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츠리던 기업들 기지개 펴나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박근혜 정부 등장에 사업기회 확대 기대감삼성 SK '올해 수준' 적극적 경영 전략 유지

해외 투자가와 바이어들이 새 정부의 경제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큰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 업계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등장으로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글로벌 경기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긴축경영 계획을 잡았던 상당수 기업들이 투자ㆍ고용을 최소한 지난해 수준 이상은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임에도 지난해 수준의 투자ㆍ고용은 유지하기로 했고 현대차그룹은 더 나아가 투자ㆍ고용을 적극적으로 늘려 경기활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방침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올해에도 글로벌 경기가 불투명해 기업경영 환경이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지난해 수준의 투자와 고용을 유지할 방침이다. 지난해 투자금액은 47조8,000억원으로 2011년보다 5조원 많은 사상 최대 규모로 계획됐다. 채용규모로도 지난해 사상 최대인 2만6,100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에도 그만큼은 직원을 채용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에도 국내 및 연구개발(R&D) 부문의 투자와 고용을 확대해 국민경제에 기여하고 친환경 차 개발에 적극 대응한다는 큰 틀의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계획은 투자 14조1,000억원, 고용 7,500여 명이었으며 아직 결산 전이지만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은 지난해 채용인원과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공격경영에 나선 데 이어 올해에도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처음 도입한 자율책임경영체제 아래 안정을 바탕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 경영전략의 뼈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19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고 고용도 당초 계획보다 많은 7,500명을 채용했다.

LG그룹은 올해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시장선도를 위한 적기투자가 필요한 사업에는 적극 투자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도 투자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LG그룹의 지난해 투자금액은 16조4,000억원이었다. LG그룹은 올해 채용계획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1만5,000명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투자와 고용 규모에 대한 가닥을 아직 잡지 못했다. 지난해의 경우 롯데는 1만3,5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이미 목표치를 달성했다. 6조7,300억원의 투자계획도 결산 전이지만 계획대로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해 그룹 전체에서 6,700여명을 채용했는데 올해에도 비슷한 규모의 인력을 새로 뽑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월렛 "내년 초 가입자 1,000 만" 조용한 돌풍



SK플래닛, 멤버십카드·쿠폰 위주 서비스 제공 '인기'
지갑이 아닌 스마트폰에 신용카드, 멤버십카드, 쿠폰 등을 담아 놓고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모바일 지갑(m월렛)서비스가 조용히 이용자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 KT가 금융ㆍ유통업계와 손잡고 m월렛인'모카'를 선보였으며 이외 하나N월렛(하나은행)ㆍ신한스마트월렛(신한카드)ㆍS월렛(신세계) 등 금융ㆍ통신ㆍ유통사들이 대거 모바일 지갑에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출시 2년 반 만에 가입자수로 가장 많은 700만명을 보유하면서 시장을 이끌고 있는 모바일 지갑은 SK플래닛의 '스마트월렛'이다.

지난 12월23일 SK플래닛은 내년 스마트월렛을 국내 1,000만명이 사용하는 '빅월렛'으로 키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SK플래닛의 홍성민 월렛사업팀장은 "내년 1ㆍ4분기내 스마트월렛의 가입자가 1,000만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모바일 지갑 서비스의 경우 가입자가 100만~200만명 수준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 m월렛의 1,000만 가입자는 사실상 시장 고지를 선점하는 것과 같다.

스마트월렛의 빠른 성장세의 비결은 까다롭기 짝이 없는 결제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대신이용자의 편의에 중점을 뒀다는 데 있다. 결제의 경우 다양한 금융사ㆍ은행과의 제휴가 필요해 아직까지 결제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다양한 직불ㆍ신용카드를 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예를 들어 금융사에서 출시한 모바일 지갑 앱은 자사 카드를 이용하는 결제 서비스만 제공한다. 또 이동통신사에서 내놓은 앱이라도 일부 카드를 이용한 결제만 가능하다. 이용자가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온전히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대신 SK플래닛은 스마트월렛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담는데 집중했다. 스마트월렛은 멤버십카드와 쿠폰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지갑을 두껍게 만드는 것은 결제용 카드가 아니라 멤버십 카드와 쿠폰이다. 이용자의 입장에서도 이런저런 멤버십 카드와 쿠폰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롯데나 CJ 같은 기업들도 각자의 멤버십 앱을 키우는 데 공을 들였지만 요즘엔 스마트월렛에 무게중심을 더 두고 있다. CJ원포인트 카드의 경우 스마트월렛을 통한 신규가입자 수가 하루에 1만5,000~2만여명에 달한다. 굳이 자사 앱만 키우려고 들 필요가 없는 것. 하이마트 등은 아예 독자적인 멤버십 앱 없이 스마트월렛에서 멤버십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덕분에 SK텔레콤뿐만 아니라 다른 이동통신사 가입자들도 스마트월렛으로 모여들었다. 홍 팀장은 "스마트월렛은 KT,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지갑 서비스와 달리 경쟁사 가입자 비중이 높다"며 "SK텔레콤 가입자 60% 외에는 모두 KTㆍLG유플러스 가입자"라고 설명했다. KT가 모카를 출시하기 이전에 운영해왔던 '올레마이월렛'의 경우 KT 가입자 비중이 90%에 육박했다.

스마트월렛의 1,000만가입자 확보 시점에서 국내 모바일 지갑 시장 쟁탈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KT의 모카는 결제 방식을 근거리무선통신(NFC)과 바코드, QR코드(2차원 바코드)로 다변화하고 금융ㆍ유통업체 60여곳과의 제휴 서비스로 선전포고를 했다. 또 모바일 지갑 서비스는 위치기반 서비스이자 마케팅 플랫폼으로의 진화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좋아하는 특정 매장 근처에 가면 자동으로 쿠폰을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누가 먼저 이용자들을 사로잡을지도 관건이다.

홍 팀장은 "앞으로 사용자환경(UI) 개편과 새로운 마케팅 도구, 쿠폰ㆍ티켓 다양화 등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