌보드 2위 이어 유튜브까지 '말춤 신드롬'타임지 선정 '올해의 깜짝스타' 글로벌 아티스트 꿈이 현실로

싸이. /연합뉴스
주간한국은 2012년 '올해의 인물'로 가수 '싸이'를 선정했다. '강남스타일'이란 노래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싸이 열풍'을 일으키며 한국 문화사에 신기원을 이룩한 이유에서다.

또한 싸이는 단순히 음악을 넘어 SNS 미디어, 광고, 국가 인지도, 사회적 메시지 등 광범위한 범위에서 '싸이 현상'이 함의하는 것을 제시해 또 다른 측면에서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다.

싸이는 12월에 들어서만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깜짝스타' 1위와 미국 빌보드 선정 2012년 최고신인 7위에 올랐다. 또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의 '올해 가장 주목받은 영상'에, MTV '올해의 바이럴비디오'에 각각 선정됐다.

싸이의 성공은 그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결과다. 싸이 열풍은 사소한 우연에서 비롯됐다.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를 '2NE1' 산다라박의 한 해외 팬이 자신의 트위터에 링크하면서 시작된 것. 이 동영상은 해외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고 곧바로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

당초 연예계에서는 B급 노래가 우연히 히트를 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강남스타일은 영국차트 1위는 물론, 빌보드 2위 랭킹에 이어 유튜브까지 평정했다. 한국 대중음악사를 다시 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2012’결선 참가자들이 지난 9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신상순기자
'싸이 열풍'세계 휩쓸어

지난 7월 중순, 유튜브에 한 동영상이 올라왔다. 싸이의 정규 6집 '싸이6甲(갑) 파트1'의 타이틀곡인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였다.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고 해외 네티즌 사이로 퍼져나갔다. 기세는 대단했다. 동영상이 게재된 지 불과 4주 만에 조회수 4,500만건을 돌파했을 정도다. 싸이 신드롬은 이렇게 시작됐다.

의도치 않은 강남스타일의 성공으로 싸이는 해외로 진출하게 됐다. 비,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 해외진출에 공을 들인 여타 가수들과 달리 별다른 준비 없이도 뮤직비디오 하나로 월드스타가 된 셈이다.

싸이는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메이저리그 LA다저스 구장에서 5만여명의 관중과 함께 말춤을 췄는가 하면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생방송 TV 프로그램에 출연, '말춤'을 전파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세계적 팝스타 마돈나, MC해머와 함께 공연을 해 그의 몸값과 K-POP에 대한 인식을 한껏 높였다.

그런 싸이에 세계는 열광했다. 해외 팬들의 인기에 힘입어 강남스타일은 9월 중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미국의 아이돌 저스틴 비버를 제치고 아이튠즈 월드와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같은 시기 강남스타일은 '빌보드 핫100'에 64위로 데뷔했고 다음 주 11위를 거쳐 3주 만에 빌보드 2위에 랭크된 후 7주 연속 자리를 지켰다.

가수 싸이가 지난 9월14일 미국 방송 NBC의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인 ‘투데이 쇼’에 출연해 진행자들에게 말춤을 가르쳐주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역사상 최다 조회 수의 뮤직비디오로 등극하기도 했다.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공개 149일 만인 지난 7일 조회수 9억건을 돌파했다. 현재 연내 10억건 돌파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남스타일이 '10억뷰'를 달성할 경우 또다시 유튜브 사상 최초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인기 비결은 개성 있는 음악

그렇다면 강남스타일 인기의 비결은 뭘까. 그 첫 번째 요인은 '재미'다. 배불뚝이 아저씨가 온몸을 흔들며 요란한 춤을 추는 진풍경은 외국인들의 눈엔 신선할 수밖에 없다. 사우나, 지하철, 지하주차장, 관광버스 등 이색적인 배경도 웃음거리다.

또 싸이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함께 출연한 토크쇼에서 '강남스타일'의 핵심을 "Dress Classy, Dance Cheesy"라고 말했다. '옷은 멋지게 입되, 춤은 싼티 나게 추라'는 의미다. 부조화에서 나오는 아이러니에서 강남스타일의 재미가 나왔다는 것이다.

단순한 루프(Loopㆍ일정한 리듬 패턴)에 인상적인 후크(Hookㆍ후렴구)의 반복으로 이뤄진 음악도 비결 중 하나다. 중독성이 강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세계적인 여성 팝스타인 케이티 페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도와줘. 강남스타일에 중독됐어요"라는 글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올려놓은 바 있다.

서울 강남역 부근 보도에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추며 사진도 찍을 수 있는 복합포토존 ‘강남스타일 말춤 스테이지’가 최근 설치됐다.
뮤직비디오의 높은 퀄리티도 인기의 배경이다. 싸이는 스스로를 'B급'이라고 말하지만 음악과 뮤직비디오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유머요소와 아슬아슬한 성적 농담이 적절히 섞인 영상에 싸이의 화려한 비주얼을 최대한 이용하는 뮤직비디오 기법은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오랜 기간 동안 쌓았던 '뮤직비디오 공들이기'의 결과다.

이러한 인기비결의 요소들은 근본적으로 싸이의 인생과 그의 음악세계에서 배태된 것이다.

싸이는 강남에서 태어나 상위 1% 문화에 흡수될 수 있는 부유층 자제였지만 교양과 질서가 요구되는 점잖은 삶 대신 자신만의 파격과 개성적인 길을 걸었다. 즉 '대중음악'이라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집중했기 때문에 자신만의 내적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그의 음악 인생은 대반전을 이뤘고 '강남스타일'의 노래 가사처럼 '반전 있는 남자'가 된 것이다

폭발적인 후폭풍

'싸이 열풍'이 심상치 않은 기세를 보이자 해외 유력 언론들도 싸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타임지는 주간 주요 뉴스를 소개하는 '브리핑' 월드뉴스 1면에 싸이를 소개하며 "한국의 래퍼이자 리얼리티 TV 심사위원인 싸이가 메가히트를 쳤다"고 전했다.

멕시코 유력 일간지인 <레포르마>는 지난 9월20일 인물면 머리기사를 통해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싸이 열풍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연합뉴스
LA타임즈는 뮤직블로그 코너를 통해 "당신이 아직 싸이 '강남스타일'이라는 한국의 중독성 있는 노래를 듣지 않았을 경우 '바이러스'를 조심하라"며 "'강남스타일'은 피할 수 없는 폭발적인 현상이 되고 있으며 그날은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CNN도 자사 홈페이지에 '한국 래퍼의 말춤 설명'이라는 제목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CNN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등장한 말춤이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언급하며 한국의 강남지역을 소개하기도 했다.

데뷔 11년차 35살 유부남이자 애아빠인 아저씨 가수 싸이는 이렇게 세계무대에 서게 됐다. 수많은 스타들이 제각기 외국에서 기록적인 관객을 동원하고 외신의 관심을 받았다고 마케팅을 하지만, 이번처럼 한국 팬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깊게 와 닿았던 적은 많지 않다.

싸이 신드롬의 후폭풍은 대단했다. 한류의 선두주자였던 아이돌 스타들은 해외 공연에서 말춤을 췄다. 여기에 정일우, 이준기 등 배우들도 대만, 일본 해외 팬미팅에서 말춤으로 팬들의 환호를 얻었다. 뮤직비디오에 함께 출연한 현아와 노홍철, 유재석도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남스타일 때문에 '강남'이라는 지명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가 됐다. 외신이 직접 진짜 '강남스타일'이 무엇인지 연구하기까지 했다. 한국 홍보효과는 물론이고, K-POP에 대한 범 세계적인 관심까지 불러일으킨 것이다.

싸이는 현재 오늘은 프랑스, 내일은 독일, 모레는 영국으로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공연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꿈 같은 일들이 지금 싸이에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류 연예인 기사 제목에 단골로 등장하는 '글로벌아티스트', '세계를 점령했다' 등의 표현만큼 올해의 싸이에 잘 어울리는 말도 없을 듯하다.

'강남스타일'로 벌어들인 돈
9,000,000,000원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가수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얼마를 벌어들였을까. 외신에 따르면 싸이는 최소 90억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래 한 곡으로 백만장자가 된 것이다.

AP통신은 입수자료를 근거로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810만달러(약 88억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수입원은 유튜브 광고와 음반ㆍ음원 판매, TV 광고 등 크게 세 개로 나뉘었다.

유튜브 광고 9억4,000만원

영상 트래픽 분석회사 튜브모굴에 따르면 싸이와 매니지먼트사 YG엔터테인먼트는 강남스타일에 따라 붙는 유튜브 광고로 87만달러(약 9억4,000만원)를 챙길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강남스타일 패러디 비디오 수익까지 더하면 액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음반판매량 집계회사 닐슨사운드스캔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은 현지에서만 다운로드 290만건을 기록했다. 애플 아이튠스 스토어 기준으로 곡당 다운로드 비용은 1.29달러(약 1,400원)다. 아이튠스를 운영하는 애플이 가져가는 30%가량을 제외하면 싸이와 YG의 몫은 약 260만달러(약 28억) 정도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음원정액제 등으로 인해 온라인 음원 판매로 벌어들인 돈은 6,500만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공인 음악차트인 가온차트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은 지난달 말까지 다운로드 약 360만건과 스트리밍 조회수 4,000만건을 올렸다.

그러나 CD 판매 수익은 비교적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싸이의 정규 6집 '싸이6甲(갑) 파트1'이 한국에서 10만2,000장 팔렸다. 이는 5만달러(약 5,400만원) 규모인 것으로 분석됐다.

각종TV 광고 50억원 추정

싸이의 가장 큰 수입원은 TV 광고다. 싸이는 삼성전자와 LG 유플러스 등의 광고에 출연했다. 이를 통해 싸이가 올린 수익은 460만달러(약 50억원)선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싸이 측은 AP에서 밝힌 내용과 싸이가 얻는 실수익에는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싸이 측 관계자는 "싸이가 87억을 벌어들였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싸이는 현재 미국 활동에 집중하느라 출연료를 비롯한 각종 수익에는 특별한 신경을 쓸 겨를이 없고 정산 여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싸이(본명 박재상) 프로필

출생 1977년 12월31일

학력 반포초등학교

반포중학교

세화고등학교

보스턴대학교 국제경영학

버클리 음악대학

2000년 10월 데뷔앨범 'PSY FROM THE PSYCHO WORLD' 발매

2001년 1월 타이틀곡 '새'로 본격 활동 시작

11월 대마초 흡입 혐의로 검거, 검찰 징역 1년 구형

2002년 1월 1심 벌금 500만원 선고, 방송3사 출연 정지, 2집 '싸2' 발매

9월 3집 '3마이' 발매

2003년 1월 병역특례요원 근무 시작

2005년 11월 병역특례요원 근무 완료

2006년 7월 4집 '싸집' 발매

10월 결혼

2007년 5월 검찰 병역특례요원 부실근무 정황 포착, 수사 시작

7월 병무청, 현역 20개월 확정

12월 논산훈련소 입소

2010년 7월 전역

2010년 10월 YG엔터테인먼트에서 5집 '싸이파이브' 발매

2012년 7월 6집 '싸이 6갑 파트1' 발매, 타이틀곡 '강남스타일' 성공



송응철기자 se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